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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요정 글로리아푸리아 ㅣ 작은거인 18
루카스 하르트만 지음, 김무연 그림, 강혜경 옮김 / 국민서관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분노의 요정, 글로리아 푸리아라는 제목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책. 책이 얼마나 재미있어 보이던지 마치 제 2의 "끝없는 이야기"를 보는 듯 했다. 책 뒷면을 잠깐 살펴보니 전혀 요정답지 않은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그래서 이 할머니가 바로 그 분노의 요정이던가? 하는 생각에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다. 일요일 우리집은 책정리와 대청소를 하느라고 가족이 모두 정신이 없었다. 혼란한 틈을 타서 엄마 몰래 몇번이고 보려는 시도를 해보았다. 하지만 걸릴 때마다 들려오는 대답은 이러했다.
"최상철! 이런 류의 책은 밤에 잠을 자기 전이나 학교에 가서 읽으랬지! 아무리 보고 싶어도 그 책 당장 책꽂이에 꽂아!"
벼락같은 목소리에 움찔하며 꽂긴 했지만, 궁금증은 여전했다. 그래서 하루의 해가 훌쩍 넘어가버린 밤이 찾아오자 편안하게 침대위에서 행복해하며 책을 펼쳐들 수 있었다.
걸핏하면 분노를 하는 겉보기에만 착한 아이, 마리. 마리가 이번에 분노를 일으킨 까닭은 부모님께서 가족 여행을 가기 위해 마리에게 친구들과의 여름 캠프를 포기하라고 해서였다. 여름 캠프를 가서 친구들과 못 지내는 것도 아쉬웠겠지만 마리에게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친구들과의 이야깃거리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은 둘째치고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친구와의 관계가 끊어질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분노를 일으킨 마리는 분노의 요정에게 자신에게 분노를 가져다 주지 않아도 된다고 편지를 주었고, 그러자 갑자기 마리는 분노의 요정의 세계속으로 빠진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분노를 삭힐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많은 것 같다. 나는 이 책속에서 그 방법을 찾아냈다. 물론 내가 분노를 불꽃으로 바꾸어 내뱉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분노가 마음속에 쌓인다면, 그것을 용기로 바꾸어야 한다. 만약 내 마음속에 어떠한 분노가 쌓인다면 그것을 내뱉지말고 튀어나오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해야 한다.
'아, 분노가 점점 치밀어오르는구나! 하지만 나는 용기를 낼 수 있어! 분노들아, 제발 가라앉고서 용기로 변해주렴!'
그런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몸에서 힘이 솟는다. 그런데 사람마다 분노를 가라앉히는 방법은 물론 다를 것이다. 나는 생각을 해서 가라앉히지만 어떤 사람은 숫자를 세면서, 어떤 사람은 손가락에 그림을 그리면서 가라앉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정 글로리아 푸리아의 나라에서는 마음속에 찬 분노를 불로 바꾸어서 내뱉는다는 말을 듣고 무척 신기해했다. 만약 그 사람들처럼 마음대로 불을 조절할 수 있다면, 못된 친구를 혼내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단지 분노를 조절하는 것이기 위한 수단을 뿐이기에, 오직 좋은 목적으로만 써야할 것이라 짐작된다.
만약 나에게도 마리와 같은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마리가 불꽃을 내어서 분노를 참자, 실제로 그녀에게 용기가 생겨서 주도권은 동생이 아닌 그녀에게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생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도 일부로 참으려하는 마리의 마음이 대단한 듯 했다. 나에게 동생이 있었더라도 그렇게 해주지는 못하고 매일 싸웠을지도 모른다.
분노란 감정은 참 신기하다. 실컷 화를 내면서 그 다음에는 온 힘이 빠진다. 나도 어쩔 때 화를 실컷 내고 나서는 그 다음에는 힘이 쫙 빠지기도 한다. 마치 마음이 허무하고, 공허한 듯한 느낌이 들면서 말이다.
분노는 쉽게 내서는 안될 감정인것 같다. 나에게 요정 글로리아 푸리아가 찾아와서 제자로 받아주는 일은 없겠지만 나 자신만의 방법으로 분노를 삭힐 수는 있을 것이다. 글로리아 푸리아와 그녀의 신하들, 그리고 마리의 이야기를 통해 분노란 감정을 좀 더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잘 알게 된 것 같았다. 긍정적인 에너지이며,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용기 에너지로 스위치 전환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