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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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

어딘가, 나를 위한 책이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내 이름이 적혀 있는 책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신기할 텐데, 어려움을 겪을 때 아무 곳이나 펼쳐보라는 책이 있다면? 그 내용을 믿지 못하기도 하겠지만 너무 신기해 어안이 벙벙하지 않았을까 한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나를 위한 안내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벤은 어느 변호사로부터 하임 울프가 남긴 위스키 병을 전달한다. 변호사를 만나고 나오면서 누군가로부터 미행을 당하는 것 같은 벤은 책이 알려주는 방법대로 위스키와 책을 챙겨 집을 빠져나갔다. 이런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던 벤은 가방 안에 든 위스키를 꺼내보고 '바 없는 바'에서 제조된 것임을 알고 그곳을 찾아간다. 

'바 없는 바' 사장님을 만나려 기다리던 벤은 위스키 병을 꺼내 입안 가득 병째 위스키를 마시고 속이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런 후 만나게 된 '바 없는 바' 사장 벤처 부인은 그를 데리고 건물 2층으로 올라갔다. 벤처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던 그는 본인도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게 되고 벤이 한 이야기를 들은 벤처 부인은 그를 데리고 지하로 내려가다 바에서 일하는 오스나트를 만나 함께 내려가 위스키를 마신 후 벤이 알게 된 사실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왜 그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벤처 부인이 설명하게 되는데.. 이때 위스키를 받은 이가 벤뿐만 아니라 오스나트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찾으러 방으로 올라갔을 때 누군가 방을 뒤진 흔적과 와인이 사라진 것을 알게 된다.

하임 울프가 개발한 경험을 보존하는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위스키를 벤이 받았고, 울프가 위스키를 받게 된 이들에게 그가 남기고 떠난 그 일에 참여시키기로 했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과연 울프가 맡기고 싶었던 일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울프는 젊은 사람들을 모아 자신이 배움을 통해 알게 된 경험을 보존하는 방법을 가르쳤고 시장이 요구하는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조직했고, 그 사람들은 울프에게 경험을 보내주었다.

경찰과 얽히는 것을 싫어했고, 이 기술이 엉뚱한 사람 손에 들어갈까 봐 걱정하기도 했던 울프, 그런데 경험 공급자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 경험자들은 은퇴하거나 사라지거나 기이한 사로고 죽어갔다. 오스나트에게 기억을 주입하고 와인을 훔쳐 간 이는 무엇 때문에 그것을 가져간 것일까? 벤과 오스나트에게 와인을 남기며 하임 울프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지 궁금함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했다.

소재 자체가 너무 참신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 주는 와인을 제조하는 사람들, 위험할 때 아무 곳이나 펼쳐보면 도움을 주는 '나만을 위한 책', 자꾸만 사라져가는 경험자들, 특별한 위스키를 손에 넣으려는 이 등.. 도대체 이 위스키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자꾸만 궁금하게 만들었던 책이라 하겠다. "행동이야말로 사람을 만든다. 행동이 내면의 여러 부분을 움직이게 하고 사람을 짜 맞춰 그 자신으로 만드는 거야."라는 말이 와닿았던 진짜 참신한 소재의 책을 만나 기분 좋게 읽어 내려갔던 책 <다가올 날들을 위한 안내서>다. 

몽실북클럽을 통해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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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히너 전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247
게오르그 뷔히너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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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히너 전집』

스물 셋의 나이에 요절한 독일의 천재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모든 작품을 담은 <뷔히너 전집>. 열린책들 세계문학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작가 아니었을까 한다. 생전에 남긴 문학 작품은 단 네 편뿐이지만 독일 문학사에 강렬한 흔적을 남겼다고. 당대의 정치 운동에 관심이 많아 '인권 협회'라는 반체제 단체를 조직하기도 했고, 정치 팸플릿 '헤센 지방의 전령'을 작성, 배포해 농민들에게 지배 계급의 억압에 저항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당통의 죽음이라는 희곡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뷔히너 전집>에는 당통의 죽음, 보이체크, 레옹스와 레나 3편의 희곡과 단편 렌츠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헤센 지방의 전령'과 강연록 '뇌신경에 관한 시범 강연'도 만나볼 수 있다. 희곡을 읽는 묘미는 머릿속에 연극무대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등장인물이 많아 정신없긴 했지만 희곡을 읽는 내내 이들의 움직임이 함께 그려져 읽는 재미를 더했다.

