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시간에 옛글읽기 문학시간에 읽기
전국국어교사모임 엮음 / 나라말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고전 문학을 읽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소양을 알기 위해 우리나라 작품만 읽으면 되지, 왜 구지 다른 나라 작품까지 읽는 것일까? 옛사람의 글은 꼭 읽혀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답은 지금 우리가 가지지 못한 지혜를 선조에게서 배운다는 데에 달려 있다. 아니, 지금 우리가 가지지 못한걸 선조가 가지고 있냐고? 그건 우리가 그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신의 지식을 기록하는 이유는 그 지식을 잊지 않고 후대에 전하기 위해서이다. 우리의 뇌라는 존재는 언제나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옛것을 잊어버리고,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전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마워해야할 선조들의 지혜의 총집함, 고전 문학들을 이 책에 모아두었기 때문에 더더욱 읽을 필요가 있다. 

이익, 체제공, 이순신, 박지원, 정약용, 김정희...과거의 유명한 온갖 위인들은 모두 자신들이 겪은 일이나 배운 일들을 모두 글로써 남겼다. 또한 이 글은 이야기 뿐만 아니라 편지, 전문등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폭넓게 고전 문학을 즐길 수가 있다.

김정희의 글을 읽었을 때에는 그의 참담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마지막 생애를 귀양살이를 하면서 보냈는데, 과거에 추사체로 이름을 날렸던 그의 시절이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껍데기만 남은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유일하게 자신을 아끼고 돌보아주는 제자 덕분에 그는 그나마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가 있었다. 인생의 마지막까지 버팀목이 되어주는 그런 제자가 나에게도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정약용 또한 그의 마지막을 귀양살이로 보내면서 엄청난 양의 책들을 그 당시에 저술한 분이다. 그는 참으로 백성을 아끼는 목민관으로, 그의 대표작중 하나인 목민심서에서 그가 다른 목민관들에게 바라는 태도를 적어두었다. 또한 그가 파리에게 글을 하나 남겼으니 이로써 그가 글을 쓴 대상은 다를지라도 목적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흉년이 지나고서 파리가 특히 듫끓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풍년이라도 반가울리는 없지만, 그나마 있는 음식도 조금이나마 뺏어먹으려는 파리가 얄밉기만 하다. 하지만, 흉년 때 물에 쓸려 죽은 시체를 치울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 그대로 썩히면서, 파리가 알을 낳을 곳을 제공한 인간에게 탓이 없다고 할 수 있는 건가? 정약용은 파리를 죽은 자들의 환생이라 생각했다. 비록 긴 글은 아니었으나, 그가 백성을 괴롭히는 관리들의 횡포를 간략해 보이면서도 자세하게 서술했다.

나의 선조들이 남긴 글들을 모두 읽어보면서, 참 많은 것들을 느낄 수가 있었다. 이 책이 필독도서로 정해진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될 정도이다. 선조들에게 큰 고마움을 느끼면서, 나 또한 이런 글들을 남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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