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최후의 날 논술대비 초등학생을 위한 세계명작 69
에드워드 불워리턴 지음, 이규희 옮김, 김우경 그림 / 지경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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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하나가 급속도로 사라져버린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폼페이에 대한 전설은 몇 십 년 전, 처음 발견된 이후 현실로 드러났다. 화산재에 묻혀 사라졌다는 이 도시는, 마치 물 속에 가라앉은 아틀란티스 대륙과 같은 신세였을지도 모른다. 발달하고 있던 도시, 폼페이에 어느날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화산재가 잔뜩 가라앉은 그 날 어떤 일이 오갔는지 증명하는 방법은 당시 사람들의 모습 뿐이었다. 

이러한 비밀에 휩쌓인 폼페이였기에, 많은 작가들이 이 갇혀버린 도시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드물게 화산재에 제대로 쌓여서 완전한 화석화를 이룬 것 자체가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 폼페이를 탈출한 이는 없었는가? 그렇지 않았다면, 왜 폼페이는 그 이후 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고 오랜 세월 고립되어 있었는가? 어쩌면 사람들은 이 도시가 신의 저주를 받은 곳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신의 저주가 닿은 곳을 차마 입에 담지조차 못해, 이곳에 대한 기억이 어느새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몰아져 갔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폼페이 문학 중에서도 단연 뛰어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화산재에 대한 많은 과학자들의 과학적 견해가 있었겠지만, 한 문학자가 이 재의 도시에서 찾은 문학적 사랑 이야기는 이 폼페이가 우리와 다를 바 없었던 사람들의 도시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부여해준다. 박물지의 저자인 로마의 유명인 폴리니우스 제독이 등장해 현실성을 부여해주고, 또한 여러 사람간의 사랑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것이 증오심으로까지 번져, 서로를 죽이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최후의 날은 마치 심판의 날과 같았는지도 모른다. 결국 모든 것을 정리하고, 배를 통해 나간 운 좋은 이들을 제외하고 남은 이들은 조용히 이 도시에 같이 묻혔다. 어쩌면, 이 도시는 불타는 소돔과 고모라와 같았을지도 모른다. 과학적으로는 탄성 한계인 산에서 판의 충돌이 그 한계를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면서, 균열이 생겨 그 사이로 마그마와 온갖 내부 물질이 급속도로 분출하는 것이 화산이지만, 신이 있다면 왜 이 아름다운 로마 도시를 무너뜨리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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