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2
조지 오웰 지음, 김욱동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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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사회에서 사회적 변혁이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완벽한 체제란 존재하지 못하고, 또 잠시 유지되었더라도 곧 무너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완벽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너진 것이리라 생각된다. 완벽한 체제라면, 사람들이 모두 그에 순응하여 만족하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혁명이라는 것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장원 농장에서, 메이저 영감의 말을 듣고 영감을 얻고 동물들은 모두 마음속에 개혁의 씨앗을 품는다. 그리고, 계기가 마련이 되자 동물들은 여지없이 혁명을 시작한다. 집 주인인 존스 씨와 그의 일꾼들을 농장 바깥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금새 지도자 자리들은 책 속에서만 똑똑한 돼지들이 차지한다. 어릴 때부터 글을 익혀온 이 돼지들은, 농장에서 가장 똑똑했던 돼지 메이저 영감의 뒤를 따라서 동물들의 지도자가 된다. 또한, 스스로를 다스리는 동물들만을 위한 동물주의를 만들어내고 동물 사이의 칠계명을 만든다. 결코 인간의 관습을 반복하지 말자는 동물들 사이의 약속인 셈이다. 

처음에는 희망차게 출발했지만, 결국 권력의 맛을 본 이들의 마음은 변심하기 마련이다. 곧 개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 돼지들은 권력을 이용해 다른 동물들을 탄압하고, 다른 농장과 교류하면서 점차 인간의 생활에 물들어가기 시작한다. 돼지들은 입을 것 다 입고, 침대 위에서 자고, 와인병을 들고 병나발을 분다. 동물주의는 실패했다. 인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시작한 혁명은, 결국 인간이 아닌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작가가 돼지를 권력의 중심으로 삼은데에는, 분명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 권력자 중에서는 먹을 것이 넘쳐 흘러 그것을 주체하지 못해 뚱뚱한 사람이 대부분이다.(현대에는 오히려 건강 식품이 더 비싸기 때문에, 비만인 사람은 오히려 가난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돼지같은 정치인들이 정말로 돼지에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사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복서와 같이 열심히 일하는 일꾼이 지도자가 되면 참 좋겠지만, 사람들은 믿음직스러운 일꾼보다 말 잘하는 언변가를 더 좋아하기 마련이다. 그들의 감언이설에 녹아들어, 자신들을 위해 성실히 일하는 일꾼의 모습은 눈에 차지도 않는 것이 관중의 모습이리라. 이로 인해, 변혁은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동물 농장의 부패 과정을 바라보면서, 인간 사회는 이것보다 훨씬 더 심각함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동물들이 이 정도인데, 총칼로 무장한 인간들은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겠는가? 동물 농장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돼지들의 잔혹한 횡포 앞에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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