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부동산 핵심지역 40 - 2013 도시개발계획 현장보고서
백영록 지음 / 길벗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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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경기 회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연일 제시되고 있다. 정책 중에서도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쏟는 분야는 단연 부동산 정책일 것이다. 정부에서는 부동산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부동산경기가 앞으로 더 좋아질지 나빠질지 확신을 할 수는 없는 상태이다. 그도 그럴 것이 부동산은 한국인에게 '살기 위한 집'이면서 '사기 위한 재산'의 성격이 강하다. 그저 살기 위한 집으로만 부동산을 본다면 일반적인 재화와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을 따지면 되련만,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이 재산 증식의 수단이기 때문에 마치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듯 조심조심 그렇게 내다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집을 산다면 어디가 좋을까? 부동산 전문가 백영록이 지은 <서울경기 부동산 핵심지역 40>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 상황 속에서도 호재를 노리는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저자 백영록은 공인중개사와 법률중개사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주택 매매뿐 아니라 상가, 토지, 재개발, 재건축 등 풍부한 실무경험을 가진 국내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이다. 네이버, 포커스 등에 부동산 칼럼을 기고하고, 서울경제TV, RTN 등에서 부동산 관련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매체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는 서울과 경기, 즉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현황을 설명하고 전망을 제시했다. 서울은 한남재정비촉진지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용산 도시개발사업 등 총 24개 지역이 선정되었고, 경기권은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 분당신도시, 판교신도시 등 총 16개 지역이 선정되었다. 각 지역마다 지하철, 도로, 쇼핑시설, 학교, 공원 등 생활 기반 시설을 중심으로 장점과 단점이 간결하게 잘 정리되어 있고, 조감도도 컬러로 첨부되어 있어서 직접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설명을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 탓인지 장점과 호재 위주로 서술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각 장 마지막에 있는 투자포인트 코너를 보면 보수적인 견해가 덧붙여져 있는데, 앞부분의 설명보다도 이 코너가 현실을 더욱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부동산은 금액상 자산의 많은 부분을 투자하게 되기 때문에 어떤 정보나 소식, 소문을 접하더라도 현혹되지 말고 위험 회피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호재도 많고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오랜 침체를 벗어나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인구통계학적으로 보나 전체적인 경기 흐름으로 보나 서민의 입장에서는 호전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더군다나 무리한 대출을 해서 '하우스 푸어'로 전락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실수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재정 상태를 감안하여 욕심내지 말고 현명하게 부동산을 구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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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야? 머니야!는 어떻게 1억을 벌었을까? - 블로그 입문부터 월 1천만 원 수익의 프로블로거가 되기까지
조헌탁 지음 / 길벗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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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으로는 4년 넘게, 비공식적으로는(?) 8년 넘게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 중 하나는 블로그를 통해 인생을 바꾼 사람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단순히 사람들과 교류하고 인기나 명성을 쌓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쌓아 사업을 시작하거나 기존에 하던 사업을 보강하거나 취업에 성공한 사례를 심심찮게 본다. 대표적인 예가 '마린블루스'로 유명한 웹툰 작가 '마조' 님이다. 마조 님은 과거 홈페이지를 운영한 경험이 있으신데, 최근에는 '마조앤새디'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팬들과 소통하고 신작 만화를 공개하는 통로로 이용하고 계시다. 그 외에도 블로그를 통해 이름을 더욱 널리 알리신 일러스트레이터 밥장 님, 외국어 공부 비법을 공유하던 블로거에서 사업체의 CEO, 그리고 이제는 EBS '귀가 트이는 영어' 진행자로 변신하신 선현우 님 같은 분들이 있다.

 

 

최근에는 블로그를 단순히 직업적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블로그 자체를 직업으로 삼는, 이른바 '프로블로거', '전업블로거'도 늘고 있다. <머니야?머니야!는 어떻게 1억을 벌었을까?>는 바로 블로그를 통해 웬만한 직장인 연봉 부럽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블로거 조헌탁 님이 쓰신 책이다. 이 책에는 프로블로거가 되는 방법뿐 아니라 프로블로거로서 수익을 올리고 그 수익을 관리하는 방법까지 자세히 나와있다. 지난 달에 읽은 <파워블로그 비밀노트>가 초보자 수준의 블로거에서 파워블로거로 거듭나는 방법에 관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파워블로거 중에서도 수익형 블로거로 전환하여 프로블로거, 전업블로거가 되는 방법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블로거로서 제대로 활동해보고 싶다, 블로그를 통해 전업 또는 부업 수준의 수입을 올리고 싶다 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 조현탁 님은 2007년 블로그 시작 7개월 만에 무려 월 1천만원의 수익을 올리셨다고 한다. 수익도 수익이지만, 블로그 시작 2일차에 방문자 수가 무려 500명. 블로그를 시작한지 4년이 넘었는데도 일일 방문자 수가 이제 겨우 500명에서 1000명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내 눈에는 저자 분의 블로그 실력(!)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첫 장에는 블로그를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블로그 개설부터 제목 정하기, 스킨 꾸미기 등 초보 블로거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 위주다.

