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전 : 낭군 같은 남자들은 조금도 부럽지 않습니다 국어시간에 고전읽기 (나라말) 4
장재화 지음, 김형연 그림 / 나라말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조선 시대에도 사람들에게 인기 있었던 수많은 명작 소설들이 있었고, 박씨전도 그 중 하나였다. 여성 호걸로써, 신선의 딸로 기이한 능력을 갖춘 그녀는 흉물스러운 외모를 탈피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추기까지 한다. 이것이 바로 병자호란의 능력 있는 여성 영웅, 박씨 부인의 이야기이다. 

흉물스러운 외모를 갖추고 있어 집안 사람 대부분에게 멸시를 받던 박씨 부인이, 어느 날 아름답게 변신하고, 게다가 신선의 딸인지라 온갖 능력과 재주를 갖추고, 덕이 있어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고 집안 전체에 복이 깃든 모습은, 아마도 조선 시대의 이상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이상향이었을 뿐이다. 조선의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 이러한 꿈 같은 상황을 실제로 이룩한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병자호란 당시를 다루고 있어, 1700년대에 쓰여졌다고 예상되고 있다. 아마도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사에 의해 당한 치욕에 대한 응분으로 이 책이 쓰여진 것이라 생각된다. 박씨는 놀라운 신위를 보여주며 피화당에 몰려온 군사들을 농락하고, 적장의 목을 베어 나무에 걸어놓기도 한다. 또한 계략으로 임경업 장군에게 이들을 보내어, 선봉장들 대부분을 잃게 만들기까지 한다. 

두 번째로 읽어본 박씨전 이야기를 읽으며 느낀 점은 여러가지다. 첫째로, 고전 이야기는 같은 이야기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여자에 대한 외모 묘사도 결국 비슷한 느낌이 들지만 다르며, 전체적인 내용과, 박씨에 대한 출신도 조금씩 다르다. 이는 수많은 이본 중 몇 가지를 채택하여 편집하였기에 생겨난 문제라 할 수 있겠다. 또 하나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멸시받는 존재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 모든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점이다. 박씨전도 같은 맥락에서 인기 소설이 되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아직도 영웅을 기다리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난세를 극복하고 사람들을 인도해 빛의 길로 인도할 영웅을 말이다. 박씨는 비록 병자호란의 운명을 바꾸는 역할까지는 하지 못했지만, 우리나라가 청나라의 침입을 막을 수 있음에도 막지 않은 덕인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 존재로 인식하게 해주었다. 위대한 영웅, 박씨와 같은 사람이 다음에 있을지도 모를 난세에 커다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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