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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가는 옛 길 ㅣ 만화로 보는 한국문학 대표작선 20
이순원 지음, 유희석 그림 / 이가서 / 2004년 5월
평점 :
어린 시절, 가난하다고 차별받던 그 상처 받은 마음을 나는 간접적으로라도 이해할 수가 있었다. 이관모 선생의 단순한 사고 방식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가난한 아이들이 슬픔을 가지고 살았겟는가. 부잣집 사람들에게 현물을 받고서,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하여 회장, 반장, 심지어는 되지도 않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며 대회의 대표로 내보낸다. 기존의 실력자로 있던, 가난한 집의 아이들은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차별을 받는 것을 매우 서러워했다. 이것이 바로 강릉의 어린 시절의 추억이다.
하지만, 선생님의 그러한 차별도 결국 한때의 추억이 되었을 뿐이다. 가난한 아이들에게도 자상한 선생님의 있듯이, 비록 나빠 보일지라도 부자 아이들을 챙겨주는, 그런 아이들을 위한 자상한 선생님이 계신 경우도 있다. 이관모 선생님도 그런 경우이리라. 어른이 되어 동창들을 불러 모으는 경수는, 어릴 때 이관모 선생의 관심을 받아 왔기에 은사님이라고 표현했다. 모두가 어린 초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관모라 불리던 그런 사람을 이 남자가 은사라 부를 수 있었던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강릉 가는 옛길을 가며, 이관모 선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과연 그에 대하여 어떤 기억을 떠올릴까? 만약 나에게 그러한 유년기가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삶을 보내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