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컬링 (양장) - 2011 블루픽션상 수상작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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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대표>는 무척 인상적인 영화중의 하나였다. 비주류 종목이었던 스키점프를 영화화여, 힘들게 국가대표 일을 해나가고 있는 스키점프 국가대표들에게 관심이 쏟아지기도 했으니 말이다. 천천히 국가대표를 모아가는 과정과, 부상을 당하고 꼴등을 하더라도 가슴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치솟아 오르게 하는 영화가 바로 국가대표였다. <그냥, 컬링>은 같은 주제 다른 느낌이다. 캐나다의 인기 동계 스포츠인 컬링은 일반인에게 전혀 친숙치 못한 운동이니 말이다. 

공감한다. 컬링이라고 하면, 빗질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몇 사람이 '아, 컬링!'하고 겨우 떠올릴 그런 운동이라는 작가의 말을. 읽는 내내 궁금했었다. 왜 하필 컬링일까? 보는 이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드는 야구도 있고, 박진감 넘치는 농구나 흥미진진한 축구도 있는데? 아니, 하다못해 아이스 하키도 아닌 컬링이었을까? 

결국, 이 고민은 내게 네이버 검색어에 '컬링'을 쳐넣게 만들었다. 각각 4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총 8개의 스톤이라는 것을 밀어 넘어뜨려 하우스(표적)위에 올라가도록 만들어 더 많은 스톤을 올린 팀이 이기는 경기이다. 어찌보면 당구와 비슷하다. 기존의 스톤을 쳐서 전 사람이 쳤던 스톤을 튕겨 하우스에 올려놓기도 하니 말이다. 이런 종류의 운동이기 때문에, 많은 판단력을 요하고 실력 또한 좋아야 한다. 하지만, 컬링이 비주류인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 엉성해 보이는 동작에 있다. 스톤을 치는 것 까지는 좋다. 하지만, 스톤이 잘 지나갈 수 있도록 그 외의 선수들이 열심히 빙판을 갈고닦는(스위핑) 행동이 마치 빗질하는 것처럼 보이니 말이다. 공교롭게도, 그 스틱 또한 브룸이라고 불린다. 

빙판 위의 미세한 균열도 스톤의 움직임을 바꾸는, 또한 상대편의 스톤을 쳐서 점수를 지워버리는 경우도 있는 경우의 수가 많은 컬링이란 운동에 작가는 어떤 매력을 느꼈을까? 하지만, 나는 컬링보다는 컬링이란 것을 통해 모인 청소년들의 비애와 이 사회의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한 점에서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살다 보니 어느새 제 이군으로 밀려나 있는 자신을 보고서 희망을 잃은 아이들, 일류 대학에 들어가도 제대로 된 인맥을 잡지 못해 취직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 제일 인상적이었던 말은 강산이란 이의 말이다. "내가 아무리 기를 쓰고 달려도 벌써 남들은 그만큼 앞서 나가 있어. 그리고 더 나쁜 건, 앞선 놈들은 내가 추격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거야." 

인간 사회는 위계 사회다. 어쩔 수 없다, 사회란 게 형성되면서 그것은 당연한 것이니까. 과학동아에서 서열과 질서에 대하여 탐구하는 것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 때는 한 원숭이의 삶을 조사하였는데, 스트레스가 가장 높은 것은 최상위에 있는 우두머리와 최하위에 있는 루저라 했다. 또한 그 중간단계에서 상위 단계로 갈수록 스트레스가 낮다고 하였다. 이는, 높은 층에 있을 수록 화풀이할 수 있는 대상이 점점 많아지고, 단계가 낮을수록 압력을 주는 존재는 많고 압력을 줄 존재는 적어지니 이런 일이 생긴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이기기 위해 경쟁한다. 더 강한 사람이 되어서, 약한 이에게 압박감을 주고 더 적은 이들에게 머리 숙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 서열 사회란 것이 싫기에, 일부 사람들은 자연 속으로 들어가거나 자신의 집 속에서 홀로 은둔한다. 무엇이 더 옳은지는 아직 판단하기가 힘든 것 같다. 사회에서 악착같이 버티고 싸우는게 옳을까? 아니면, 반드시 고통받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인 이런 삶에서 빠져나와 지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 옳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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