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발 중국 아가씨
렌세이 나미오카 지음, 최인자 옮김 / 달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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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펼쳐들었을 때에는 왜 큰발 중국 아가씨인지 궁금했었다. 물론 나는 중국에 전족이라는 풍습이 있었는지조차도 몰랐기 때문이다. 발이 남자 어른 발보다 더 큰 것인가? 그렇게 고민하다가, 결국 책을 펼쳐서야 중국의 여자에 대한 그 잔인한 풍습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세계에 여러가지 풍습이 있긴 하지만(가령 과거 이스라엘에서는 성년이 될 나이에 날카로운 돌을 이용해 포경을 했다.) 중국에서는 여자에게 더없이 힘든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 있다. 전족. 발에 붕대를 칭칭 감고서 발이 더 이상 자라지 못하도록 하는 풍습. 끔찍하리만치 오그라든 발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중국의 사회 개혁상을 표현한 책. 당시 사회는 중국이 중화국에서 막 벗어나 외국의 문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때였다. 그리고 여자는 무조건 전족을 해야한다는 풍습을 주인공 아이린의 아버지가 직접 막아섰으며, 그런 아이린의 든든한 벗팀목이 되어주었던 신사, 아버지는 결국 아이린을 혼자 남겨두고 죽음에 이르르게 된다.  

나도 어쩌다가 전통과 현대사회, 둘 중 무언가를 택해야 할 지 고민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가령 명절날 한복을 입어야 하는가, 평상복을 입어야 하는가의 문제에서는 어른들만 한복을 입고 대부분 그냥 평상복을 입고서 제사를 지낸다. 물론 과거에는 당치도 않았던 이야기겠지만, 지금 사회는 변화하고 있지 않은가? 선조들의 지혜가 너무 놀랍다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것들이나 예술품과 같은 것들은 꼭 보존해야만 한다. 그러나 너무 고집만 부려서는, 결국 흥선대원군이 홀로 조선을 폐쇄정치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어쩌다 미국으로 입양가게 되어 그곳에서 크고 자란 아이린의 이야기. 전통과 개혁에 관해서 크게 고민하게 해주었던 책이다. 또한 전통을 거부했던 한 소녀가 당당하게 자라난 모습을 보니, 역시 사회는 변화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은 남겨두고 잘못된 것은 당당하게 고칠 줄 아는 것이야말로 필요하다고 보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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