프랑스 혁명이 배경인 '당통의 죽음'은 1835년 1월에 쓰기 시작해 한 달 만에 끝낸 작품으로, 프랑스 대혁명 마지막 당통과 로베스피에르이 대립하다 로베스피에르 일파에 의해 당통과 동료들이 처형당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통은 왕정을 무너뜨린 후 혁명 재판소를 설치해 혁명의 적들을 처단한 과격분자로 시간이 갈수록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회는 혁명의 모순 앞에 괴로워한다. '혁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실제 존재했던 인물과 사건을 다루고 있어 더 사실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미완성 희곡인 '보이체크'는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1780년 라이프치히에서 가발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요한 크리스티안 보이체크가 주인공인 희곡이다. 보이체크는 대위의 이발사로 일하지만 아내 마리와 아들을 책임지기에는 수입이 부족하다. 그래서 그는 3개월 이상 완두콩만 먹고, 매일 소변 검사를 받는 박사의 실험 대상이 된다.(역자 해설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다. 희곡을 읽으며 왜 그가 의사를 만나나 했는데 치료 목적이 아닌 실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목격한 불륜을 저지르는 아내 마리, 그는 마리를 살해하고 마는데.. 실제 있었던 일이라 더 사실감 있게 느껴진다.

무료함에 찌든 왕자의 도망기를 담고 있는 '레옹스와 레나', 실존 인물이 주인공인 단편 소설 '렌츠'. 렌츠는 뷔히너가 붙인 제목이 아니라고 한다. 렌츠는 개신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모스크바 빈민굴에서 초라한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천재 작가였다고. 비록 네 편 뿐인 게오르크 뷔히너 작품이지만 희곡을 만나는 시간은 너무 즐거웠다 하겠다. 역자 해설을 읽어야 이해가 되기도 한 작품이 있었지만 읽는 동안 그려졌던 연극 무대 위 등장 인물들의 모습이 제일 큰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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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열린책들 세계문학 246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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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각성은 '깨어 정신을 차림', '진리를 깨달아 아는 성품이나 소질'이라는 뜻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 선보인 '각성'은 어떤 이가 무슨 이유로 진리를 깨달았는지 궁금했던 책이다. 오늘날 미국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 작가 케이트 쇼팽의 <각성>은 출간되었을 당시 도덕관념이 없는 소설이자 병적이고 천박하며 공감할 수 없는 소설이라고 비판받았고 금기시되던 여성의 성적 욕망과 일탈을 다루며 당시 여성상에 맞지 않는 가지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거센 비난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케이트 쇼팽 사후 60여 년이 지나 재평가 받으며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라 해야겠지?

