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정말 박진감 넘치고, 새벽까지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만든 책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셜록 홈즈가 뛰어난 범인의 술수를 뒤집는 것보다, 오히려 완벽 범죄에 가까워 보이는 이 변호사의 새 인생 설계 과정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 살인자에게 연민을 느꼈다. 월 스트리트에서 크게 성공한 이 변호사는 고정 고객이 있고 커다란 수입이 있는 중산층이었다. 두 아이와 아름다운 아내가 있는 행복한 삶.. 으로 보였겠지만 그의 결혼 관계는 아내 베스의 벤에 대한 피해의식으로 인해 삐걱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와 자만심 넘치는 사진가 게리의 관계를 알고서, 게리를 우발적으로 죽이게 된 그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벤 브레드포드로써 감옥에 갈 것인가? 아니면 게리로써 새 삶을 시작할 것인가? 

요트 사고로 위장하여 벤 브레드포드를 죽이고 게리로 환생한 이 남자를 이제는 정말 게리라고 부를 수 있었겠지만, 몬테나 주에서 그의 사진이 크게 성공하면서 오히려 그는 또 다시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새 인생 설계에는 그의 뛰어난 두뇌도 한 몫 했겠지만, 상당한 운이 뒤따랐음을 알 수 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그는 마치 죽은 사람인 것처럼 되었으며, 이제 그는 앤드류 타벨이라는, 어린 시절에 죽은 한 사람의 이름을 빌려 새 삶을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러한 삶을 겪을 수 있겠는가? 월 스트리트의 유능한 변호사에서 위대한 예술혼을 갖고 태어난 사진가, 그리고는 평범한 교수이자 아마추어 사진가인 남자가 되어 여생을 보내는 그의 모습. 이 책이 영화화되고 있다고 들었다. 충분히 그럴 만 하다. 사진가 게리 서머스의 삶만 해도 표면적으로는 충분히 영화화되고도 남는데, 이제는 이 흥미있는 책속에서 영화를 위한 소재거리를 찾는다는 건 식은죽 먹기다. 

한 범죄자의 삶을 따라다니고, 마치 그의 삶을 내 삶과 동일시하여 살았던 그 일생의 시간들이 짧은 순간안에 지나갔다는 것은 정말 놀랄만한 일이다. 정말 훌륭하고 멋진 소설이었다는 말로 밖에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그의 탄복할 만한 위장술은, 이제 사진을 좋아했던 한 아마추어 사진가의 평생의 역작들을 그가 죽은 후에야 책으로 출간될 수 있도록 할 것도 안다. 글쎄, 나는 그의 삶이 예술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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