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버트, 세계를 가다 - 2권 유럽.지중해
V.M. 힐라이어 지은이, 박찬영 개정판 지음, 문희경 옮김, 문수민 그림 / 리베르스쿨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정태일 작가의 '바이시클 다이어리'로 만난 유럽 여행이 내 첫 생애 유럽 여행이었다. 자전거로 대륙 전체를 돌아본다는 것. 유럽 연합으로 인하여 국경을 건너는 일도 매우 쉬운 일이었기에, 그만큼 유럽은 오로지 사람의 동력으로 달리는 자전거에게 최고의 장소였던 셈이다. 게다가 수많은 건축물들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유럽은, 오랜 관록이 묻은 아름다움의 장소라 생각한다. 

안개의 왕국, 영국은 한때 유럽의 패자로 군림했던 섬나라이다. 섬나라의 특성 상, 육지를 통하여 공격이 올 일도 없었고, 오로지 해상군에만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기 때문에 바다와 왕자로 떴다. 물론 지금은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 이러한 이점이 전혀 발생하지 못하지만, 영국은 여전히 옥스퍼드 대학교가 건재하는 곳이다. 영국 사람들은 안개만 걷히면 일광욕을 즐기는 습관이 있다. 평소에 구름 낀 하늘만 보다가, 태양의 손길이 나올때면 어김없이 나오는 습관이다. 하지만 이들이 태양이 자주 비치는 다른 곳으로 이민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언제 나올지 모르는 태양을 맞이하는 그 순간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서리라 생각된다. 

같은 대륙 안에 있어도 다른 나라들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곳, 프랑스. 문화와 건축의 중심지, 예술의 중심지, 그리고 요리와 특산품들은 모두 이곳 파리가 중심이 된다. 프랑스 인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문화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고, 막상 패션의 중심지 답지 않게 자국민들은 근검절약을 한다. 아마도 프랑스에서 만든 물건들을 쓰는 사람은 단지 호화롭기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사람들과 같은 사람만이 사지 않을까? 허황된 꿈은 남에게 나누어주고, 자신들은 소중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프랑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에는 은밀한 곳에 숨어서 먹으려는 사람들과는 달리, 오히려 과시하듯이 바깥에서 먹는 프랑스야말로 유럽의 꽃이 아닐까? 

지중해에도 수많은 도시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멋진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사진을 보더라도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곤돌라를 타고 여행한다는 것, 얼마나 특색있는가? 물의 흐름을 따라서 여행하는 것은 다른 여행 방법으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가 있다. 잔잔히 물의 흐름에 맡기거나, 약간의 노질을 하면서 천천히 전진하는 곤돌라에서 보는 그 풍경은 잊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유럽 여행의 꿈들이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오지를 여행함으로써, 슬프게 사는 사람들 같아도 나름의 기쁨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보며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찾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진정한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언젠가 때가 되면, 여행 1순위로 정한 곳은 바로 유럽이다. 기다려라, 유럽. 내 두 눈으로 그대들의 모습을 모두 담고 오리라. 기억하지 못할 것들은 모두 사진으로 남겨, 내가 추억하는 그 모든 것들이 되리라, 생각하며 이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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