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땅 나라에서 온 친구 웅진책마을 16
박정애 지음, 임경섭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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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9.22 - yes24 독후감 대회 응모 시 동상 입선작입니다]

은주야, 안녕?

이제는 훌쩍 키가 자라 버린 오빠야.  니가 우리 곁을 떠난지 벌써4년이 다 되어 간다.  어제 엄마가 니꿈을 꾸셨다며 이야기 하셨어.  늘 니 이야기를 하면 우셨는데, 니가 나왔다고 웃으시면서... 니가 너무 보고 싶은데 왜 내 꿈에는 나오지 않을까?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부모님께 그런 말을 입밖으로 말하고 말았어. 정말 보고 싶다.  넌 하늘나라에서 행복한거지?

난 오늘 너에게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해. 제목은 바로 “똥땅 나라에서 온 친구”란다. 이 책의 주인공은 주영이라는 아이야. 나와 비슷한 또래이니 언니라 불러야겠구나. 또 그 주영이에게는 주리라는 여동생이 있어. 너같이 재롱을 잘 부리는 귀여운 아이지.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은주 너의 생각이 많이 났어. 이 책 제목이 특이해서 도대체 똥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했었다. 너는 똥땅 나라가 무엇인지 알겠니? 똥땅 나라란 모든 똥은 땅으로 돌아가서 거름이 되어 새로운 생명을 싹트게 한다는 뜻이래. 모든 것은 한 곳에 돌아가 새로운 생명이 되게 하는 곳이 바로 똥땅 나라. 그래도 네가 있는 곳과는 다른 곳이겠지?

주영이와 주리는 삼촌, 할머니와 함께 사는 자매로 아빠를 잃은 아이들이야. 은주 네가 살아 있을 때 아빠가 저녁에 맛있는 걸 사들고 오시면 둘이서 같이 쪼르르 현관에 달려서 소리 지르고, 매달리고 했는데, 이 아이들은 그런 좋은 아빠를 잃었으니 얼마나 슬펐겠니. 아빠가 강도들에게 물건을 빼앗기고 얻어맞아서 식물인간이 되어 곧 돌아가셨대. 엄마는 미술학원에서 숙식을 하며 집에는 가끔씩만 오고 스트레스는 쌓일 대로 쌓여 있으니 아이들에게는 신경 써 주시기 힘들었나봐. 그래서 내 나이 또래의 주영이는 아빠의 죽음과 동시에 사춘기에 의한 왕성한 식욕, 반항심이 생겨났다는데 은주 너는 반항심이 뭔지 알까? 요즈음 나도 엄마가 잔소리를 하면 너무 듣기 싫어서 가끔 두 손으로 귀를 막아 버릴 때가 있어. 그리고 바닥을 발로 쾅쾅 두드려. 그러면 엄마가 놀란 눈으로 쳐다보시는데, 그런 행동들을 반항적인 행동이라고 한 대. 엄마 잔소리가 너무 심할 때면 그렇게 엄마에게 오빠도 반항을 해.

예쁘던 주영이는 점점 더 뚱뚱한 아이로 변해 가고 얄미운 주리는 주영이가 자신에게 무슨 짓만 하면 어른들에게 달려가 잘못을 일러바치기만 하니 주영이 입장에서는 하루가 너무 힘이 들었던가봐. 그래서 자꾸만 자살을 시도하던 주영이에게 자살을 막도록 돕는 슬라임이 나타났어. 꿈속에서 만난 슬라임과 함께 똥땅 나라에 대해 알게 되고, 주영이는 슬라임의 말을 따라 밥을 열심히 먹고 운동도 하면서 똥땅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간다는 이야기야.

주영이가 잘못을 하면 어른들에게 야단맞는 경우가 있었는데, 주리가 주영이 잘못을 일러바쳤기 때문이야. 주리가 언니 입장을 조금 생각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너는 물론 일러바쳐서 나를 혼나게 하지는 않았지만, 너 때문에 오빠라며 혼은 난 적이 많았지. 네가 제티 통을 엎질러서 나와 함께 혼이 난 것 기억나니? 또 놀이터에서 은주 니가 그네에서 떨어졌을 때도 잘 봐주지 않았다고 많이 혼났었지. 그 때 나는 나를 벌세우는 엄마도 밉고, 너도 참 미웠단다. 그렇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 네가 먼 곳으로 떠나고 나니 그런 일들이 있었기에 너와 추억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 친구들이 동생과 함께 집으로 가는 모습을 볼 때면 참 부러워.  올해 너는 초등학교 2학년인데... 그래서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놀 수도 있었을 너의 모습이 없다는 것은 너무 마음 아퍼. 너의 빈 곳을 채워줄 사람은 없어.

은주야, 비록 주리같이 얄밉기도 했지만 너는 나에게 있어 누구보다 소중했어. 나는 주리가 나쁘긴 해도 주영이가 몹시 부러워. 동생이 있다는 것만 해도 얼마나 기쁜 것인데. 많은 아이들이 동생을 귀찮아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해. 누구보다 형, 누나를 생각해 주는 것이 동생이니까 말이야. 다음에 만약 너와 같은 동생이 생긴다면, 너에게 베풀어줄 몫까지 꼭 다 해줄 거야. 은주야, 편히 있으렴. 다음에 태어나게 되도 꼭 나의 동생으로 태어나 주길 바래.

너를 무척 그리워하는 오빠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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