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의 제국 2 - 격투장의 공포
마이클 콜먼 지음, 김난령 옮김, 송수정 외 그림 / 높이나는새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 인간을 다스리는 노예 제도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비인간적이라고 반대했었다. 하지만, 곰의 제국은 다르다. 인간보다 훨씬 신체적 능력이 강하고, 게다가 말을 하고 인간의 기술들을 가지게 된 이 곰들은 인간들을 종처럼 부리게 된다. 이들은 인간들을 샙이라 부른다. 그리고 인간들은 곰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지만, 곰들은 인간이 뭐라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다는 이점이 존재했다. 

두 명의 어린 아이는, 마치 강제수용소와 같은 아우성 탑을 탈출하여 왕과 왕비가 사는 버킹곰 궁전으로 향한다. 여기서 인간들은 갤리샙이 되어 죽도록 노를 젓게 되기도 하고, 온몸에 쥐약이 발린 채 그대로 쥐덫이 되어 떨어지기도 하고, 여왕의 광대샙이 되어 충실한 개처럼 따르면 여왕곰의 간식을 얻게 되기도 한다. 이것은 마치 중세 시대의 인간의 모습에 비유된 것 같았다. 곰들은 지배층이고, 이 곰들 사이에도 평민, 귀족, 왕 등 다양한 계급들이 존재한다. 이 곰들 밑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똑똑하지만 노예가 되어버린 인간이다. 이를 그대로 대입하면, 곰들은 단지 지배층에 속하는 사람들을 곰으로 형상화한 것이 아닐까? 

격투셉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을 때에는, 이 곰들이 곧 인간이라는 것에 대하여 확신하게 되었다. 이들은 격투셉들에게 날카로운 곰발과 곰가면을 씌우고 죽도록 굶게 한 다음 두 격투셉을 풀어서 서로가 피투성이가 되도록 싸우게 한다. 이건 마치 피에 굶주린 로마 시민들을 달래기 위하여 세운 콜로세움의 검투사들과 같은 신세였다. 그들은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미친듯이 싸운다. 그리고 서로가 피투성이가 되어 한쪽이 이기게 되었을 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승리자의 또다른 살육 아니면 죽음이다. 

곰의 제국은, 결국 지배자의 제국과 같은 뜻이다. 사람들은 이 곰들이 둔하고 멍청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곰들을 지배층에 대입하면, 결과가 나온다. 지배자들은 마치 자신이 더 부유하므로 더 똑똑한 줄 알지만, 아무리 무기가 없는 볼품없는 노예들일지라도 지혜를 가지고 이겨낼 수 있다는 뜻을 갖추고 있다. 곰들로부터 벗어난 벤자민 일행은 앞으로도 이 곰들의 지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나는 그런 그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