 

 

수익형 블로그 운영 방법에 대한 본격적인 내용은 2장에서부터 다루어진다. 전문적인 정보가 대부분인 가운데 내 눈에 크게 뜨인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알라딘 TTB 수익에 관한 내용이었다. 알라딘 TTB는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 운영하고 있는 광고 프로그램으로, 알라딘서점을 애용하는 나는 알라딘 서재뿐 아니라 블로그에도 알라딘 TTB를 게재하고 있다. 그러나 수익은 몇 년 째 몇 백원 수준인데, 저자는 무려 한 달만 해도 몇 만원 수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수익 수준이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보니, 확실히 저자의 내공이 장난이 아닌 것 같다.

 

 

이 책이 그저 블로그로 돈 버는 방법에 관한 내용만 다룬 것은 아니다. 직업으로서 사명을 가지고 블로그를 운영하는 전문 블로거와 수익과 홍보만을 목적으로 하며 사이버 스페이스를 어지럽히는 스패머를 구분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스패머는 수익이 되는 주제의 글만 포스팅하고, 다른 블로거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는다. 반면 전문 블로거는 관심 있는 주제가 있으면 몇 날 며칠이 걸려서라도 정성스럽게 포스트를 작성하여 업로드 하고, 덧글, 트랙백,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활발히 상호작용을 한다.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이상은 스패머로부터 시달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만 해도 하루에도 몇 개, 많으면 몇 십 개씩 스패머로부터 덧글, 안부글, 이웃신청 등을 받는다. 스패머인지 모르고 블로그에 방문했다가 이상한 내용이 있어서 서둘러 나온 경험도 더러 있다. 블로고스피어를 더럽히는 스패머 문제. 이 역시 수익형 블로그가 성장하면서 발생한 문제인만큼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것 같다.

 

 

수익형 블로그 자체에 대한 거리낌은 없지만, 사실 이제까지 오로지 수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블로거에 대한 반감이 없지 않았다. (스패머 탓이 제일 크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는 프로 블로거와 스패머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둘을 구별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수익형 블로그가 최선이 아니라는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블로그의 기본 목표는 사람들이 사이버 세상에서 소통을 하는 것이지, 수익을 올리는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되 전부 따라할 생각은 없다. 수익은 없어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블로고스피어에는 돈보다도 훨씬 소중하고 값진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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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 - 삶을 걸작으로 만드는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질문
이재규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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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을 외쳤다. 그의 예언대로 21세기 현재 육체노동으로 점철되는 산업화 시대는 저물고, 정보를 파는 정보산업, 서비스를 파는 서비스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블루 칼라'였던 노동자들 역시 추세에 발맞추어 '화이트 칼라'인 지식노동자, 정신노동자로 전환되고 있다. 이들은 몸값을 높이기 위해 틈틈이 자기계발을 하고, 지친 정신을 달래기 위해 심리 치유, 이른바 '힐링'에 시간을 쏟는다. 하루 종일 힘든 육체노동을 해야 했던 과거의 노동자들에 비하면 현대의 지식노동자들의 모습은 훨씬 편안하고 안락해보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치유를 구하는 이들의 모습은 결코 예전의 노동자들만큼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왜일까?

 

 

지식노동자들의 삶이 불안하고 피곤한 이유를 찾기 위해 앨빈 토플러보다도 먼저 지식노동자의 출현을 예고한 인물,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에 관한 책 <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를 읽었다. 그는 경영학자가 되기 전 잘나가는 투자은행가였다. 전도유망한 직장인이었지만 그는 입사한지 얼마 안 되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학창시절 그는 선생님으로부터 "너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는 '여러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준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랬다. 그가 보기에 투자은행가보다도 경영학자라는 직업이 인생의 목표를 이루는 데 더욱 적합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미국으로 왔고, 인생의 목표를 이뤘다. 

