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힘으로 교직을 디자인하라 - 대한민국 교사로 살아남기
최선경 지음 / 프로방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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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텔레마케터를 비롯해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흔히 감정노동자라고 한다. 이들은 손님을 대할 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만큼 감정노동을 하는 집단이 교사가 아닌가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사는 확실히 감정노동자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을 넘어 자신의 모습을 통해 학생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을 매일매일 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다.

 

학생들 앞에 서서 군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교사는 절대로 군림하지 못한다. 오히려 학생들의 감정에 맞춰 교육활동을 하려고 몸부림친다. 학생들과 정서적인 유대관계가 형성되지 못하면 지식 전달부터 행동방식까지 어떤 것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학생과의 관계만이 그런가. 아니다. 학부모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교사들, 또 교육관료들도 관계된다. 이 많은 사람들과 날마다 접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발생한다. 그래서 교사는 감정노동자로서 나날이 힘든 생활을 하게 된다.

 

자칫하면 이 많은 관계들 속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런 과정을 한참 거치게 되면 교사들은 자포자기가 된다. 매뉴얼대로만 행동하려고 하는 교사들이 생긴다.

 

자신의 감정은 최대한 억누르고 주어진 매뉴얼대로만 행동하면 그다지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교육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민망해진다.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이런 교사들과 정서적인 유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학생의 삶에 영향을 주는 것은 요원해진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은 각기 다 다르다. 그렇게 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데 어떤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 가지 들 수 있는 것은 진정성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행동한다는 진정성. 그런 진정성을 지니고 지내다 보면 다는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는 정서적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때부터는 교육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꽤나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년 이상 교직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년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한다. 모두가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저자가 지키는 태도는 바로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태도다. 그런 태도가 학생들에게 전해지게 노력을 한다.

 

이 책은 그러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교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교사가 되어서 한 활동들, 다양한 수업 방법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이 책의 저자인 최선경 교사가 말하는 것은 수업 방법보다는 왜 그것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먼저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가르쳐야 하는가? 이 질문을 학생 입장에서는 왜 배워야 하는가로 치환될 수 있다. 즉 의미를 발견해야만 그 다음 활동들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교과 지식이 아니라 삶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는 것.

 

그러니 다양한 수업 방식들은 학생들로 하여금 지식을 습득하게 한다기보다는 삶의 태도를 형성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교사가 긍정적인 자세를 지니고 생활을 하면 더 도움이 되고.

 

이 책을 읽으며 세상에서 가장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생활해야 하는 사람이 교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교사가 얼굴을 찌푸리고 수업을 하면 학생들에게 지식전달에서도 실패할 뿐만 아니라 인간 관계에서까지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늘 사람을 만나는 직업인 교사는 자신의 표정, 행동 하나에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야 한다. 그래야만 그런 긍정의 힘을 전파할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 최선경 교사는 한 해에 단 한 명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 성공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단 한 사람조차도 변화시키기 힘들다. 다만, 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교사는 그렇게 학생들에게 단 한번이 아닌 수많은 기회를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계속 추구할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는 존재, 그런 존재가 교사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교사들은 긍정의 힘으로 교직에 있어야 한다.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사람이나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 또는 교사를 이해하고자 하는 학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교사 자신도 긍정적이어야겠지만 교사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긍정적이어야 한다.

 

자신과 만나는 사람을 부정의 눈으로 바라보면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고, 자신을 더 힘들게 할 뿐이니까.

 

이 책은 이렇듯 어려서부터 교사가 되어 지내온 20여 년을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특히 교사들에게 긍정의 힘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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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끝났어요 토피아 단편선 1
곽재식 외 지음 / 요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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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 소설이라고 해도 좋고, 영어를 써서 SF소설이라고 해도 좋다. 미래를 이야기하는 소설은 우리들의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다. 상상과 지식이 반대될 것 같지만 상상은 지식의 밑받침이 없이는 발휘될 수 없다. 그러므로 공상과학 소설이라고 해도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으로 전개되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집의 주제는 유토피아다. 유토피아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상상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아주 다양한 유토피아가 지금까지 표현되어 왔다. 이 소설집에서도 각자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를 작품을 구현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읽다보면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소설도 있다. 디스토피아, 절망의 세계인데, 유토피아가 주제인 소설에서 디스토피아를 느끼다니, 그렇다면 이 유토피아 시리즈 말고 디스토피아 시리즈가 있는데 그 소설들에서는 유토피아를 느낄 수 있단 말이 된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동전의 양면이다. 세상에 천국만이 존재한다면 그런 세계가 과연 유토피아일까?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의 존재로 인해서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공포와 절망이 작품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김주영의 '프레스톨라티오의 악몽'은 어두운 세계를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원하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를 생각하게 해죽 있다.

 

우리가 없는 존재로 취급한다고 해서 있는 존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 이것을 꿈이라는 방식의 통신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사람들, 이것이 프레스톨라티오의 악몽이다. 악몽이지만, 그것은 우리가 잊었을 때, 또는 잊으려고 할 때 나타나는 것이다. 잘못된 역사, 부끄러운 역사를 감춘다고 그것이 사라지지 않는다. 악몽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악몽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현실을 바꿔 나가는 것이다. 소설은 그렇게 결말을 내고 있다. 디스토피아의 세계를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그것이 바로 유토피아임을 생각하게 한다.

 

이와 반대로 행복의 세계에서 불행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소설이 김초엽의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다. 갈등, 비난을 모르고 지내는 세상에 살던 사람들이 성년이 되면 순례의 길을 떠난다. 그리고 몇몇은 돌아오지 않는다. 왜 돌아오지 않을까? 이에 대한 의구심을 지닌 데이지가 순례의 길을 떠나면서 소피에서 글을 남기는 형식으로 쓰인 소설이다.

