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일시 : 10년 08월 03일 화요일 

with : 어머니, 아버지, 강 선오, 이 지희 

장소 : 국립 과천과학관 (기초과학관, 첨단기술관, 자연사관) 

오늘의 일정은 간단했다. 국립 과천과학관으로 가서 3~4시간 일정인 B코스로 과정을 모두 소화해낼 것.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해 10시 반 쯤에 떠나서, 정오쯤에 도착해 나와보니, 정말 놀랄만한 상황에 눈이 동그레졌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의 인원이 아마 50명쯤 되려나? 그 많은 사람들이 전부 표를 뽑을 때까지 땡볕에 서서 기다려야 했던 것은 오늘 일정이 순탄치 않겠구나, 했던 첫번째 징크스였다. 다행히도 다른 매표소에 아버지가 먼저 가셔서 표를 뽑아왔기에, 조금 더 일찍 들어갈 수가 있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여름 피서지로 '박물관'을 정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더운 여름날 규모가 작은 미술관에 가보라. 더운데 에어컨은 몇개 틀지도 않아서, 정말 지옥같은 느낌이 든다. 거기다가 사람이 많아서 옆의 사람과 접촉해야하는 상황이라면, 그것은 최악. 국립 과천과학관은 역시 국립이어서 그런지 규모가 매우 컸다. 작품을 전시할 공간도 많이 제공해주고, 체험할 것도 많이 준비해두었다. 우리가 첫번째로 향한곳은 바로 자연사관. 원래는 1층에 있는 내용부터 관람해야하는데, 뭣모르고 역사부터 알고 가자며 생긴 실수였다.  

자연사관은, 왠만한 박물관보다 그 규모가 컸다. 고생대 생물을 찰흙모양으로 정교하게 만들어놓은 것 하며, 설명도 아이와 어른을 위한 것을 동시에 준비해두었다. 그림과 함께 빨리 설명을 읽고 넘어가려는 어른을 위해 잘 보이도록 벽에 설명을 마련해두고, 컴퓨터같은 것에 관심이 많은 아이를 위해 '더 알아볼까요?' 시설을 구비해두었다. 덕분에 자연사관은, 다양한 유물들을 관람하며 쫘르륵 훑어볼 수가 있었다. 지금도 인상적이었던 것이라 한다면, 보통은 알기 어려운 한반도의 지질학적 결합 구조를 낭림육괴, 경기육괴, 영남육괴의 결합을 그림으로 과정을 보여주며 말했던 곳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이다. 아마도 연구를 통해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가정하에 이해하지만, 이렇게 일상적이지 않고 새로운 지식을 알려준다는 곳이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기초과학관부터 둘러봐야 한다는 통념을 무시하고, 첨단기술관으로 먼저 들어가버렸다. 이곳은 구역이 1과 2로 나뉘어있다. 첨단기술관 1에서는 먼저 첨단기술의 이론적 측면을 많이 서술한다. 현대의 새로운 에너지라던지, 새로운 기술이라던지 말이다. 첨단기술 2가 아마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들을 이용해 재미있게 노는 시간일 것이다. 맨 먼저 눈에 띈것은 내가 좋아하는 편에 속하는 항공기에 관한 것. 다양한 전투기, 항공기, 다목적기등에 관한 역사가 씌여있어서 내 관심을 돋구었다. 그 외에도 로보전시등의 시간이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그곳에 전시되어있다는 로봇의 특별공연은 보지 못하고 왔다.   

마지막으로 보고 가게 된 것이 바로 기초과학관. 말하자면... 놀이터다. '과학, 놀면서 배우자!'라는 문장 쯤을 생각하면 될까? 정말 아이들의 흥미 위주라고 생각되지만, 의외로 사고력을 매우 요구하는 것들도 많았다. 기차가 달리면서 공을 위로 내뱉는데, 그 공은 공을 뱉은 곳으로 다시 들어간다. 뉴턴의 관성의 법칙을 보여주고, 직접 생각해보면서 관성이란 것에 대해 느껴보라는 거다. 인상적이었다. 물론 자기부상열차도 있었지만, 일반 과학관같은 곳에서는 무조건 최첨단 기술만을 보여주려 고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단한 아이디어로 커다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게 만든 그런 과학적인 과학관이란 것이 마음에 들었다. 

원래는 천문관 같은 곳도 보고 가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모두의 발에 과부하가 걸려서 1초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다. 물론 여름 피서지로 선택된 이곳에 아이들이 너무 많아 고생이었다. 뭔가를 잡고 있거나 읽을려고 하면 바로 아이들이 몰려와 시끌벅적거리며 내가 하던 것을 뺏기기 마련이니까. 조금 참담한 기분으로 돌아왔지만, 그래도 과학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던 것 같아 매우 보람찬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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