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마무리하는 [빅이슈]다. 마무리 하는 연말이 극심한 추위가 찾아와 많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분들,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날씨에 더욱 힘든 생활을 할테고, 이 [빅이슈]를 판매하는 빅판들도 추운 날씨에 고생을 하겠다.


  겨울이 추워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지. 이제는 예측할 수 없는 추위가 다가오고 있다. 여름에는 예측 불가능한 더위와 폭우가, 겨울에는 예상하지 못한 추위와 폭설이... 기후 위기, 기후 재앙, 온몸으로 겪고 있다.


이런 기후 재앙은 없는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데... 그나마 [빅이슈]가 온기를 전하고 있다고 해야 하나.


이번 호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호라고 보면 된다. 2023년의 키워드로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다. 다사다산이라는 상투어가 연말에 늘 쓰이는데, 정말로 우리들 삶은 다사다난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많은 일들, 그런 일들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면 좋겠지만, 더욱 힘들게 만드는 일들이 많았으니...


어디 나가서 밥 한끼를 먹으려 해도 이제는 세종대왕 한 분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생존에 꼭 필요한 음식값이 이렇게 올랐으니, 살기는 더욱 팍팍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 <올해 내가 주목한 뉴스>라고 해서 '고물가 사회'를 꼽은 것이 이해가 된다. 이것뿐인가? 국제적으로는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했는데 우리 정부는 오히려 일본 오염수는 오염수가 아니라 처리수라고 하며, 오염수 문제를 제기하는 말을 '괴담'이라고 했으니, 한 해 키워드로 남길 만하다.


또한 각종 '흉기 난동'들, 여기에 더해 교사들의 죽음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죽음. 대처 미흡으로 벌어진 많은 참사들... 법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데, 그런 법을 비웃듯 많은 비법(非法), 불법 행위들이 벌어졌고, 그에 대한 대처는 참 미약하기 그지없던 그런 한 해. 그래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는 여전히 부족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들에서 벌인 시위들...


가장 어려운 사람이 편하게 지내는 사회는 가장 좋은 사회라는 상식을 거부하는 것인지 아직도 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니, 이 역시 한 해를 마무리하는 키워드가 될 수 있고...


역사 문제에서 홍범도 장군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시작해 (이미 많은 역사학자들은 역사적 검증이 끝났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철거하는 문제 역시 키워드가 될 수 있다. 단지 동상을 철거하는 것으로 끝난 줄 알았더니'독립전쟁 영웅실'도 철거되었다고 하니, 대한민국은 광복이 아니라 건국이니, 그 전의 역사는 지금의 대한민국과 관련이 없다는 말인지...


이렇게 다양한 키워드에 대한 글들을 읽으니 다시 올 한 해 역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말이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사다난이라는 말보다는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난 해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가오는 새해는 좋은 일이 많은, 행복한 일들이 많아 사람들이 웃음을 머금고 지내는 날들이 많아지는 그런 해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빅이슈]도 한 해 많은 일들을 했을테고, 이들이 하는 일들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빛으로 다가갔을 거라 생각을 한다.


내년에도 [빅이슈]가 우리 사회를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할 거라 믿으며, 한 해 [빅이슈]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박수와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


덧글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종료된다는 '정문정의 말빨글빨'에 이런 구절이 있다. 정말, 이 구절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위로는 어떻게 조언하느냐보다 얼마나 집중해서 들어주느냐에 있고요. 그것만 된다면, 뻔해도 충분히 괜찮습니다.'(55쪽)


들어주기나 하나? 귀가 둘이고 입은 하나라는 사실을 망각한 정치인, 관료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들에게는 들어줄 귀가 없는지, 그러니 위로는커녕 오히려 질책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해 끝을 이렇게 우울하게 해서는 안 된다. 들을 귀가 없다면 들을 귀를 만들어주어야겠지. 듣게끔 해야겠지.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 헌법 제1조 제2항이겠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것이 지켜지는 나라, 그런 나라가 바로 민주공화국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일 매일의 진화생물학 - 진화는 어떻게 인간과 인간의 문화를 만들었는가
롭 브룩스 지음, 최재천.한창석 옮김 / 바다출판사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진화론. 물론 거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생물학계에서는 거부할 수 없는 이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윈에 관한 책들이 다시 많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 다윈의 학설을 계승한 학자들도 많은데... 이 책의 저자 또한 다윈의 학설을 계승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만의 용어로 심오한 논의를 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냥 우리 일상에서 만나는 일들과 진화론을 연결짓고 있다.


