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렸을 때 간혹 이런 대회도 참가하고는 했다.  그제 국어시간에 시화를 그린다고 하며 자신이 3학년 때 지은 시를 떠올리며 썼다고 했다. 내게 다시 쓴 그 시를 보여주었는데, 드는 생각이라고는 한참을 더 못 썼다는 것. 유려한 시를 원했던지... 내용이 사뭇 달랐다. 자신은 기억이 잘 안난다고 했는데...   

상을 받고 무척 기뻤했던 그 당시  한참 나중에 우편으로 수상모음집이라고 책자를 받았었다. 오늘 다시 꺼내서 아이도 읽게하고, 나도  읽어보았다.   

시든, 독후감이든 생활문이든 솔직한 글이 감동을 주고 아름다운데 어째 점점 나이가 들면 꾸미지 못해 안간힘을 쓰는 것인지 몹시 안타까웠다.  무엇보다 나자신이 가장 심하겠지만.... 왜 포장하고 숨기고 꾸며야 하는지... 솔직함의 미덕을 보여줄 준비도, 볼 준비도 되지 않은 탓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며 깊은 한숨을 허공에 쏟아내게 되더라.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어쩌면 그렇게 하나 같이 각각 짧은 시임에도 얼마나 진솔한지 또 얼마나 순박한지... 함께 맘이 아파 울고 또 울고 코가 빨갛게 되도록 눈물을 쏟아냈다. 늘 곁에 두고 배우고 싶은 시집이다.   

도봉정보센타 제2회  어린이 글짓기대회 수상작   <시부문 우수상작>  

지각 

오봉초 3학년 1반 최 상철 

 

아침에 눈떠보니 

여덟시 삼심분 

학교에 늦었다. 

 

안 울리는 시계 밉고 

안 깨우는 엄마 밉고 

 

양치질을 제대로 못해 

더러운 내 이 서운하고 

 

아침식사 제대로 못해 

남은 음식 서운하고 

 

지각하여 매 맞는 나 

서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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