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시계 웅진 완역 세계명작 2
메리 루이자 몰스워스 지음, C. E. 브록 그림, 공경희 옮김, 김서정 해설 / 웅진주니어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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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 뻐꾹, 뻐꾹." 

뻐꾸기 시계의 소리는 어릴 적 외할머니 집에서 자라면서 들은 소리였다. 매 시간마다 나와서 시간에 맞게 울고 들어간다. 그 당시 뻐꾸기 시계는 나에게 있어 호기심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뻐꾸기를 측은하게 여겼다. 그는 어째서 자유롭게 날지 않고, 그곳에 갇혀서 스스로의 임무를 수행해야만 하는가? 이 불쌍한 뻐꾸기를 위하여 내가 할 수 없는 일이 없었고, 서울에 올라갔다가 다시 이 집에 왔을 때에는 이 시계의 뻐꾸기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이 뻐꾸기 시계의 뻐꾸기와의 여행을 통하여, 부모가 없이도 잘 자라는 한 아이의 성숙 과정을 살펴볼 수가 있다. 아이는 매번 일어날 때마다 밝은 정신으로 뻐꾸기를 만나서 여행을 떠난다. 이것이 꿈인지 아닌지는 결코 알 수가 없다. 그녀에게 남겨진 흔적이라든지, 선물들은 모두 그 집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분명 자신이 알지 못하는 과거, 기억 등을 뻐꾸기와 만남으로써 모두 만나볼 수가 있었다. 때로는 훈계를 하기도 하고, 이 고독하고 늙어버린 집에서 그녀가 매번 즐겁게 해주는 것이 바로 뻐꾸기였다. 

이 뻐꾸기와의 만남은, 소녀가 5살짜리 어린 소년을 만남으로써 막을 내린다. 이 뻐꾸기는, 이 집에 찾아오는 어린 아이들을 올바르게 인도하는 수호천사였으리라 생각된다. 버릇없는 소녀로 자라지 않도록 고쳐주고,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는 이 뻐꾸기는 외로움을 느끼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아이라는 조건이 있을 때에만 나타난다. 그리고 친구를 찾았을 때 이 뻐꾸기는 스스로의 역할이 필요 없음을 알고, 스스로 사라진다. 그렇게 이 뻐꾸기는 다시 이 집에 어린이가 찾아올 때까지 모두의 기억에서 잊혀져 있을 것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도 이 뻐꾸기가 나와서 나를 이끌고 환상적인 여행을 갔을지도 모른다. 단지, 지금은 어릴적에 대한 기억들이 단편적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그 때 그 시계의 모습이, 지금도 나의 기억속에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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