 

 

피터 드러커가 쓴 책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까지 데일 카네기가 자기계발의 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피터 드러커도 만만치 않다. 그는 3,4년마다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을 독파하며 외국어, 역사, 법, 정치, 경제 등의 분야를 독학했다고 한다. 새로운 학문을 학습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지만 본업(!)인 경영학에도 정열을 쏟았다. 그는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잘하는 일을 할 때 더 큰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자리, 즉 '적재적소'를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 노동자는 늘 스스로 '해야할 일을 무엇인가'라고 물어야 하고, 경영자는 '그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고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지식근로자'라는 개념을 소개했고, 이는 인사, 조직관리,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그의 사상을 읽고 있자니 현재 지식 노동자들의 삶이 불안하고 피곤한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적재적소에 있지 못한 까닭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경쟁 위주의 교육 제도에 길들여지고 획일화된 가치관을 주입 받으면서 사람들은 같은 모습의 삶을 추구하도록 강요받았다. 하지만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사람마다 적재적소가 따로 있다. 음악을 할 사람이 법관이 되고, 문학을 할 사람이 경영자가 되면 사회적으로 비효율이 발생하고, 그 비효율이 개개인의 불안과 피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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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세계 0.1%에게만 허락된 특권,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전설적 전략 강의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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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하버드 대학교 내에서도 하버드경영대학원은 특별한 위상을 지닌다. 이곳의 학생들은 이제 막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평범한 학생들이 아니라, 대다수가 연간 수익이 1,000만 달러에서 20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의 최고경영자 또는 최고운영책임자, 혹은 소유주이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들이 바쁜 스케줄을 미루고 다시 캠퍼스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20년 동안 재직 중인 신시아 몽고메리 교수 역시 세계 유수의 CEO들이 다시 캠퍼스를 찾게 만드는 인물이다. 그녀는 7년째 EOP(Entrepreneur, Owner, President) 프로그램의 전략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녀의 수업은 '최고의 강의'로 손꼽히며 많은 참가자들로부터 앵콜 강의 요청을 받았고, 그 후에도 참가자들을 계속적으로 그녀를 방문하며 자신의 회사의 컨설팅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학원, 그 중에서도 MBA는 학위를 따기 위해서 또는 경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 다니는 곳이라는 인식이 높기 때문에, 이미 사회적으로 성공한 CEO나 고위직 임원들이 일부러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몽고메리 교수를 찾는 학생들 대부분은 이미 성공한 기업체의 CEO다. 잘 나가는 CEO라도 새로운 정보와 경영 기술을 습득하지 않으면 금방 업계에서 뒤처질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 때문일까? 아니면 학교라는 공간 밖에서는 사업상의 고민을 토로하기 어려운 사회적 위치 때문일까? 어찌됐든 학교와 기업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진정한 '산학협력'의 사례인 것 같아서 부럽다.


