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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 ㅣ 미래의 고전 15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월
평점 :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상상속의 동물들이 존재했는데, 중국에서 비롯된 용이나 정의를 위한 동물 해치, 쇠를 먹고 살면서 나쁜 사람들을 응징한다는 불가사리등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람을 대신하여 나쁜 짓을 한 사람에게 벌을 주는 이야기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못된 행위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으며 살아가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지금처럼 부정부패가 상당했다. 아니, 훨씬 심했다. 정보 전달력이 부족했으니, 각 마을의 수령이 어떻게든지간에 임금의 귀에 자신의 행태가 들어가는 일만 막으면 그만 아닌가? 그래서 감찰사도 돈을 줘서 입을 막으면 그만, 신고하려는 사람도 잡아서 죽이면 그만이었다. 이러한 일을 어떻게든 막고자 암행어사를 만드는 둥 별의 별일을 다 해보았으나, 결국엔 다 헛일이었다. 과거제를 실시한 이유는, 글속의 내용에서 사람의 인성을 판단하고 얼마나 올바르게 사람을 판단한지를 가늠하기 위해서였지만, 화폐란 것이 생겨나면서 부정부패는 점점 더 심해졌다. 사람냄새 없는, 무서운 세상이 찾아오게 된 것이다.
이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들의 수호자가 한 명 생겨났다. 그들을 위협하는 무기의 재료이자, 그들을 가난하고 궁핍하게 만든 돈의 재료인 쇠를 먹고 사는 불가사리이다. 불가사리는 '불가살이', 곧 죽일 수 없는 동물이란 뜻에서 나왔다. 물론 이 책에서는 수령의 말장난으로 인해 검배는 결국 불가살이를 죽이게 되지만, 그래도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남아서 이 세계를 평정해 주길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름에조차도 담겨 있었다.
불가사리란 이름을 외쳐보면, 그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있는 듯 하다. 이 몹쓸 세상속에서, 그나마 남은 희망 한올라기를 상상속의 동물에게 걸 수밖에 없던 이들의 슬픈 현실을, 우리는 이해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