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곤충기
김정환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필요한 책 한 권을 들여오면 참 이래 저래 요긴하게 쓰인다. 이 책 한국 곤충기가 특히 그랬다.  백과 사전을 구비해 준다 준다 하면서도 가격면에서 내용까지 요리 조리 재다가 보니 결국은 구입을 못했다. 생각을 바꿔서 필요하다 싶을 때마다 도감류를 한 두권 씩 구입해서 아이와 함께 읽었는데, 전집류보다 필요할 때 마다 읽다 보니 제 값을 톡톡히 해줬다고 생각한다.

들여온지 얼마 안된 이 한국 곤충기를 들고 우리는 체험학습을  두 번 다녀왔다. 한 곳은 도봉산 아래 무수골이었고, 또 한 곳은 아이 친구 부모님께서 직접 유기농으로 재배하시는 작은 농장이었다. 



<팥, 보리쌀, 까만콩, 볍씨, 목화씨 등의 자연물을 이용한 나만의 곤충 만들기 액자까지 완성작 > 

집에는 이미 곤충기가 두 권이나 있었다.  아이가 1년을 잡지 정기 구독하면서 선물 받은 것과, 오래 전에 구입해둔 도감까지... 아이 어릴 적부터  거미, 사마귀, 달팽이, 사슴벌레, 개미 등 함께 사육을 해보며, 곤충 박람회를 여러 번 다녀 보니 곤충에 대해 아이와 함께 꽤 관심을 갖게 되었었다.  여태껏 없었던 한국 곤충기라니... 결국 참을 수 없는 호기심으로 이 책을 열어 보았었다.

선명한 실사 사진으로 우리 곤충을 직접 보았다. 대단한 것은 곤충별로 예를 들자면 메뚜기 경우 1령 애벌레에서 2령 애벌레, 3령을 거쳐 5령 애벌레로 탈피 과정을 아주 생생하게 사진으로 잡아내서 보여주는 것이다.  이 것을 보기 위해 우리는 실제 애벌레를 사육해 보는데,  이제는 주변에서 구경하기도 힘든 곤충들의 탈피 과정, 짝짓기까지  아주 생생하게 실사 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아주 놀라웠다.    

* 무수골 하천 부근에서 만난 여러 곤충들

도봉산 무수골. 내 어린 시절 늘 가면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던 개천. 그 개천을 서울에서도 송사리를 잡으며 자연과 함께 만끽할 수 있다니... 올 때마다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맑은 물에 발만 담그고 있어도 너무나도 기분이 좋은 곳이다.  돈 한푼 안들이고도 집 근처이니 자주 올 수 있는데, 아이들이 즐겁게 물놀이하며 식물, 곤충을 관찰 할 수 있는 곳이다.



중학생 두 아이들은 노련한 채집가 경력으로 이 작은 사육통안에 잠자리, 노린재, 배추흰나비, 칠성무당벌레 등을 잡았다.  냄새를 뿜어 자신을 보호하는 노린재. 그 지독한 냄새때문에 한번 만지고 나면 절대 잊지 못할 것인데, 우리눈에 예쁘기만 한 칠성무당벌레 역시 새나 거미에게 무릎에서 화학분질을 뿜어 적을 쫓는다는 사실. 동물이나 곤충이나 보호색보다 이 화려한 경보색은 먹지말라는 경고로 고맙기도 하고, 멋지지도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물에서 사는 곤충들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했었다. 우리 눈에 띄었던 것은 송장헤엄치게, 검정물방개정도였지만,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출판사 글에도 있지만,  내 마음에도 드는  이 책의 특징

1. 계절별로 알기 쉽게 구성된 한국 곤충의 한해살이 곤충의 특징과 생활 모습을 자세하게 이 책을 통해 관찰할 수 있다는 점.
2. 생생한 사진을 통한 생태 관찰
우화 및 탈피 과정, 곤충의 사냥 모습, 보호색과 경고색을 띠고 있는 곤충 및 산란 준비과정 등 살아 있는 곤충의 생태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  

3. 곤충 생활사를 흥미로운 주제로 소개
곤충의 식사시간과 처세술, 사냥, 우화, 비상, 짝짓기, 산란, 죽음 등을 다뤄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는 읽기책처럼 좋다는 점.
4.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대표 탐사지 소개
‘비무장 지대’, ‘울릉도’, ‘제주도’, ‘백두산’ 4곳을 저자가 탐사. 각 탐사지만의 독특한 곤충 생태 볼 수 있다는 점.
5. 곤충을 관찰할 수 있는 ‘시기별.장소별’ 찾아보기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와 함께 야외로 나가 직접 곤충을 관찰, 한국 곤충의 분포 현황을 이해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점.

