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인터넷 서점 사이트 중앙에 위치했던 눈뜬자들의 도시. 책표지가 나에게 얼마나 강한 인상을 주었던지 나는 어른 책이여서 못 사준다는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졸라 겨우겨우 이 책을 얻어 읽게 되었다. 그런데 한 200남짓 페이지 정도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472쪽이였다. 그러나 난 그 쪽수를 무시하고 열심히 이 이야기를 읽었다.

세상 사람 모두가 눈이 멀었다. 한 명 한 명 차례차례 눈이 멀어갔다. 사람들은 눈 먼 자들과 절대로 접촉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그들도 모두 눈이 멀었다. 이 세상에서는 자신도 눈이 멀고 싶은 단 한사람만이 눈이 보였다. 그녀는 어느 한 의사의 아내이다. 세상에 단 한명 그녀만 눈을 뜰 경우,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이야기는 운전을 하던 한 남자로부터 단 한사람, 어느 안과 의사의 아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눈이 멀게되는 이야기다. 그들은 눈이 멀게 된 즉시로 눈이 안 먼 사람들에 의해 정신병원같은 곳에 감금되어 음식을 보급받는다. 그러나 눈뜬자들은 그들과 접촉해 눈이 멀까봐 음식만 겨우겨우 갖다놓고 관리를 전혀 안 해서 정신병원 안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질퍽질퍽한 오물로 가득한 바닥, 더러워진 침대와 옷, 그리고 눈먼 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약탈과 강간. 이 모두가 눈 뜬 자들의 세계와 다를 바 없다고 여겨진다. 우리 생활이 많이 개선되었다 한들 아직도 쓰레기로 가득 차 있는 도로의 아스팔트, 어두운 곳속에 이루어지는 도둑질등의 범죄.  이 모두는 지금 우리 사이에서도 많은 사람이 눈이 멀었다는 것과 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읽다보면 나도 절로 느낀다.  나 자신도 학교에서 오다가 길거리에 있는 카메라가 있으니 무단투기를 엄금한다는 경고에도 쌓여있는 쓰레기들.  침,  동물들의 분뇨 등을 보면 구역질이 난다.  그래서 서점에서 우연히 보게된 <눈뜬자들의 도시>에서는 아까와 똑같은 상황이 지속되어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정말 쓰레기로 가득 찬 이 세상을 개선해야하지 않을까?  사람들은 이 눈먼 자들이 하는 것을 보면

"아니 어쩜 이렇게 더럽게 살 수 있을까?"

라고 말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도 뭐가 다른가? 단지 눈이 보인다는 것 하나 차이로 별반 다를 것은 없다. 그들도 아무 도구가 없다면 살 수가 없을 것이다. 또한 그들에게 도구들이 있다 한들 빛이 없다면 어떻게 이용할지 모를 것이다. 현재의 많은 사람들이  도덕과 예절은 최소한만 지키며 눈먼자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주제 사라마구는 사회에 대한 비판을 이렇게 눈먼자들의 도시를 통해 표현한 듯 하다. 사람의 나쁜 이기적인 모습을 그대로 그려낸 책이 <눈먼자들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제 사라마구의 뛰어난 상상력에 매우 놀랐다. 그의 두번째 작에서는 눈뜬자들의 도시인데 눈먼자들의 도시에서 눈먼자들이 모두 눈이 다시 뜨이게 되었을 때의 이야기이다.그 책은 읽어보지 않아 어떤 내용일지는 모르지만 정말 궁금하다. 그런데 그가 왜 하필 의사의 아내를 눈뜬자로 택했는지 궁금하다. 눈이 멀고 싶지 않은 자는 눈이 안보이게 만드는 악마가 서서이 나타나지만 의사와 함께 병실에 있던 그녀만 유일하게 눈을 뜨다니... 어쩌면 그녀가 있었기 때문에 몇백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성인용책이라 그런지 중간중간에 야한 부분이 섞여 있다. 역시 아동이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책인 듯 하다. 하지만 난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눈 먼자가 가득하다는 아이디어는 정말 좋은 듯 하다. 나도 실제로 엄마가 없을 때 눈 먼 척 하며 방안을 돌아다녀 보다가 한번은 책장에다 머리를 박았었다.  눈이 먼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일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이틀 전 체험.  이런 책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해준다.  현재 이 뒷 이야기가 그리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지 않아서 약간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이렇게 눈뜬자들의 도시가 뒤편으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다니 정말 나이스타이밍이다.  2권을 곧 구입해 주신다는 말에 독후감을 이렇게 열심히 쓰는 중이다.

혹시 3권의 제목은 눈먼자와 눈뜬자들의 도시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하, 그것 참... 신기한 제목이다. 하지만 진짜로 딱 세계의 절반이 눈이 멀게 된다면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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