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운이 좋게 기회가 닿아 오늘 이 행사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아들 녀석 학교 기말 시험이 1주일 남았지만, 이런 행사가 과연 또 있을까? 생각해보니 하루 시험 공부를 못하더라도 뵐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아이와 한 달음에 다녀왔어요.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고, 먼발치에서 뵐 수 밖에 없었지만, 이 시대의 대표 지성인이 이어령 선생님을 이런 기회를 통해 좀 더 가깝게 알게 되는 계기를 가져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책을 읽고, 그 작가를 좋아하고, 관심을 가져서 그 작가의 책을 찾아 읽는 것에서 끝나던 아이의 생각이, 개인적인 관심과 그 분의 역량, 인생을 느끼며 최근 다람쥐 쳇바퀴 같은 단순한 일상에서 일탈, 정신적 빈곤을 해결할 수 있었던.... 덕분에 행복한 하루 보냈습니다.)
[만남 50년]
초대 문화부 장관이자, 총 157권의 엄청난 책들을 써낸 항상 젊은 생각을 갖고서 젊은 마음으로 살아가시는 이어령 선생님의 축하 공연이 오늘 이어졌다. 수많은 출판사들의 후원가운데, 수많은 춤꾼들과 국악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공연을 해주었다. 내 마음을 울리는 심금의 멜로디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우 유명한 사람들이 오직 이어령 한 분을 위하여 이 자리를 빛내러 와 주었다.
<읽은 책들, 읽고 싶은 책들>
과연 선생님은 젊은 생각을 유지하고 계시는 분이 맞는 것 같다.
그분의 작업실에는 일곱대의 컴퓨터가 있고, 항상 새로운 버젼이 나올때마다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이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고, 글을 집필하기도 하신다. 지금 춘추가 70세가 넘으셨다던데, 그 나이에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 개척자 정신에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의 새로운 세대보다 더 젊은 정신력으로 디지로그란 신조어를 만들어 빠르고 정확한 것과 감성적이고 섬세한 것을 결합한, 그런 종합적인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다.
오늘 공연에서 나온 분들은 김덕수, 국수호, 김운태, 하용부 등 중요 무형문화재나 유명한 춤꾼, 연주가들로 그 신이 내린 재능과 함께 수많은 노력과 고통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목소리, 몸끝마다 서린 유연함에 감탄하면서 공연을 지켜보았다. 이어령 선생님을 축하하기 위해 온 것인지, 공연을 보기 위해 온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끝나고 해와 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기대하던 스테이크 같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뷔페식이었기에 풍성하게 먹을 수가 있었다. 유명한 재즈 피아니스트와 보컬리스트, 이영경 님과 김민주 님이 등장해서 취약한 음질에도 불구하고 레스토랑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신 것을 보고서 감탄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맛있는 음식들을 음미하고, 그렇게 오늘의 즐거운 파티는 끝이 났다.
오늘 보았던 공연들은 평생을 가서도 잊지 못할 것 같다. 기대하고 온 것은 이어령 선생님의 강연이었지만, 휴식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오신 것이라는 말씀에 공연에 집중하기로 했다. 단지 박자를 맞추는 타악기가 모인 사물놀이가 만들어낸, 멜로디는 없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우리 민족 고유의 박자의 화음. .이렇게 오늘은 참으로 좋은 구경을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