진화론을 경제학과 연결한다든지, 로큰롤이라고 하는 음악과 연결짓는다든지 이렇게 진화론이 생물학에 머물지 않고 우리들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진화론을 설명하는 책 답게 우리 몸부터 시작한다. 인간의 몸뿐만이 아니라 동물들의 몸도 진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왜 이성을 지닌 인간이 비만이 될까?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훑어간다. 수렵채집을 하던 시기부터 농경을 하게 된 시기까지... 각종 합성식품을 만들어내는 현대까지.


먹을 것이 귀했던 인류는 저장하는 몸으로 진화를 했고, 그런 진화의 결과 소비량보다 많은 지방을 흡수하게 된 지금은 자연스레 비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비만이 진화의 결과라는 것인데, 단지 진화의 결과라고 생물학에만 책임이 있다고 하지 않고, 경제와 문화를 융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어쩌면 진화는 (특히 자연선택은) 경제학의 원리와 같을지도 모른다.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용을 얻는 것. 그것이 진화로 우리 몸에 굳어졌다면 최소비용으로 너무도 많은 효용을 내는 음식들을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또 그렇게 필요한 영양소(맛)를 섭취하도록 진화해 온 몸이 어찌 비만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렇게 비만을 이야기하면서 다음은 인구로 넘어간다. 여기서 인구라고 이야기했지만 일명 성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 '섹스'에 관한 내용이다. 하긴 인구와 섹스가 연결이 안 될 수가 없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는 말이 있듯이 섹스 없이 인구도 없다. 물론 인간복제가 가능해진 지금은 섹스 없이도 인구를 늘릴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섹스 없이는 인구를 늘릴 수는 없다.


그러니 섹스는 진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단지 진화와만 관련이 있지 않고 경제와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그런 점을 여러 장에 걸쳐서 설명하고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일부다처제'를 생각해 보자.


'일부다처제'라고 하면 모든 남성들이 찬성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일부다처를 하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선 많은 여성에게 경제적인 윤택함을 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그 다음에는 권력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도 많은 권력을 지니면 더 많은 혜택을 지니게 된다.


그런데 소수가 많은 여성과 결혼을 하면 결혼을 하지 못하는 남성이 남는다. 이들은 어떻게 될까? 그냥 나는 어쩔 수 없어 하고 말까? 아니다. 자포자기한 사람들, 어떤 행동을 해도 손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래가 없기에, 그들은 사회불안 요소가 된다. 사회학적으로도 그렇다. 이는 단순한 진화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전적으로 우수한 종자가 자신의 종자를 퍼뜨리기 위해서 다른 약한 종들을 억압하면 약한 종들은 도태되지만, 도태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혼란이 일어난다.


특히 인간들처럼 70억명이 되는 개체수를 지닌 집단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자연스레 '일부다처제'가 '일부일처제'로 변화하게 된다. 물론 여전히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 또 성적 매력이 넘치는 사람들은 순차적인 일부다처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순차적인 일부다처제는 결혼-이혼-결혼-이혼-결혼 등의 과정을 거쳐 두 명 이상의 배우자로부터 자손을 낳는 경우를 말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그 사회에서 우성이라고 인정받는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다른 약한 사람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남기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기회가 없다. 기회가 없기 때문에 무모한 행동도 한다. 사회불안이 야기된다. 우성유전자들도 혼란에 휩쓸리면 자신들의 유전자를 남기기 힘들어진다. 그런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 일부일처제가 다수의 문화로 정착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한다.


로큰롤(락 앤 롤)도 마찬가지다. 가장 성적인 음악이 로큰롤이라고 한다. 이들 스타들은 바로 성적으로 우수하다고 뽐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락스타에 열광하는 것은 진화의 결과라고 한다.


