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모중석 스릴러 클럽 7
존 카첸바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정신 병원이라는 곳은 참으로 독특한 장소이다.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지만, 일단 정신 병원에 들어가게 된다면 대우나 사람들의 시선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곳의 일상은, 몸이 마비될 정도로 강력한 약들이 투여되고, 약 기운에 취해 그 곳에서 아편을 피우는 무기력한 사람처럼 변해가는 곳이다. 정신 병원은 정신병을 '치유'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처치하기 곤란한 사람들을 한데 모아놓은 일종의 수용소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프랜시스 패트럴이 웨스턴 스테이트 정신 병원에서 겪은 일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프랜시스는 약간의 정신병적인 기질을 갖고 있었기에,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다. 그리고 이 병원이 폐쇄되어 나오게 된 후, 사회에서 그는 관찰자적인 역할을 맡고 사람들을 관찰한다. 웨스턴 스테이트 병원 연설에 그가 초대되어 나폴레옹(스스로를 나폴레옹이라 믿는 프랑스의 정신병자. 이러한 증상을 앓는 사람은 매우 많다고 한다.)을 만나고 그는 자신이 겪은 일을 작성하기로 한다. 그래서 이야기는 두 갈래로 진행된다. 프랜시스가 겪은 이야기, 그리고 그가 지금 상황을 벽에 글을 쓰면서 겪는 주변의 일들.

이 정신 병원에서 프랜시스 패트럴이 만난 것은 바로 영혼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존재하는 지옥이었다. 이곳은 결코 이곳 사람들을 위한 곳이 아니다. 프랜시스도 누구나 그러했던 것처럼, 일종의 두려움이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여기서 프랜시스 패트럴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면서도 교회에 불을 지른 소방수와 바닷새라는 별명이었다. 그는 이 멀쩡한 사내와 함께 병원에서 앞으로 겪게 될 일을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미친 사내가 고백할 내용은, 바로 알려져서는 안될 천사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이 활기 없는 장소에서 처음 보는 누구에게나 사탄이냐며 소리치고 달려들려는 꺽다리와, 정상인이지만 이곳에 들어온 소방수 피터와 친구가 된다. 그리고 꺽다리가 짧은 금발을 한 간호사에게 사탄이냐며 소리치고 달려든 그 날 밤, 그 젊은 여간호사는 창고에서 네 개의 손가락 마디가 사라진채 경동맥이 그어져 죽었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정신병자가 받아야 할 당연한 대우이듯이 꺽다리는 끌려갔고, 간호사의 죽음을 목격한 소방수와 바닷새는 경비원에게 얻어맞고 다시 병동으로 들어가게 된다. 

소방수는 말했다. 정신병자들은 멀쩡한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다고. 맞는 말이다. 위대한 발견을 했던 천재들은 모두 정신병적인 기질을 갖고 있었기에 그러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베토벤의 행위는 얼마든지 정신 병원에 집어넣을 수 있는 일이었다. 프랜시스도 마찬가지다. 그는 남이 가지지 못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었고, 정신병자들은 남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힘들을 갖고 있었다. 나는 그들이 미쳤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들은 어떤 능력을 포기함으로써 다른 능력을 얻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천사와의 사투는 전율을 느끼게 하는 멋진 스릴러였다. 그는 병동 안에서 자유롭고, 누구든지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천사는 무언가를 간과했기에 프랜시스는 살아서 이 글들을 써낼 수 있었으리라. 미친 사내의 이야기는 어쩌면 매우 교훈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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