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3
서머싯 몸 지음, 송무 옮김, 나현정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시대를 앞질러 간다는 것은, 곧 너무 앞서 나갔다는 것이다. 폴 고갱과 같은, 오로지 예술만을 찾아나섰던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시대를 앞질렀기에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예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대가 찾아오면, 사람들은 다시 이 작품이 지금의 시대에 걸맞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렇게 앞질러간 예술가는 사람들의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아있게 된다.

평범함이라는 그 자체는, 단지 과거의 반복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를 앞지르는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있는 자만이 될 수 있는 자리다. 당신이라면,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최소한의 재산만을 가지면서 살아갈 수 있겠는가? 마하트마 간디나 혼을 바친 예술가가 바로 그런 자리를 차지했다. 반 고흐의 그림도 지금은 몇 십억원에 달하지만, 당시에만 해도 그는 예술계의 밑바닥이라는 평을 들었었던 정도이다.

사람을 있는 모습 그대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겉모습만 번지르르하지 속이 텅텅 빈 사람과 엮이면 안 좋은 일만 수두룩하게 생길테니 말이다. 오히려 폴 고갱을 모델로 한 시대의 예술가 찰스 스트릭랜드야말로 진정한 인간 아니었을까?

찰스 스트릭랜드가 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너무나 이상하다. 그는 40세까지는 매우 평범한 주식 중개인이었으며 친절한 부인과 결혼해 착한 아이들을 낳고 아주아주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남겼던 편지 한 통, 다시는 부인과는 살지 않겠다는 그 편지 한 통이 그의 가정을 확 뒤집어놓는다. 갑자기 파리로 떠난 그는 오직 100파운드를 가지고 허름한 여관에서 묵으며 살고 있다.

갑자기 예술에 투혼을 쏟는 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우리의 삶의 기준으로는 훌륭한 변호사나 검사 또는 돈 잘버는 의사가 되어서 마음껏 돈을 번 다음에 아름다운 아내와 예쁜 아이를 얻어 오순도순하게 여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훌륭한 인간의 기준이 그런 것일까? 오히려 시대를 앞질러가 이름을 남긴 사람들은 뭐란 말인가? 변화를 원한다면, 도전하라. 문둥병에 걸려 죽었으나 사람들에게 엄청난 작품들을 남긴 찰스 스트릭랜드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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