화려하고 멋진 수컷... 우수하다고 진화를 통해서 선택되었지 않은가. 락스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동물을 보라. 화려한 수컷들은 자신들의 유전자를 전파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한다.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천적들에게 잡힐 확률이 높다. 그런데도 암컷들의 선택을 받아 자신의 유전자를 남길 가능성 또한 높다. 락스타들의 이른 죽음을 이렇게 동물 수컷들의 화려함과 연결을 짓는다. 


화려함 뒤에 있는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처럼 이 책은 진화론과 비만, 인구, 음악을 연결짓고 있다.


학술적인 논의를 한다기보다는 우리가 늘 접하고 있는 부분을 진화론과 연결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진화론에 대해서 반감을 지니지 않게 된다. 또한 진화론이 생물학에 국한되지 않고 경제학, 역사학, 문화인류학, 그리고 예술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는 훨씬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인장 2023-12-20 13: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스타에 열광하는 것이 진화의 결과라는 주장이 정말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음악에도 진화론이 엮일 줄은 몰랐는데요..!!!! 제가 락스타를 사랑하는 건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나봅니다..😻

kinye91 2023-12-20 14:20   좋아요 0 | URL
저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이 책을 읽어보니 진화론과 락음악이 어느 정도 관계가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양성'을 생각한다.


  [빅이슈]를 읽으면서 느끼는 점이 바로 이 다양성이다. 한 달에 두 번 나오는데, 그때마다 다양한 글들을 만나게 된다. 글들을 만난다는 표현을 바꾸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다양함이 편협함을 이겨낼 수 있게 된다. 노숙인들과 디저트가 한 책에 나오는 경우라니... 이제는 스러져 가는 도시와 화려한 장소들이 함께 나오기도 하고...


  이번 호에서는 '공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공정감각>이라는 책을 낸 사람들 이야기가 있다.


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청소노동자들이 시위를 하자, 수업에 방해가 된다고 소송을 건 일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수업권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수업을 받아야 하는 권리를 지키는 일, 그것이 공정이었다.


하지만 청소노동자들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 목소리를 냈는데, 그들을 고용한 업주도 아니고, 자신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한 덕분에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 학생들이 수업에 방해가 된다고 고소를 했으니...


모든 학생들이 그랬을까? 아니다. 대학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 '에브리타임'이라는 커뮤니티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도 [빅이슈] 이번 호다.


참고로 '에브리타임'은 전국 총 400개 대학교에 서비스를 지원하는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로 대다수 대학생이 이용한다(47쪽)고 한다.


이 커뮤니티에서 청소노동자들을 성토하는 글들이 만연했다고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소수의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그 중 한 사람이 말한 '타인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 감각을 기반으로 한 공정이 진정한 공정이지 않을까 해요'(49쪽)라는 말은 마음에 새겨둘 필요가 있다.


청소노동자들을 고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만든 고용주들을, 또는 학교 측을 문제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공감이 가고...


에브리타임이라는 말은 '늘, 항상'이라는 말이다. 다른 말로 하면 다양성이 아니라 단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커뮤니티에 거의 비슷한 반응들이 올라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자기 위안을 삼는 일. 여기에 균열을 내는 소수자들이 있고, 이들은 '공정'이 무엇인지 묻는다.


단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이 공정으로 가는 길일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 호에서 다른 '딩동댕 유치원'에 대한 글도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빅이슈]를 읽는 독자가 유치원생들은 아닐테지만, 유치원생들과 함께 지내는 사람들일 수는 있다. 그렇다면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은 어떠해야 하는가? 바로 다양성을 바탕으로 해야 하지 않나.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아이, 휠체어를 탄 아이들이 <딩동댕 유치원>에 등장하고, 그것도 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음을 자연스레 보여주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 어린이 방송도 다양성을 살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느끼게 해준 글이었으니... 이 글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만난 세계, <딩동댕 유치원>'


다양성의 대표적인 예가 생태계일텐데...생태 다양성이 보존되어야 하는데, 지금 새만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어떠한지... 갯벌 '수라'에 대한 글도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한 달에 두 번 [빅이슈]를 통해 만나는 다양성. 그 다양성이 나를 단일성의 늪에, 편협의 늪에 빠지지 않게 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근희의 행진
이서수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편소설집이다.


주인공들은 대체로 젊은이들이다. 대체로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나의 방광, 나의 지구'에 등장하는 인물은 중년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들 역시 젊은이가 겪는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는 별반 다르지 않다.


