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섬 78번지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
우리 오를레브 지음, 유혜경 옮김 / 비룡소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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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 아이가 무려 다섯 달 동안 혼자서 건물에 숨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아주 흥미진진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유태인에 관한 많은 책들을 읽어보았지만 대부분 비극적인 이야기가 매우 많았다. 과연 이 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모자를 쓰고 태어났으니(모자란 간혹 아기가 태어나면서 머리에 쓰고 있는 양막을 말한다.) 행운이 항상 그와 함께 해 줄 것인가?

알렉스와 아버지는 독일 게토에서 살아가는 유태인이다. 세계 2차 대전이 시작하면서 급기야 헤어진 그들은 멀리 떨어졌다. 알렉스는 몇 일, 몇 달 아니면 몇 년이라도 계속 78번지의 무너진 건물에서 버티고 있으라는 부루흐 할아버지의 명령을 들었다. 그동안 살아왔던 비법으로 권총과 다양한 식량들을 가지고 78번지에 은신처를 만들어냈다. 3, 4층에 숨을 곳을 만들어낸 그는 갖은 모험하면서 많은 식량들을 축적하였다.

나는 알렉스가 이 때 정말 대단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혼자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식량을 모으는 일까지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서 밧줄을 이용해 은신처까지 만들어내니 나는 흉내조차 내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의 생존능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었으며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꼭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알렉스는 폴란드인 통신사 볼레크 아저씨와 만나고, 은신처에서 숨어지내면서 주위 사람들의 삶을 주의 깊게 지켜보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부상당한 헨리 아저씨도 돌보고, 의사 아저씨도 만났으며, 예쁜 여자 아이 스탸샤와도 사귀었다. 물론 스타샤는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멀리 시골로 떠나기는 했지만 말이다.  알렉스는 용감하고, 어린데도 남을 위할 줄 아는 헌신적인 면까지 갖추고 있었다.  그 힘든 상황속에서 어떻게 다른 사람까지 도울 수 있었는지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알렉스가 아무렇지도 않게 독일군을 총으로 쏴서 죽이는 장면을 보았을 때는 깜짝 놀랬다. 나보다 어린 듯한 아이가 어떻게 총을 이용해 독일군을 죽이고도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었을까? 하긴 독일군이란 놈들은 유태인들을 길가는대로 때려잡고, 마음내키는대로 죽였으니 복수심이 얼마나 쌓였을지 어느정도 이해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알렉스의 은신 생활을 보면서 마치 나도 함께 은신 생활을 겪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후딱 지나간 5달의  끝 즈음에 알렉스가 드디어 아버지와 재회하는 장면을 보았을 때는 정말 눈물겨웠다. 콧등이 시큰거리며 내 아버지를 그렇게 만났다면 나는 얼마나 기뻤을지 상상이 되었다.

알렉스가 그 이후로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이다. 독일군에 대항하는 무리의 일원이기에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다섯 달간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행운아로 거듭났으니 알렉스는 그 이후로도 쭈욱 살아가다가 2차 세계 대전의 끝을 지켜보았을 거라고 상상해 보았다.

두 차례의 세계 전쟁은 정말 사람들을 벌벌 떨게 했다. 원자 폭탄의 위력으로 일본에서는 큰 피해도 입었고, 유태인 학살로 수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독일 사람들조차도 죄없는 고향 사람들이 미군들에 의해 큰 피해를 받기도 하였다.  알렉스의 이야기를 들으니 재미있기는 하였지만 다시는 아이 혼자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없었으면 하고 바랬다. 제 3차 세계 대전따위는 절대 일어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간절히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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