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 - 삶을 걸작으로 만드는 피터 드러커의 위대한 질문
이재규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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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을 외쳤다. 그의 예언대로 21세기 현재 육체노동으로 점철되는 산업화 시대는 저물고, 정보를 파는 정보산업, 서비스를 파는 서비스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블루 칼라'였던 노동자들 역시 추세에 발맞추어 '화이트 칼라'인 지식노동자, 정신노동자로 전환되고 있다. 이들은 몸값을 높이기 위해 틈틈이 자기계발을 하고, 지친 정신을 달래기 위해 심리 치유, 이른바 '힐링'에 시간을 쏟는다. 하루 종일 힘든 육체노동을 해야 했던 과거의 노동자들에 비하면 현대의 지식노동자들의 모습은 훨씬 편안하고 안락해보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치유를 구하는 이들의 모습은 결코 예전의 노동자들만큼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왜일까?

 

 

지식노동자들의 삶이 불안하고 피곤한 이유를 찾기 위해 앨빈 토플러보다도 먼저 지식노동자의 출현을 예고한 인물,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에 관한 책 <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를 읽었다. 그는 경영학자가 되기 전 잘나가는 투자은행가였다. 전도유망한 직장인이었지만 그는 입사한지 얼마 안 되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학창시절 그는 선생님으로부터 "너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느냐?"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는 '여러 사람들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준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랬다. 그가 보기에 투자은행가보다도 경영학자라는 직업이 인생의 목표를 이루는 데 더욱 적합한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미국으로 왔고, 인생의 목표를 이뤘다. 

 

 

피터 드러커가 쓴 책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까지 데일 카네기가 자기계발의 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피터 드러커도 만만치 않다. 그는 3,4년마다 관심있는 분야의 책들을 독파하며 외국어, 역사, 법, 정치, 경제 등의 분야를 독학했다고 한다. 새로운 학문을 학습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지만 본업(!)인 경영학에도 정열을 쏟았다. 그는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잘하는 일을 할 때 더 큰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사람은 자신의 재능을 최고로 발휘할 수 있는 자리, 즉 '적재적소'를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 노동자는 늘 스스로 '해야할 일을 무엇인가'라고 물어야 하고, 경영자는 '그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고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지식근로자'라는 개념을 소개했고, 이는 인사, 조직관리, 리더십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그의 사상을 읽고 있자니 현재 지식 노동자들의 삶이 불안하고 피곤한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적재적소에 있지 못한 까닭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경쟁 위주의 교육 제도에 길들여지고 획일화된 가치관을 주입 받으면서 사람들은 같은 모습의 삶을 추구하도록 강요받았다. 하지만 피터 드러커에 따르면 사람마다 적재적소가 따로 있다. 음악을 할 사람이 법관이 되고, 문학을 할 사람이 경영자가 되면 사회적으로 비효율이 발생하고, 그 비효율이 개개인의 불안과 피로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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