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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대학 ㅣ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23
허경대 글, 이주한 그림, 손영운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중용을 읽고서 중국 철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렇게 책들을 접하다보니 중국 철학이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발전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놀랐다. 지금까지는 서양 철학자들이 비슷한 내용들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발전시킨 철학을 보아왔다면, 중국 철학은 가히 놀라웠다.
대학은, 마치 학생이 도덕을 배우는 것과 같다. 먼저 학문에 대한 올바른 자세를 갖추고, 새로운 학문을 배우기 이전에 깨끗한 마음으로 갈고 닦게 하기 위한 준비서인 셈이다. 서당에서는 소학을 배우고, 후에는 대학을 배운다. 우리는 대학을 읽으면서, 임금이 백성을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를 배우면서 나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주변 사람들이 따라올 수 있는지 설명한다.
대학의 내용은 참으로 놀라웠다. 대학에서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선행을 하더라도 이 선행의 마음에서 단 1%라도 남이 자신이 한 일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행한 것은 잘못되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수십억의 돈을 기부하였을 때, 이 기부가 스스로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어려운 이들을 구휼하겠다는 마음이 먼저 작용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수많은 역대 왕들이 이 책에서 예시로 쓰였는데, 특히 탕왕과 주왕이 대조적으로 쓰였다. 당시 폭군이었던 주 왕은 주지육림에 빠져서 향락을 즐기고 있었고, 이 향락을 즐기기 위한 돈은 백성으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그랬기에 새로 등장한 탕왕은 백성을 위해 보다못해 주 왕을 토벌하러 나섰다고 한다. 권선징악이기도 하지만, 본래 임금의 목적이 백성 모두의 의견을 대표하여 그들을 잘 살게 하는 것이었다. 이를 가장 잘 실천했다고 하는 요순임금 시대에, 과연 백성들 모두가 태평성대라 하여 기쁜 마음으로 살았다고 한다. 권력은, 백성을 위해 쓰일 때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오직 백성을 위한다는 자세만이 필요하지는 않다. 왕의 앞길을 막는 소인들을 모두 없애야 한다. 소인들은 마치 곳간의 쌀을 갉아먹는 쥐와 같은 존재로, 만약 이 소인들에게 권력을 준다면 이것은 식성 좋은 거대한 쥐를 탄생시키는 것과 같다. 이는 현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직 임명권이 손에 있다면, 이 요직을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이 아니라 나라 또는 회사를 올바르게 이끌어가도록 협조할 올바른 인물을 선정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