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초록 눈 프리키는 알고 있다 ㅣ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4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부희령 옮김 / 비룡소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가난하다고 불행한 것이 아니고, 부자라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모두가 영웅이라 칭송하고, 떠받들어줘도 정작 자신이 원하는 최소한의 것들이 지켜주지 못한 한 남자의 파괴되어가는 모습이 이 책에 그려진다. 그는 정작 무엇을 원한 것일까?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서 그저 즐겁게 사는 삶? 아니면, 브라운관속의 가상 현실이 되어서 사람들의 영웅이 되는 일?
프란체스카 피어슨. 유명한 해설가이자 뛰어난 미식 축구 선수였던 유명한 리드 피어슨의 딸이며, 학교의 훌륭한 수영 선수이자 우등생인 여동생과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뛰어난 미식 축구 선수인 오빠, 그리고 한때는 아나운서였던 아름다운 어머니가 있다. 이 가족에서 부족한 점이 보이는가? 직업만 보면, 모두가 빛나보이는 유망주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삶은 행복했을까? 나는 이들이 중국집에서 음식을 먹고 싶은 만큼 푸짐하게 시킬 수 있을 때에 행복을 느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부인과 사이가 좋은 농부의 집안만도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리드 피어슨에게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존재했다. 자신의 삶에서 부인은 자신이 바라는 모습대로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그의 파티에 나오길 거부하는 아내를 인정하지 못했고, 작업실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아내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생각하는 틀에서 벗어난 여인은, 결국 그에게는 '없애야할' 것으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프란체스카가 일부로 자신의 반항적이고 냉철한 무의식을 다른 자아인 프리키로 분리한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평상시에는 무기력한 소녀였다가, 위험한 순간이 찾아오면 프리키가 튀어나아서 위기를 해결해버리고 사라진다. 이러한 프리키는 또한 기억하고 있었다. 침대 옆 시계판에서 4:38 . A.M.이란 숫자가 빛나고 있을 때 어떤 일이 생겼는지를 말이다.
프란체스카, 곧 프랭키가 작성한 일기 형식의 글은, 한 가족의 이야기가 매우 현실적으로 들린다. 우리는 많은 뉴스를 본다. 수많은 유명인들이 등장하고, 이들은 브라운관에서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다. 하지만, 그것은 꿈과 희망이었을까? 어쩌면 가장 불행한 결말 중에 하나를, 결국 모두가 원하도록 잘 포장한 것에 불과한 것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