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소녀
델핀 드 비강 지음, 이세진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은 허경환의 '궁금해? 궁금하면 오백원!' 이 대세다. 꽃거지의 이미지로 등장하여서 성공적으로 유행어로 만든것이다. 우리는 거지라는 이미지로부터 희화적인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하지만 거지, 즉 노숙자들의 삶을 그렇게 유쾌하게 해석할 수 있을까? 모든 이들이 이 개그맨 허경환처럼 당당히 오백 원을 요구하기는 힘들 것이다. 노숙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버려진 운명의 한 소녀의 이야기는, 어떤 소녀의 발표 준비로부터 시작되었다.

 

 아이큐 160의 조숙아 루는 다른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띈 행동들을 한다. 그녀는 하룻동안 있었던 모든 대화를 기억하고, 학습 능력이 매우 뛰어나며, 과학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는, 발표 주제로 노숙자의 삶에 대해 선정한 후, 지하철에서 한 소녀와 우연한 만남을 겪는다. 루는 노숙 소녀 노와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그들에 대해 점점 알아가게 된다.

 

 노는 사실 장애가 있어서 노숙자가 된 게 아닌, 제대로된 부모의 부재로 인하여 노숙자가 된 경우였다. 그런 그녀도 어릴 때에는 할머니, 할아버지에 의해 제대로 보호를 받고 자라났다. 하지만 그들로부터 떠나야 했고, 어머니도 자신을 제대로 보살피지 않아, 결국 고아 신세가 되버린 노는 예쁘게 자라서 정상적인 사회인이 될 기회를 잃고, 길거리를 전전해야 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숙자들을 보고, 자신들이 더 많은 것을 가진 것을 부끄러워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일부는 굶어야 한다는 사실을 지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동정뿐,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그러한 무책임과 무관심 속에서, 노와 같은 소녀는 보호센터를 신청해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것이다.

 

 결국 루는 노를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였고, 노를 자신의 집안에 받아들여 보호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노는 다시 정상적인 사회인이 되어가고 있었지만, 노는 루에게 계속 묻는다. '우리는 하나지? 그렇지?' 이 계속되는 질문은 노의 불안감을 나타내었다. 갑자기 보호를 받는 자신은, 이러한 행복이 언제 떠날지 몰라서 불안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모든 사람들이 느껴본 적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자신에게 찾아온 행복이 언제 떠날지 몰라서, 심지어 자기가 먼저 그 행복을 깨트려 버리는 경우도 있다.

 

 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노숙자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그 전에는 대부분의 의견이 그들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게을러서 노숙인이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 길바닥에서 자는 것과, 조금 일해서 차라리 여관에서 자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을까? 그들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이미 노숙자가 되어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되어 악순환을 겪게 된 것은 아닐까? 조금 더 그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고, 그들을 보호하여서 다시 원래의 사회인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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