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히너 전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247
게오르그 뷔히너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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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히너 전집』

스물 셋의 나이에 요절한 독일의 천재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모든 작품을 담은 <뷔히너 전집>. 열린책들 세계문학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작가 아니었을까 한다. 생전에 남긴 문학 작품은 단 네 편뿐이지만 독일 문학사에 강렬한 흔적을 남겼다고. 당대의 정치 운동에 관심이 많아 '인권 협회'라는 반체제 단체를 조직하기도 했고, 정치 팸플릿 '헤센 지방의 전령'을 작성, 배포해 농민들에게 지배 계급의 억압에 저항할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당통의 죽음이라는 희곡이 탄생한 것이 아닐까.

<뷔히너 전집>에는 당통의 죽음, 보이체크, 레옹스와 레나 3편의 희곡과 단편 렌츠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헤센 지방의 전령'과 강연록 '뇌신경에 관한 시범 강연'도 만나볼 수 있다. 희곡을 읽는 묘미는 머릿속에 연극무대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등장인물이 많아 정신없긴 했지만 희곡을 읽는 내내 이들의 움직임이 함께 그려져 읽는 재미를 더했다.

프랑스 혁명이 배경인 '당통의 죽음'은 1835년 1월에 쓰기 시작해 한 달 만에 끝낸 작품으로, 프랑스 대혁명 마지막 당통과 로베스피에르이 대립하다 로베스피에르 일파에 의해 당통과 동료들이 처형당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통은 왕정을 무너뜨린 후 혁명 재판소를 설치해 혁명의 적들을 처단한 과격분자로 시간이 갈수록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회는 혁명의 모순 앞에 괴로워한다. '혁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실제 존재했던 인물과 사건을 다루고 있어 더 사실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미완성 희곡인 '보이체크'는 실존인물이라고 한다. 1780년 라이프치히에서 가발장이의 아들로 태어난 요한 크리스티안 보이체크가 주인공인 희곡이다. 보이체크는 대위의 이발사로 일하지만 아내 마리와 아들을 책임지기에는 수입이 부족하다. 그래서 그는 3개월 이상 완두콩만 먹고, 매일 소변 검사를 받는 박사의 실험 대상이 된다.(역자 해설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이다. 희곡을 읽으며 왜 그가 의사를 만나나 했는데 치료 목적이 아닌 실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목격한 불륜을 저지르는 아내 마리, 그는 마리를 살해하고 마는데.. 실제 있었던 일이라 더 사실감 있게 느껴진다.

무료함에 찌든 왕자의 도망기를 담고 있는 '레옹스와 레나', 실존 인물이 주인공인 단편 소설 '렌츠'. 렌츠는 뷔히너가 붙인 제목이 아니라고 한다. 렌츠는 개신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모스크바 빈민굴에서 초라한 죽음을 맞이한 비운의 천재 작가였다고. 비록 네 편 뿐인 게오르크 뷔히너 작품이지만 희곡을 만나는 시간은 너무 즐거웠다 하겠다. 역자 해설을 읽어야 이해가 되기도 한 작품이 있었지만 읽는 동안 그려졌던 연극 무대 위 등장 인물들의 모습이 제일 큰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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