당시 시대상을 잘 알려주듯 이 소설 속에서도 가부장적인 남편과 그에 순응하며 순종적이고 가정밖에 모르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부유한 가정을 유지하던 여성 앞에 등장한 남성, 그 남성에게 이끌려 남편 몰래 마음을 주고받으며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만 전개됐다면 일반 불륜 소설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각성>에서의 주인공은 단순히 남편 외에 사랑하는 남자가 등장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동안 억눌러 왔던 자아를 찾아 나섰다는데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랜드 아일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게 된 퐁텔리에 가족. 에드나 퐁텔리에 부인은 별장 주인의 아들 로베르를 만나게 되고 그를 사랑하게 된 자신을 깨닫는다. 남편과 가정밖에 모르고 지냈던 에드나는 혼란스러웠지만 로베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에드나의 마음을 홀랑 뒤흔들어 놓고 로베르는 멕시코로 돌연 떠나버리고, 에드나는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로베르를 그리워한다. 로베르가 도화선이 되었을까, 에드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각성하며 그동안 생활했던 방식과 반대되는 자아 찾기에 돌입한다. 가정을 돌보지 않고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에드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낯설어하는 남편이었지만 그녀의 변화는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에드나와 로베르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도 그녀는 좋아하는 것을 찾고, 남편으로부터 경제적인 독립을 하고다 이사도 했고, 억압된 여성의 삶이 아닌 틀을 깨 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하지만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벌어진 이 모든 일들은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찾은 그것을 해내며 가정도 지켰다면 더 완벽했겠지만 에드나는 그러지 못했다. "하늘 아래 알몸으로 서 있다는 게 얼마나 이상하고 어색하던지! 동시에 얼마나 달콤한 일인지! 마치 익숙하지만 이전에는 몰랐던 세상에 처음으로 눈뜬, 갓 태어난 생명체가 된 기분이었다."라며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바닷속에 몸을 맡긴 에드나는 진정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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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자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4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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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자식』

세대간의 갈등은 옛날하고 아주 먼~ 옛날부터 있었고 지금도 하루가 다르게 일어나고 있다. 점점 커가는 아이와 대화하면서 우리때와 많이 다르다는 걸 느끼는데, 우리 엄마, 엄마의 윗 세대 분들은 급변하는 세월 속에 얼마나 크게 느꼈을까 싶다. 요즘엔 '나 때는 말이야~'를 외치는 기성세대를 향해 소위 '꼰대'라는 표현을 쓰며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고 무시하기 일쑤다. 민음사 세계문학 <아버지와 자식>에서도 세대간의 갈등을 확인할 수 있다.

1812년 전쟁 참전 군인이었던 니콜라이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는 첫사랑에 실패한 형 파벨 페트로비치 키르사노프와 함께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르카지와 친구 바자로프는 아르카지의 집에서 머물며 윗세대와 갈등 요소를 선보이기 시작한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젊은 새 부인을 둔 니콜라이와 아들 아르카지의 사이는 크게 문제 없어 보인다. 그런데 니힐리스트인 바자로프와 귀족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큰 아버지 파벨 페트로비치의 대립이었다. 이 둘은 '톰과 제리'처럼 앙숙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급기야 시간이 갈수록 파벨은 바자로프를 건방지고 뻔뻔하고 파렴치하고 천한 인간으로 여겼다.

이번 소설을 통해 알게 된 니힐리리스트는 어떤 권위에도 굴복하지 않는, 하나의 원칙, 설사 그 원칙이 사람들에게 아무리 존경받는 것이라 해도 그 원칙을 신앙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그런 바자로프였기에 그가 바라보는 파벨은 언쟁의 대상 밖에는 안되었던 것이다. 한편 신앙으로 받아들어지는 원칙 없이는 단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고 숨을 돌릴 수 없었던 기성세대였기에 젊은 세대의 사고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기도 하겠단 생각이 든다. 

큰 아버지와의 대화에선 어김없이 언쟁을 벌이는 바자로프를 보면서, 그냥 '네~ 그렇네요.' 하고 넘어가면 조용하련만.. 뭐하자고 따박따박 말대답을 해 신경전을 벌이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하는 나도 꼰대 대열에 들어선 것이 분명하지만 그래도 책 읽는 내내 바자로프의 언행이 살짝 거슬렸던 건 사실이다. 그렇게 니힐리스트였던 바자로프에게 사랑이 찾아왔으니, 그 상대는 과부 오진초바였다. 자신의 신념을 뒤흔들며 사랑의 열병에 시달리게 했고 그를 정신적 지도자로 숭배하던 아르카지를 멀어지게 했다. 오진초바의 여동생 카챠와 결혼해 아버지와 함께 영지를 경영하며 안정된 생활을 하는 아르카지와 혼란과 자기혐오, 끝내 폭주해버린 스스로를 못 견디며 스스로를 고립시켜 버린 바자로프는 아주 대조적으로 보여진다. 

