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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빛 김만덕 ㅣ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 1
김인숙 지음, 정문주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6년 2월
평점 :
현재 드라마로 김만덕이 방영되었다. 물론 나는 보지 못했지만, 부모님께서 무척 즐겨보시는 드라마로 기억한다.조선의 유명한 여성 CEO로, 객주를 차려서 상인들의 물건을 대신 팔아주거나 보관하는 등, 일종의 도매업자 일을 했던 김만덕. 가슴 따스한 그녀가 제주에 비춘 빛이 얼마나 밝은지를 이 책은 말해준다.
어려서 두 부모를 전염병으로 잃고,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할머니의 도움으로 살아남았던 만덕은 기생 설향의 집에서 살아가게 된다. 본래 심지가 굳고 자태가 고운지라, 사람들이 즐겨 찾았는데 비록 몸은 기생이지만 기적에 올려진 자신의 이름을 지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끝내 기생의 신분을 벗어나게 된다. 그리고선 그간 모은 돈으로 항구에서 큰 객주를 차리게 되는데, 다른 객주와는 달리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마음이 없어, 사람들 대부분이 만덕의 객주에서 거래한다.
비록 그녀도 이윤을 좇는 상인이었지만, 매점매석을 해서 값을 올려 받는 객주의 행태로 인해 굶주리는 사람을 보고서 분노하고, 흉년이 들었을 때에는 임금님도 구제하지 못한 백성들을 자신이 모은 돈으로 모두 곡식 500석으로 사들여와 그중 450석을 구호곡으로 보낸다. 그녀덕분에 살아남은 사람이 수천명은 될테니, 이는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한다.
따뜻한 인품을 가진 구녀는 구호곡으로 사람들을 도운 숭고한 정신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제주는 본래 사람이 살기 어려운 섬인지라 제주사람들이 자꾸 뭍으로 올라와서 제주의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나라는 월해금법, 제주 여자는 바다를 건널 수 없다는 법을 만들었다. 그래서 제주 땅을 벗어나지 못하는 제주 여자들중 만덕이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뭍으로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선 평생에 소원이던 금수강산 구경을 하고, 다시 제주로 돌아와 사람들에게 차츰 자신의 객주를 물려주고는 이제 제주의 마스코트같은 존재가 되어 그녀는 일흔 사세의 나이로 타계한다. 그러한 사람이 현대에 있었다면, 아마 큰 돈을 버는 대기업을 하나 세우고, 대기업의 모든 자산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쓰고 나서는 또 다시 큰 돈을 벌어들이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대에 태어났기에, 지금의 제주 사람들이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