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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 동백꽃 (문고판) ㅣ 네버엔딩스토리 14
김유정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7월
평점 :
김유정 작가의 작품 8가지를 이번에 만나 보았다. 29살의 이른 나이로 죽기 전까지 수많은 명작들을 남긴 김유정 작가. 그런 그의 이야기로부터, 가난하고 순수한. 그렇다고 바보는 아닌 그들의 재미있는 모습을 들여다볼 수가 있다.
동백꽃은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김유정의 작품으로, 대신 앞부분은 생략되어 있었다.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데, 소녀의 자신에 대한 관심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단지 자신의 괴롭히는 것으로만 여기고 매우 분해하는 그의 모습이 매우 재미있다.
봄봄에서도 주인공은 대릴사위로, 집에서 딸이 키가 다 자랄 때에 성례를 하기로 했지만, 그 딸은 도무지 자라지 않는다. 보통사람같으면 아마 딸이 다 안자라지 않았냐며 발뺌할까봐 계약에서 몇 년간, 또는 딸이 몇 살이 될 때라는 정확한 조건을 명시하지만, 그는 일을 열심히 잘하는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을 너무 믿는 그 순수함 때문에 그 고생을 해야만 했다.
만무방 편도 매우 재미있었다. 소작농인 형제, 응칠이와 응오는 힘들게 농사지어서 가을이 되면 잔뜩 웃어야 할 농군들이 뼈빠지게 지은 농작물이 모두 다른 이의 손에 넘어가고, 막상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빌어먹어야 하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사회적 모순을 일찌감치 간파하고서, 응칠이는 일찍이 농사를 그만두고 세상을 돌아다니며 삶을 살고, 응오는 아직까지 남아 병을 심하게 앓는 아내를 보살피며 힘든 삶을 살아간다.
해학이 잔뜩 담겨있지만, 동시에 당시대의 삶의 모습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노다지를 찾기 위해 같이 다니던 두 사람은 막상 발견한 금덩어리에 서로 차지하려다가 결국 한명은 돌에 깔려 압사하고, 다른 한명은 금 세덩이를 쥐고 그 곳을 빠져나간다.
8개의 작품들 모두에서 작가의 어릴적 특성이 드러나는 것 같다. 강원도 사투리가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그가 어릴적에 가족들과 함께 강원도에서 자랐기 때문이며, 또한 어린 시절에 부모님을 잃고 폐결핵에 걸려 매우 힘들고 불우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그런데 막상 행복이란 것을 모를 것만 같은 그의 삶이, 사람들에게 절로 웃음을 가져다주는 작품을 쓸 수 있게 해주었나보다. 힘들었기에 그는 작은 행복도 찾아내려는 노력을 했고, 그 노력 덕분에 그는 지금의 작품들을 써낼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