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7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이규환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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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이 책 속에 수많은 지식인들이 잠들었도다. 가난 속에서 영혼을 안식시키지 못한 이 청년이 살아가는 환경속에서, 있는 자들은 한없이 거만하게 가난에 찌든 그들을 내려다보고, 미처 오르지 못한 황혼의 길 위에 낙오자들을 욕보이리. 

이 책속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매우 위험한 사상을 갖고 있었다. 논문도 낸 적이 있는 그였지만, 그는 지식인이 사회를 부양하기 위해서 배우지 못한 자가 갖고 있는 재산이 그를 위해 사용될 수 있다면, 법을 뛰어넘더라도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과연 옳은 일일까? 이것은, 마치 강한 자가 약한자를 보호할만틈 강해지기 위해서, 도리어 그들의 먹이로 약한자를 제공해야 한다는 모순적인 원리다. 보호해주기 위해 잡아먹는다면, 차라리 강자는 필요치 않은 것 아닌가? 

이 남자는 스스로를 비범한 자라 여겼고, 노파의 재산을 이용해서 대학에 들어가 더 많이 배운 후 이 사회를 위해 일한는 것이 그의 의무라 여겼고, 결국 그의 사상은 한 노파와 이를 보게 된 한 여자를 도끼로 내려찍게 만들었다. 

이 남자는 오랫동안 고통받았다. 자수하고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자유를 택할지, 도망치고 육체적인 자유와 정신적인 고통을 택할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리고 그는 그를 아무 조건없이 사랑해 줄 수 있는 여자, 소냐덕분에 자수를 결심하고 평소의 그의 선행덕분에 8년이라는 짧은 기간의 형벌이 내려진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로는 그러한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모두 죄를 저지르면 그에 따르는 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벌은 항상 남이 주는 것이라고? 전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스로의 죄로 인해 스스로를 벌주고, 괴롭힌다. 그러면서 그것을 속죄하기위해 육체적으로 고통을 가하며 정신의 사슬은 점점 풀려난다. 죄와 벌은 그렇게 연관되어 있다. 

물론 죄와 벌에 관해 깨달은 점도 많지만, 이 책의 주요 관점은 그 당시의 사회상에  맞춰야 할 것이 아닌가 한다.  

귀족 자제들 중에서 잘 배운 교양있는 사람이 되었으나, 도박 등으로 집안이 망해 가난 속에서 살다가 가난한 사람들과 결혼하고, 폐결핵에 결려 약도 변변히 써보지 못한 채 죽어갔다. 또한 그 자녀들은 부모를 위하여 몸 파는 여자가 되기도 했다. 가난으로 인한 불행은 너무나도 잔인하게 여겨졌고, 읽는 내내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고 싶은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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