당시 러시아의 1840년 세대 자유주의 귀족 계층과 60년 세대 잡계급이라 칭하는 평민 지식층의 젊은이들의 모습은 비단 과거 속에만 존재하는 모습이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던 소설 <아버지와 자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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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6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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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 <세피아빛 초상>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 이사벨 아옌데. 4대에 걸친 가족사를 다룬 그녀의 첫 작품 '영혼의 집'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완벽한 소설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후 '운명의 딸', '세피아빛 초상'을 발표하며 여성 3부작을 완성했다. 전작을 만나보지 못한 상태에서 3부작 중 마지막 편을 읽었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 없었고 이전 작품도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이 커진 작품이라 하겠다.

샌프란시스코와 발파라이소 항구를 공통적인 공간으로 삼고 있는 여성 3부작은 19세기 후반 미국 서부로 이주한 칠레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운명의 딸'에 반해 <세피아빛 초상>에서는 칠레로 역이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줄거리 상으론 '운명의 딸' - '세피아빛 초상' - '영혼의 집' 순서라고 하니 아직 이 작품을 접하지 못한 분들이라면 참고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소설은 아우로라 델 바예의 시점으로 진행되며 친할머니 파울리나 델 바예와 외조부모 엘리사 소머스, 타오 치엔, 어머니 린 소머스, 세베로 델 바예, 니베아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소설 초반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 가계도를 계속 들춰보며 읽는 수고로움도 있었다~^^;) 파울리나 델 바예는 남다른 사업 수완으로 가정을 갑부 반열에 올려놓은 여장부다. 그녀의 남편은 바람을 피우고, 아들 마티아스는 친구들과의 내기로 한 여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사라져버린다. 

중의 타오 치엔과 그의 아내 엘리사 소머스는 훌륭한 인성을 갖춘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생활하는 그들을 파울리나는 경멸의 시선으로 바라봤다. 타오 치엔의 수입은 가난한 중국인 일용 노동자들이 병들거나 불행을 당했을 때 도와주거나 매춘부 여자아이들을 비밀리에 빼내는데 쓰였다. 자연스럽게 엘리사 소머스는 케이크 가게를 꾸려가며 살림에 보탬이 되었다. 이들 사이에 태어난 아들 럭키와 딸 린 소머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제일 예쁘다고 소문날 정도였고 예술업계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마티아스를 알게 되었고 그는 하룻밤 상대로, 린은 진심이 담긴 사랑의 대상으로 그에게 안겼다. 이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아이가 바로 주인공 아우로라 델 바예다. 

아우로라를 낳고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난 린, 자신의 아이를 임신 시켰지만 책임지지 않고 떠나버린 마티아스, 마티아스의 아이를 임신한 린을 사랑해 숫총각으로 아이 아빠를 자청한 세베로 델 바예, 세베로의 사촌이자 약혼녀 니베아. 이들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그 시대상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진취적인 여성들의 모습도 만나게 된다. 특히 니베아가 기억에 남는데 여성참정권에 대한 발언을 하던, 깨어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줘 이런 여성들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세피아빛 초상>으로 처음 알게 된 작가 이사벨 아옌데의 다른 작품도 꼭 읽어봐야겠다 생각될 정도로 그녀의 이야기는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캘리포니아 황금 열풍, 차이나타운 아동 성매매, 증기선, 칠레 내전 등 서평에서 미처 다 언급하지 못했던 많은 사건을 담고 있는 <세피아빛 초상>을 통해 이사벨 아옌데의 흡입력 있는 문장들을 꼭 만나보시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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