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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파이어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사람을 죽이면서도 아무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전쟁에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된다. 이들은 일반인에게 있는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 특별한 도구 없이 강한 열에너지를 발산하거나, 과거의 기억을 읽고 물체를 움직이기도 한다. 이들은 일반인에게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일반인과 다르다는 것, 이것 자체가 그 사람을 특별하게 한다. 이 불을 뿜는 여인은, 남들에게 없는 능력으로 자신의 사회를 실현하려 했다.
가디언이란 단체에서, 그녀를 고용하기로 했다. 일종의 자경단과 같은 것으로, 법치주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는 사회에서 그들이 대신 악을 처벌한다는 것이다. 사법 관계자들은 당연히 이들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이들이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들을 많이 잡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없애려 노력한다. 설 전날 영화 '모범시민'을 보았다. 법이 제대로 자신의 가족을 죽인 강도들을 처벌하지 못하자, 화가 난 주인공 과학자는 10년 동안 권위있는 테러리스트가 되어 석방된 강도를 잡아 고통스럽게 죽이고, 제대로 일처리를 하지 못한 검사와 그 주변 사람들을 제거해나가기 시작한다. 결국, 이들을 농락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가 화난 것은 아내와 아이가 죽은 것이 아니다. 자신의 고통에 대하여 올바른 보상을 하지 못하고, '범죄자의 인권'이라는 명목 아래 사법거래까지 시행되는 시점이다. 그래서 자경단이 등장하고, 이들이 직접 사회악을 제거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예전 함무라비 법전,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지 못하고 피해자의 상태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당한 것을 그대로 갚는 것은, 결국 어느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 그러면, 피해자들이 최소한 바라는 것은 자신이 겪은 일을 다른 사람들이 또다시 겪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법은, 미성년자라고 제대로 처벌을 내리지도 못하고 범죄자들이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을 높여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소년 범죄자들도 형사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성범죄자 등의 경우에는 그들을 일일이 위치 추적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사람들은 이들이 다시 제대로 된 삶에 방해가 되지 않겠냐며 비난하겠지만, 만약 이들로 인해 또다시 범죄가 발생한다면? 도박에 걸어보고 잃으면 그만이다, 라는 사고 방식일까? 나는 이 사회가 잃을 것을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야베 미유키는, 초능력자를 등장시켜 이런 범죄자들에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싸워주는 이들을 등장시켰고, 그러나 이러한 초능력자들도 결국엔 비참한 운명에 처하기 마련이란 사실을 깨우쳐준다. 이 지구에 제대로 된 법치주의가 등장하는 순간, 자경단과 같은 것들도 모두 사라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