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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나무 의자와 두 사람의 이이다 ㅣ 창비아동문고 149
마쯔따니 미요꼬 지음, 민영 옮김, 쯔까사 오사무 그림 / 창비 / 1996년 6월
평점 :
품절
히로시마. 원자 폭탄이 투하된 후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일본 작품 '맨발의 겐'도 전쟁에 반대했던 일본인들의 핍박이며, 히로시마의 원자투척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었는지를 다룬다. 주인공 겐은 사기를 처가면서까지 먹을 것을 얻어가며 홀로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 책도 그런 전쟁 이야기를 다룬, 매혹적인 소설이다. 말하는 나무 의자... 의자 장인이 만들어낸 한 의자가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이후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몇십년동안 기다린, 그런 감동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나오끼와 스스로를 이이다라 부르는 소녀 유우꼬는 엄마가 아소 화산을 취재할 일이 생겨서 할머니, 할아버지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문제는 그 곳에서 유우꼬가 급작스레 사라져서, 어느 한 집에서 이상한 행동을 시작한 것이다. 전에 하지 않았던 행동들과 그 곳에서 등장한 말하는 낡은 나무 의자... 딱 보니 어느 장인이 만들었을 법한 아름다운 무늬가 오랜 세월에 빛바래져 흐려 있었고, 이 끼익거리는 의자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장인과, 그의 손녀딸이 다시 집안을 데울 수 있도록...
의자의 주장에 따르면, 유우꼬는 돌아온 이이다라고 했다. 나오끼는 어떻게든 의자의 마음을 돌려보기 위하여 유우꼬는 그의 동생이라고 주장했고, 우연히 만난 리쯔꼬란 누나와 함께 오랜 연구 끝에 그 집 주인들이 히로시마로 떠났다가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된다. 한낱 의자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은 것은 참 대단했다. 어느날 집을 떠나서 몇십년을 돌아오지 않다가, 다시 돌아왔을 때 집안의 가구들이 나를 반겨주는 장면이란... 좀 무섭겠지 아마?
나오끼가 끝내 의자에게 유우꼬가 그가 알던 이이다가 아니란 사실을 말하자 의자는 무너져버린다. 그리고 밝혀서는 안될 것 같은 그 주인공은 다시 의자를 찾아가 조립해보지만, 의자는 자신이 알던 그 귀여운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 왔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야기도 참 매혹적이지만, 중간에 나온 히로시마 당시에 죽은 수많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행사를 통해서 과거에 죽은 그들의 선조에 대한 예를 기린다. 앞으로는, 이러한 대량 살상 무기가 터지면서, 수많은 사람을 비극으로 몰아가는 일만큼은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