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열린책들 세계문학 246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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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각성은 '깨어 정신을 차림', '진리를 깨달아 아는 성품이나 소질'이라는 뜻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에서 선보인 '각성'은 어떤 이가 무슨 이유로 진리를 깨달았는지 궁금했던 책이다. 오늘날 미국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 작가 케이트 쇼팽의 <각성>은 출간되었을 당시 도덕관념이 없는 소설이자 병적이고 천박하며 공감할 수 없는 소설이라고 비판받았고 금기시되던 여성의 성적 욕망과 일탈을 다루며 당시 여성상에 맞지 않는 가지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거센 비난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케이트 쇼팽 사후 60여 년이 지나 재평가 받으며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으니..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라 해야겠지?

당시 시대상을 잘 알려주듯 이 소설 속에서도 가부장적인 남편과 그에 순응하며 순종적이고 가정밖에 모르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부유한 가정을 유지하던 여성 앞에 등장한 남성, 그 남성에게 이끌려 남편 몰래 마음을 주고받으며 아슬아슬한 사랑 이야기만 전개됐다면 일반 불륜 소설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각성>에서의 주인공은 단순히 남편 외에 사랑하는 남자가 등장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동안 억눌러 왔던 자아를 찾아 나섰다는데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랜드 아일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게 된 퐁텔리에 가족. 에드나 퐁텔리에 부인은 별장 주인의 아들 로베르를 만나게 되고 그를 사랑하게 된 자신을 깨닫는다. 남편과 가정밖에 모르고 지냈던 에드나는 혼란스러웠지만 로베르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에드나의 마음을 홀랑 뒤흔들어 놓고 로베르는 멕시코로 돌연 떠나버리고, 에드나는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로베르를 그리워한다. 로베르가 도화선이 되었을까, 에드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각성하며 그동안 생활했던 방식과 반대되는 자아 찾기에 돌입한다. 가정을 돌보지 않고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에드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낯설어하는 남편이었지만 그녀의 변화는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에드나와 로베르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도 그녀는 좋아하는 것을 찾고, 남편으로부터 경제적인 독립을 하고다 이사도 했고, 억압된 여성의 삶이 아닌 틀을 깨 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하지만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벌어진 이 모든 일들은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몰두하고 찾은 그것을 해내며 가정도 지켰다면 더 완벽했겠지만 에드나는 그러지 못했다. "하늘 아래 알몸으로 서 있다는 게 얼마나 이상하고 어색하던지! 동시에 얼마나 달콤한 일인지! 마치 익숙하지만 이전에는 몰랐던 세상에 처음으로 눈뜬, 갓 태어난 생명체가 된 기분이었다."라며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바닷속에 몸을 맡긴 에드나는 진정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를 느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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