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란 무엇인가 - 무위인無位人에 관하여 개념어총서 WHAT 5
이정우 지음 / 그린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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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란 무엇인가? 저번에 읽었던 '권력이란 무엇인가'와 마찬가지로, 정의를 내리기가 무척이나 까다롭다. 마찬가지로 주체를 백과사전으로 조회해 보았다. 민중국어사전의 내용을 옮기자면, 

성질·상태·작용의 주(主)가 되는 것.
¶ 행위의 ∼로서의 개인.
2.  『심』 마음 또는 주관. 심적인 온갖 체험이 행해지는 장(場).
3.  『철』 객관에 대한 주관. 의식하는 것으로서의 자아. ↔객체.
4.  단체나 기계 등의 주요한 부분. 

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성질, 상태 작용의 주가 되는 것이 바로 주체이다. 그러면, 우리 몸의 주체란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고,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는가? 나는 한국인이다. 한국은 동북아에 속한다. 그러므로 나는 동북아인이다. 동북아는 아시아에 속한다. 그러므로 나는 아시아인이다. 아시아인은 사람이다. 그러므로 나는 사람이다. 사람은 동물이다. 그러므로 나는 동물이다? 연결고리를 이렇게 종속되어 있는 것으로 이어가다보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 결국 정체성 찾기는 실패한다. 

정체성에 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많이 고민했었다. 나는 도대체 왜 살아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을까? 이 세상은 모두 나란 존재를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가? 기왕 이럴거면, 좀 더 공부 잘하는 두뇌와 체육 잘하는 신체와 잘 생긴 외모를 가져다주셨으면 어디 덧나나? 참으로 힘든 고민이다. 그래서 이 주체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구를 위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것은, '내가 죽으면 부모님이 매우 슬퍼하겠지?'이다. 일단 죽어서 환생을 한다고 가정하면, 우리가 그 부모를 다시 만나서 '넌 그때 왜 자살했니!'라는 말을 듣게 될 확률은 매우 적다. 논리적으로 따지면 그러한데, 우리는 스스로 자살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고 아이들의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권력에 비해서 주체란 말은 훨씬 더 이해하기 어려웠다. 너 자신의 주체가 되어라? 그러면 나 아니고 누가 될 수 있겠는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말이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긴 처음이다. 다시 읽어보고, 고민해보아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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