이 책은 총 여덟 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먼저 전략과 리더십의 관계를 설명한 후, 2장에서는 미국기업 매스코가 가구사업에 진입하면서 고려한 전략의 사례가 나온다. 4장부터는 매스코의 사례와 대비되는 예로 이케아의 사례가 소개된다. 이케아는 우리나라에 아직 진출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세계적인 가구 기업이다. 이케아가 어떤 방식으로 세계적인 가구 기업이 되었는지는 여러 책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전략'이라는 프레임으로 다시 한번 짚어보니 새롭게 발견한 점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케아는 '개념(concept)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제까지 어느 기업이 가구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존 기업을 인수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거나 가격 경쟁을 하는 정도에 그쳤다. 반면 이케아는 '테마파크'와도 같은 매장 구조와 독특한 디자인, 고객 서비스로 가구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꾸었다. 좋은 전략은 기존 시장 상황에 맞추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발상을 통해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장에서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명품 기업 구찌의 사례가 등장한다. '명품은 디자인과 품질만 좋으면 잘 팔리는 게 아닌가?' 싶은데 그게 아닌가 보다. 구찌에 제 2의 전성기를 가져다 준 CEO 드 솔레는 명품 산업에도 새로운 비전과 적확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먼저 회사의 시장 내 위치를 파악하고, 톰 포드라는 스타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명품이라는 명성에 기대지 않고 효율적이면서도 고수익을 보장하는 사업 시스템을 마련했다. '우리는 패션을 진정한 사업으로 만들었습니다. (p.151)'라는 그의 말은 그가 구찌뿐 아니라 패션계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비단 패션뿐일까. 출판이나 음악, 영화, 만화 같은 예술 분야의 산업에도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7장에는 애플의 사례를 통해 전략상 고려해야 할 요소 중 하나인 '경쟁우위'에 대해 설명했다. 애플은 처음부터 기술, 디자인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었다. 그리고 어떤 부분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성공을 하기도 했고 실패를 하기도 했다. 이 사례가 의미하는 바는 '어느 날 그냥 잠자리에서 일어나보니 자기 회사가 새로운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거나 기업의 목적이 하룻밤에 바뀐 사실을 알게 되는 일(p.249)' 같은 건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빠르게 바뀌어도 인간이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있고, 누군가는 - 스티브 잡스처럼 - 예측에 성공했다. 그러므로 좋은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변화를 미리 예상하고 그에 맞추어 자사의 경쟁우위를 바꿀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마지막 장에서 나는 큰 울림을 느꼈다. 세상이 바뀌면 경쟁우위도 바뀐다는 것은, 즉 '영원한 경쟁우위는 없다'는 뜻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약점이 많은 회사, 개인이라도 비교우위가 있을 수 있고, 시장 환경에 따라 열위였던 부분이 언젠가는 우위로 바뀔 수 있다. 영원한 우위가 없듯 영원한 열위도 없다. 진정한 전략가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좋은 시절에는 위기에 대비하고, 안 좋은 시절에는 기회를 기다리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이것이 저자가 수업을 통해,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전세계를 주름 잡는 CEO를 비롯한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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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불변의 법칙
알 리스 & 로라 리스 지음, 김현정 옮김 / 비즈니스맵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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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야에나 교과서 내지는 고전 격의 책이 있다. 마케팅, 광고, 홍보 분야의 교과서 내지는 고전이라고 한다면 어떤 책이 있을까? 나라면 고민할 것 없이 <마케팅 불변의 법칙>, <포지셔닝> 같은 책을 들 것이다. 놀랍게도 두 권 모두 저자가 같은 사람이다. 바로 애틀랜타에 있는 세계적인 마케팅전략 전문기업 리스앤리스의 회장 알 리스다. 알 리스는 <포춘> 선정 500대 기업들을 위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경영 컨설턴트이자 마케팅 분야에서 무려 10여 권의 베스트셀러를 낸 유명작가다. 나 역시 대학시절 그의 저서를 읽은 적이 있다. 대학교 2학년 때 몇 개월 동안 모 기업에서 주최한 마케팅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전공이 아닌지라 프로그램 내용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껴서 혼자 공부할 겸 알 리스의 책들을 읽었다. 그 때는 그의 책들이 마케팅 분야에서 얼마나 중요한 책들인지 잘 몰랐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초보자에게 꼭 필요한 책을 만났던 것 같다.

 

 

<홍보 불변의 법칙>은 오랜만에 나온 알 리스의 신간이다. 책에서 저자는 지난날 <포지셔닝> 등의 책에서 주장했던 '포지셔닝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주장을 번복하고, '광고의 시대는 끝났다', 'PR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주장한다. "PR은 대중으로부터 신뢰를 받지만 광고는 그렇지 않다. PR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면 광고가 적절하게 연출된 광고 캠페인을 동원해 그 이미지를 활용할 뿐이다.(p.11)" 인터넷, 모바일 등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정보의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은 기업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광고와 같은 메시지에 현혹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목소리를 내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광고는 힘을 잃고, 블로그, SNS, 입소문 등 제3자가 발신하는 메시지의 힘이 상대적으로 강력해진 것이다.

 

 

저자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매우 많은 사례들을 제시한다. 가령 인터넷서점의 대표격인 미국 아마존닷컴의 경우 퍼블리시티로 인해 유명세를 얻게 된 다음에야 비로소 광고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인터넷서점만 보아도 광고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라디오 광고는 종종 들은 적이 있지만, '인터넷서점은 OO이 좋다(또는 싸다, 빠르다)'는 식의 입소문이나 포털 검색 등을 통해 퍼블리시티를 얻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책도 마찬가지다. 라디오나 신문 등에서 책 광고를 종종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입소문을 비롯한 퍼블리시티에 의존하여 이름을 알린다.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의 경우 아이들과 학부모들 사이의 입소문을 통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이제는 종영된 '오프라 윈프리 쇼'의 <오프라 북클럽>에 소개된 책들은 언제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방송에서 유명인이 추천한 책,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책은 반드시 베스트셀러가 된다. 사람들은 출판사의 광고는 믿지 않지만, 제 3자의 입을 거친 간접적인 홍보는 믿는 것이다.

 

 

출판에 관심이 많아서 출판 관련된 사례들만 소개했지만 책에는 전자, 통신, 유통, 식품, 서비스 등 수많은 분야의 성공한 또는 실패한 홍보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산업뿐 아니라 대학, 지역, 개인 PR 등도 다루고 있어서 기업 홍보 외에도 다양한 홍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단순히 성공한 이유, 실패한 원인만 분석한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인격화, 언어의 중요성 등 여러 관점에서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홍보를 그저 매출을 올리고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계 전반, 아니 사회 전체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주고 패러다임을 바꾸는 차원으로까지 올린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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