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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ㅣ 네버랜드 클래식 16
찰스 디킨스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스크루지는 구두쇠, 자린고비의 대명사다. 모두가 행복을 즐기는 크리스마스때조차도 홀로 쓸쓸하게 펜을 붙잡고 돈을 벌기위해 악착같이 일을 하니 말이다. 어떤 동기에서 그가 갑자기 돈을 벌겠다고 마음을 먹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과연 그는 그가 목표로 한일을 해내고 말았다. 문제는 이것이 '습관화'되어 버렸다. 그는 단지 가난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을 시작했지만, 그는 엄청난 부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이 불쌍한 스크루지는, 죽은 그의 친구와 세 유령에 의해서 회개하게 된다. 어쩌면 이것은 스스로의 무의식이 자기 자신에 대한 죄의식으로 인해 환각을 일으켜 그 자신의 성격을 바꾸려 한 시도였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맞다면, 가히 성공적이엇다. 단지 세 유령이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줌으로써 그는 현실을 알게되자마자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과거의 그는 결코 욕심쟁이가 아니었다. 일을 배우면서 그의 상사가 주는 작은 호의에도 매우 기뻐하는 인물이었고,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돈에 집착하자 사람들과의 연도 끊어졌고, 그의 여인도 잃고 말았다. 잘못된 목표가, 결국 누군가의 아빠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없애버린 것이다.
그는 현재는 늙고 괴팍해 보이지만, 아마도 그가 웃음을 띈 순간 사람들 모두 좋아하게 된 인상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는 젊었을 때의 호탕했던 모습으로 되돌아갔고, 가난하지만 착한 점원 밥에게 더 신경을 써줌으로써 그의 죽어가는 아이 팀까지 살리고 그의 대부가 되어 주었다. 만약 그가 변화하지 않았다면, 미래의 유령이 보여준대로 최후를 맞이했을 것이다.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감히 그의 재산을 정리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자 그의 집을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가니 말이다. 아마 그는 모른척했지만 미래의 유령이 보여준 모습들이 당연히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스크루지에게 있어 처음 칠면조를 사고 누군가에게 남모르게 배달을 하고, 그의 친척을 찾아가 함께 재미있는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그 처음이 매우 행복했을 것이다. 사람은 결코 홀로 떨어진 무인도와 같이 살 수는 없다. 로빈슨 크루소도 무인도를 개척했지만, 프라이데이가 등장하지 않았더라면 결국 미쳐버렸을 것이란 게 내 생각이다. 스크루지는 스스로 만들어낸 장벽에 갇혀 외롭게 울부짖었고, 프레드의 미약한 시도로는 이 장벽을 깰 수 없었다. 하지만, 스크루지는 유령들의 도움으로 스스로 장벽을 무너뜨리고 나왔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지금 행복하지 않을 사람들에게 스스로 장벽을 깨고 나오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