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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청소년판 칼의 노래를 먼저 읽은 후에, 칼의 노래 원작을 먼저 읽어보려 했지만 현의 노래를 실수로 뽑아들었다. 그렇지만, 작품은 정말 좋았다. 무너지고 역사에 이름을 제대로 남기지 못했던 나라, 가야. 가야금과 가야의 악사, 우륵을 통해 보는 가야의 역사를 살핀다.
악기 박물관은 어디서 보았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서양의 다양한 악기들과 함께 우리나라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던 곳이 있다. 그 곳에는 물론 다양한 금도 있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열두 줄의 가야금이었다. 모든 소리를 표현하기에 충분하고, 또 손이 갖고서 소리를 모두 담기에 좋은 숫자.
가야는 망해야만 했다. 적응하지 못한자는 사라져야만 했고, 살아남기위해 뭉쳐야만 했던 이들은 뭉치지 못했다. 처음부터 육가야로 나뉘었던 것이 혼란의 원인이었고, 연맹 체제로 가야만 했던 것이 잘못이었다. 그렇게 이들은 차례차례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가야의 멸망은 세워질 때부터 예정되어있었다고 예상한다.
그런 가야의 이름을 이어가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했고,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중에 가야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이 바로 가야금. 혹시나 해서 네이버 백과사전으로 우륵에 대하여 조회해 보았다. 현의 노래를 먼저 읽고서 백과사전을 읽어보니 그의 일생은 그대로 담았고, 되려 그의 실제 기록을 읽고서 그 내용을 단축한 것만 같았다.
우륵의 삶은 하나하나가 영화의 한 장면같았다. 가야의 순장으로부터 도망친 시녀 아라의 이야기, 우륵의 아내 비화의 이야기, 가야의 대장장이이며 우륵과 비슷한 사고로 병장기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단지 지금 쥐고 있는 자의 소유일 뿐인 것이라고 한 야로... 그리고 우륵의 뒤를 이어 떠돌며 살아간 가야금의 명인 니문(이문)...
가야금의 현 하나하나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그 응축된 이야기를 풀면서, 현은 겪어온 삶을 잠시동안 공기중으로 퍼뜨린다. 김훈의 흘러가는 듯한 문체가 마음에 드는, 그와 두번째로 만나보게 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