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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별 ㅣ 만화로 보는 한국문학 대표작선 17
이인화 외 지음 / 이가서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몽골 어느 곳에, 고려인임에도 불구하고 몽골 귀족이 처형당할 때처럼 예우를 받아 무덤에 생매장당한 한 시인의 이야기. 뛰어난 문장 솜씨에도 불구하고 정치 운이 따르지 않아 항상 말단 관리에 머물렀으며, 기구한 운명으로 인하여 몽골의 타락한 왕족으로부터 아내를 빼앗겨 정처없이 몽골을 떠돌았던 시인의 삶이 있었다. 채련기와, 당시 중국에 남아 있던 기록등을 종합하여 사람들은 한 시인의 이야기를 완성시킬 수가 있었다.
이 뛰어난 문장가 안현은 만약 친구들이 그와 같은 처지에 있었더라면, 서로를 지지하여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뛰어난 실력을 어느 곳에서도 알아주지 않던 그는 결국 술에 절어 폐인처럼 살아야만 했다. 그 와중에, 몽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조혼으로 맞아들인 예쁜 아내를 두게 되었고, 이를 통해 그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시도한다. 그 와중에 그가 택한 것은 바로 대청도의 관리였다. 그리고,몽골의 여섯 번째 태자, 이아치가 나쁜 행실로 인하여 섬으로 끌려오게 된다. 이 여색을 밝히는 태자는, 당연히 안현의 아내를 탐냈고, 결국 고집이 센 안현은 아내와 탈출을 시도하다가 철퇴에 맞아 물에 떨어지고, 아내는 끌려가고 만다. 그 다음부터가 사라진 아내를 찾기 위한 안현의 여정이었다.
그렇게 그가 찾은 종착 지점은, 바로 쿠빌라이 칸의 셋째 아들, 노무간의 신하인 지다이의 영주에서였다. 아내는 결국 지다이의 사람이 되어, 과거의 기구한 삶은 잊어버리고 이곳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려 했다. 하지만, 죽은 줄만 알았던 사람이 와서 자신에게 옛날의 그 힘든 삶을 다시 시작하자고 한다. 이를 거절한 아내에게 분노를 느끼고, 어느 날 밤 안현은 아내를 살해한다. 그리고 그가 처형당하기 직전, 그의 사정을 들은 태후는 흥미를 느끼고 사형을 늦추고, 안현은 채련기라는 시를 써서 넘겨주고 별이 잘 비춰주는 들판에 묻힌다. 이것이 바로 끝까지 가난했던, 그러나 마지막까지 굴하지 않는 최선의 삶을 살았던 굳센 남자 안현의 이야기였다.
별이 비추는 벌판에 묻힌 안현의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그리고 아내를 찾은 결말은 결국 아내를 죽이고 사형 당하는 그런 결말로 연결되었다.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문장을 들려줄 이 위인이, 시대를 잘못 타고나 절명하게 되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