소설의 인물들은 모두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을 대변한다. 부유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날 그날 먹고 살기 바쁜, 자신의 미래를 점치기 힘든 그런 사람들.


미래를 살아갈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고통을 참고 견디라고 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고통이 미래에도 계속 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니,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미래는 소수를 제외하고는 현재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좌절한다.


집을 구하기도 힘들고, 결혼을 하기도 힘들며, 가족들 역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놓인 젊은이들이 이 소설집에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절망에 빠지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아주 칙칙한 분위기를 풍기지도 않는다. 칙칙한 분위기를 풍기기에는 그런 삶이 만연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래가 불투명할지라도 그들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너희 미래는 없어!'라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 고단한 삶일지라도 자신의 삶이기 때문이다.


소설집의 제목이 된 소설 '젊은 근희의 행진'을 봐도 그렇다. 요즘 추세에 맞게 유튜브 방송을 하는 근희. 그런 근희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문희. 하지만 문희가 아무리 못마땅하게 여기더라도 근희는 근희의 생활이 있다.


이 점을 근희의 편지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자신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잣대로 평가하지 말라는, 그런 평가는 편견으로 이루어지고 더욱 강화될 뿐이라는 것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아달라는 근희의 편지. 그것이 바로 기성세대의 눈으로 청년들을 평가하지 말라는 의미다.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의 관점(그것이 옳다고 여기면서 젊은이들의 행동을 잘못되었다고 재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을 고수하면서 젊은이들에게 훈계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 훈계는 훈계가 아니라 잔소리, 또는 꼰대짓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젊은이들은 그들만의 삶을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으므로.


그만큼 이 소설집에서는 2000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잘 그려지고 있다. 그런 젊은이들의 모습, 힘들지만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기성세대들이 지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칭찬에는 이유가 필요 없지만 비난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 문장 하나면 된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남들을 비난하는가? 비난이라는 말이 그렇다면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는가로 바꿔도 좋겠다.


  나는 그렇지 않은데 남 때문에... 남이 하는 일은 다 문제가 있다고 쉽게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없다. 그냥이다. 저들이 하면 그냥 싫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근거 찾을 필요 없다. 그냥, 그들이 잘못했으니까. 그들은 그들의 욕심만 채우려고 할 뿐이니까. 나를 이해하지 못하니까.


과연 그럴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남보다는 나에게 문제가 있을 때가 있다. 그러니 비난을 할 때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근거가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횡행하는 비난들... 그 많은 비난의 화살들이 비 쏟아지듯 하고 있는데, 비난의 화살들이 난무하는 데도 이유를 대지 않는다. 근거를 찾지 않는다. 그냥 비난만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근거 없는 비난, 그러니 반성은 없다. 반성이 없으니 발전도 없다. 고쳐지지 않는다. 자신이 잘못한 것이 분명한데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상대가 자신을 비난했으니, 그 비난을 반박하기에 급급하다.


비난을 반박하는데 동원되는 것이 또 비난이다. 비난들의 악순환. 그러면 개선은 없다. 치킨 게임만 할 뿐이다.


무모한, 생산적이지 않은 싸움. 그냥 자존심만 지키려는 싸움일 뿐이지 않은가. 비난이 난무하는 세상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해진다.


[빅이슈]를 읽으면 이유 없는 비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래서 좋다. 또한 비난보다는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이 앞서기 때문에, [빅이슈]는 비난보다는 칭찬이 앞선다는 생각을 한다. 비난으로 느껴지는 글들도 비난이 아니다. 비판이다. 좋은 쪽으로 바꿔가려는 비판.


가령 이번 호 기획이라고 살 수 있는 '테크 기기들'에 대한 글들은 비난이 아니라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유가 있는, 근거가 있는 비난을 비판이라고 한다면 그렇다.


'생활을 옭아매는, 생활에 얽힌 테크 기기들'이라는 글을 보면 잘 알 수 있게 된다. 테크 기기들이 우리 삶을 많이 잠식하고 있지만, 그것들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 삶이 좀더 풍요로워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니.


비난을 아예 안 할 수는 없을 테다. 그럴 때마다 첫문장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생각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