* 이 책이 엄마 눈에 조금 아쉬웠던 점

p386~387. 두 페이지에 곤충의 몸 구조가 나와있다.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많은 곤충에 비해 나비, 딱정벌레, 매미, 벌, 잠자리, 메뚜기, 노린재의 몸 구조만 볼 수 있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칠성무당벌레 등 그래도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곤충들의 몸구조에 대해 좀 더 페이지를 할애했다면 더 좋았을텐데란 생각이었다.    

채집해온 배추흰나비

p12 상단의 배추흰나비, 뒷날개 뒷면에 노란 비늘가루가 많이 보인다고 했는데, 돋보기를 이용해서 찍은 이 사진을 통해 생생하게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이 배추흰나비 사육시는 꽃에 이온음료나, 설탕물을 꽃에 조금씩 뿌려주는데, 생화가 없을 시, 조화에라도 뿌려주면 된다.

계속 사육통 천장에만 매달려 있던 나비가 조화 주변에 앉아 빨대처럼 긴 입이 길게 펴졌다가 돌돌 다시 말리는 것을 돋보기를 통해 확인하며, 아이와 함께 신기해했다.  성충인 배추 흰나비는 사육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결국 이튿날 바로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 양주 농장에서 배추 흰나비, 개미, 벌, 달팽이까지 만나고 오다

초등 6학년 친구 아이들 7명, 그 동생들 초등 4학년 2명, 3학년 1명이 함께 감자 캐기에 여념이 없다.  감자도 캐보고, 점심으로 먹을 삼겹살을 위해 상추, 풋고추도 직접 따면서  식물과 함께 곤충들도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기농으로 해서일까?  달팽이도, 곤충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었다.   아이들 모두 함께 식물의 씨앗과 주변에 자연물을 이용해 곤충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보지 않고 그릴 수 있는 곤충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택한 곤충은 장수 풍뎅이와 무당벌레, 나비, 사슴벌레순이었다.  곤충의 더듬이와 다리 갯수를 생각해보면서 아이들은 자연물을 이용해 한동안 열중해서 만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작품들.  


며칠 뒤 우드락에, 한지를 이용한 자연물 곤충액자를 만들었다. 완성된 액자들이 자신의 마음에 흡족했던지 아이들 미소가 무척 밝았다.


한국 곤충기 홍보 책자를 출판될시 받은 것이 있었다. 엽서와 함께. 곤충기에 수록된 그 화려한 실사 사진으로 아이와 함께 나만의 팝업 곤충북 만들기를 해보았다. (곤충기에 겉표지로 싸여 있는 겉지를 이용해도 좋아요)  
 


곤충몸 구조를 보며 아이가 그림도 그리고 다시 한번 상기해 본 시간이었다.  표지에 수록된 곤충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서 책자를 다 만들고 쓸 때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책 속 곤충을 일일히 찾아보며 하다보니 책을 몇 십번은 뒤적인 듯 하다. 

입체 스텐드형 팝업북은  아래처럼 총 3가지 유형으로 만들었다.
아이는  "이 파리는 정말 잘 생겼어."라며 책 속을 여러 곤충을 아주 꼼꼼히 살펴보며 작업을 했다. 이 나만의 곤충 팝업책 만들기 작업은 최근 학교대표로 참가하게 된 여러대회로 일정으로 거의 1주일이상 소요되었지만, 완성되는 책자가 기대되는지 피곤한 내색도 없이 잘해 주었다.  겉표지 작업이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며칠 이내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우리는 이 책을 들고 무수골을 찾으려고 한다.  몇 날 며칠을 이 책으로 씨름하는 아이와 내게 남편 왈 "곤충박사 되겠다."

 그래, 우리 이 책 정복해서 곤충 박사 되어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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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7-09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목화씨는 한 번도 못 보았는데요~ 궁금~~ ^^*
곤충 만들기 액자를 들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여서, 만들면서 얼마나 좋아했을지 짐작이 가네요. ^^

최상철 2008-07-10 14:21   좋아요 0 | URL
^^ 목화씨는 하얀솜이 씨앗을 감싸고 있어요~ 네, 완성작을 보며 굉장히 뿌듯해 하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