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생각한다.


  [빅이슈]를 읽으면서 느끼는 점이 바로 이 다양성이다. 한 달에 두 번 나오는데, 그때마다 다양한 글들을 만나게 된다. 글들을 만난다는 표현을 바꾸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다양함이 편협함을 이겨낼 수 있게 된다. 노숙인들과 디저트가 한 책에 나오는 경우라니... 이제는 스러져 가는 도시와 화려한 장소들이 함께 나오기도 하고...


  이번 호에서는 '공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는 <공정감각>이라는 책을 낸 사람들 이야기가 있다.


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청소노동자들이 시위를 하자, 수업에 방해가 된다고 소송을 건 일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수업권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수업을 받아야 하는 권리를 지키는 일, 그것이 공정이었다.


하지만 청소노동자들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자신들의 생계를 위해 목소리를 냈는데, 그들을 고용한 업주도 아니고, 자신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한 덕분에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된 학생들이 수업에 방해가 된다고 고소를 했으니...


모든 학생들이 그랬을까? 아니다. 대학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 '에브리타임'이라는 커뮤니티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도 [빅이슈] 이번 호다.


참고로 '에브리타임'은 전국 총 400개 대학교에 서비스를 지원하는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로 대다수 대학생이 이용한다(47쪽)고 한다.


이 커뮤니티에서 청소노동자들을 성토하는 글들이 만연했다고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소수의 목소리를 내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


그 중 한 사람이 말한 '타인의 삶을 상상할 수 있는 감각을 기반으로 한 공정이 진정한 공정이지 않을까 해요'(49쪽)라는 말은 마음에 새겨둘 필요가 있다.


청소노동자들을 고소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만든 고용주들을, 또는 학교 측을 문제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공감이 가고...


에브리타임이라는 말은 '늘, 항상'이라는 말이다. 다른 말로 하면 다양성이 아니라 단일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커뮤니티에 거의 비슷한 반응들이 올라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자기 위안을 삼는 일. 여기에 균열을 내는 소수자들이 있고, 이들은 '공정'이 무엇인지 묻는다.


단일성이 아니라 다양성이 공정으로 가는 길일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 호에서 다른 '딩동댕 유치원'에 대한 글도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빅이슈]를 읽는 독자가 유치원생들은 아닐테지만, 유치원생들과 함께 지내는 사람들일 수는 있다. 그렇다면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은 어떠해야 하는가? 바로 다양성을 바탕으로 해야 하지 않나.


자폐스펙트럼이 있는 아이, 휠체어를 탄 아이들이 <딩동댕 유치원>에 등장하고, 그것도 이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음을 자연스레 보여주고 있다고 하니, 우리나라 어린이 방송도 다양성을 살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느끼게 해준 글이었으니... 이 글은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만난 세계, <딩동댕 유치원>'


다양성의 대표적인 예가 생태계일텐데...생태 다양성이 보존되어야 하는데, 지금 새만금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어떠한지... 갯벌 '수라'에 대한 글도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한 달에 두 번 [빅이슈]를 통해 만나는 다양성. 그 다양성이 나를 단일성의 늪에, 편협의 늪에 빠지지 않게 해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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