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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현재 우리나라는 G20에 들었다며 매우 들떠있고 자랑스러운 분위기 속에 묻혀 있다. 하지만 물어보고 싶다. G20이 명목상 지위라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 과연 없는가? 아직도 G7이 중심이 되어 세상의 일들을 결정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도 그 자리에 껴 있는가? 라는 질문이다. 나는 아직도 이 강한 불안함이 잘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성장은 자유 방임주의덕분이라고 말한다. 물론 어느정도 맞는 말이긴 하다. 자유주의, 공산주의 진영이 있었을 때 공산주의 진영은 어느정도 자유주의 진영의 방책을 택해야만 살아남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도 자유주의쪽으로 돌아섰을 때 비로소 그들의 잠재력이 실현되는 순간을 맞이할 수가 있었다.
그러면 한국의 기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많은 개발도상국들 중에서 유독 한국의 성공이 돋보이는 까닭은 무엇인가? 아프리카, 남미 등에서는 거의 정체상태에 가까운 발전율을 보인 국가들도 있었으나, 우리나라는 50년만에 한강의 기적이란 이름 아래 급속한 발전을 이루었다. 이 때의 중심인물은 독재 정치의 박정희였으니, 심지어 현재는 박정희 신을 모시는 무당도 있을 정도여서 그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자본주의란 것을 둘러싼 문제점을 짚었다. IMF는 지금 우리에게 있어 아픈 역사이고, 그 때 이후로 예전과 같은 경제 발전 속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IMF의 결정은 패권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결정된다. 우리나라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자본을 투입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이들의 목적에는 항상 자국의 이익이 곁들여져 있는 셈이다.
일본인과 독일인 이야기를 읽으면 매우 의아해진다. 게으른 일본인과 도둑질하는 독일인 이야기가 문자로 읽으면서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왜일까? 아마도 이들 모두 부자 나라에 속하고, 또한 그들의 민족성이 게으르다고 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바뀐 것이다. 이들은 모두 전쟁의 패전국이었고, 경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시도가 실패했을 때, 그들은 더욱 더 악바리 정신으로 딛고 일어섰다.
경제학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었다면 도저히 써내지 못했을 책이다. 그만큼 많은 내용이 곁들여져 있었고, 인용과 쉬운 해설 덕분에 나같은 어린 청소년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조금씩 있었던 것이다. 다치고 약한 자를 이용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둘러싼 경제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