 

이들이 떠나는 순례지는 지구다. 온갖 비난과 갈등과 분리와 다툼이 있는 곳. 그런데 이곳을 이렇게 만든 사람은 바로 행복의 나라를 만든 창시자다. 유전자 선택이라는 것을 통해서... 하지만 이 결과는 분리와 갈등으로 끝난다. 그래서 창시자 릴리는 떠난다. 이 릴리를 찾아온 딸 올리브는 자신들이 만든 행복의 세상에서 지구로 가서 죽는다. 왜? 이렇게 행복한 세상을 놓아두고?

 

불행한 세상에서도 행복이 있음을, 유토피아를 떠나 디스토피아로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의 이야기. 결국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유토피아가 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곽재식이 쓴 '로보타 코메디아'는 단테의 '신곡'을 연상시킨다. 다만 지옥을 여행하는 존재가 로봇일 뿐이다. 역시 지옥을 보여주어야 천국을 꿈꿀 수 있다. 구한나리의 '무한의 시작'은 인류의 새로운 시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새로운 시작, 그것이 바로 유토피아이어야 한다.

 

이산화의 '전쟁은 끝났어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인간도 결국 원자(분자)의 결합이라면 이것들을 이용해서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과연 유토피아인지 고민하게 하는데... 화학 작용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것, 이것의 부작용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다'에 나오고 있지 않은가. 또한 많은 디스토피아 소설에서 다루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아 결합되어 있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유토피아가 결정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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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생물과 산다 - 인류 기원부터 시작된 인간과 미생물의 아슬아슬 기막힌 동거
김응빈 지음 / 을유문화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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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생물과 산다'란 제목을 바꿔 보자. 미생물이 없다면 나는 살 수 있을까? 없다가 정답이다. 미생물이 내 몸에 너무 많아도 내가 살기 힘들지만 없어도 살 수가 없다. 그럼 제목을 '나는 미생물이 없으면 죽는다'라든가 또는 '내 삶은 미생물 때문에 유지된다'라고 바꿀 수 있다.

 

미생물.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존재들. 그러나 미생물 하면 우리는 해로움을 먼저 떠올린다. 바이러스 하면 우선 병을 떠올리듯이 미생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미생물에 대해서 바로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이다.

 

저자는 미생물에 대해서 우리가 알아야 한다고, 우리는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미생물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지만 미생물로 인해 우리의 삶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라고 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용이 어렵지 않다. 전문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미생물들이 말하는 이로 나와 자신들이 어떻게 인간들에게 오해를 받는지를 시작으로,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온 미생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러한 미생물들을 탐험한 과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우리에게 알려준 과학자들. 이들의 노력으로 미생물이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미생물들이 너무 많음을 알려주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미생물 세계의 귀퉁이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또한 미생물과 인간의 대결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미생물이란 존재를 발견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노력, 여기에 다시 살아남으려는 미생물들의 진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항생제다.

 

처음에는 인간이 완전히 승리한 것처럼 보였지만, 미생들이 내성을 지닌 존재로 진화해가고 있다는 것, 슈퍼박테리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그래서 인간과 미생물이 적대적인 관계로만 가다가는 끝없는 갈등만 반복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미생물이 우리를 보호해주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미생물이 우리에게 해를 끼치기도 하지만 이익을 주는 경우도 많음을, 미생물이 없으면 우리 인간이 살아갈 수 없음을 인식하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단지 미생물만이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다른 존재들을 존중해야만 우리 인간도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요즘인데... 이 책은 감염병의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생각하게 해준다.

 

이 책에서 생각해야 할 것. 가장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 똥에 관한 것. 우리는 똥하면 벌써 얼굴을 찡그리고 코를 막는 시늉을 하지만 똥에 있는 미생물들은 우리들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

 

2부 7장의 제목이 '똥값도 금값으로 만드는 미생물'이다. 장 건강이 안 좋은 사람에게 장을 건강하게 해주는 방법은 장이 건강한 사람의 장 속에 있는 미생물을 이식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것. 장에 있는 미생물을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똥에 있다. 그러니 똥값은 곧 금값이다. 우리 건강을 지켜주는 값인 것이다.

 

오픈바이옴이라는 비영리기관 이야기가 나온다. (102쪽) 생각해 볼 만하지 않을까?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도우려는 친지들의 열망에 과학자들의 호기심이 합쳐져 세워진 비영리기관이며, 안전한 '똥 이식'이 가장 큰 설립 목적(102쪽)이라는 이 기관은 '좋은 똥'을 모은다고 하는데... 조건이 까다롭단다. 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질의 똥을 모으는 것, 헌혈이 아니라 헌분이다. 한 회당 40달러란다. (103쪽 참조)

 

왜 그럴까? 미생물 때문이다. 미생물로 우리 건강을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식하지? 내시경이 있지만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캡슐로 만드는 것. 실제로 만들었단다. 오픈바이옴에서.  여기서 우리나라 옛날 명창들 이야기도 나온다. 똥물을 마셨다는 명창들... 그 똥물이 미생물과 관련지으면 건강식일 수밖에 없다는 것.

 

이렇게 더럽다고 여기는 똥 속의 미생물들 이야기를 통해 미생물이 우리들 삶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알려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도 있다. 우리는 무균실에서 살아갈 수 없다. 균이 없으면 우리 몸 면역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미 우리는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미생물과 함께 살아왔다.

 

이 책은 그런 미생물에 대해서 쉽고도 자세하게 잘 알려주고 있다. 자, 막연히 미생물에 대해서 두려움만을 지니지 말고 그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자.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생활 방식을 만들자. 그러면 된다. 그게 바로 지구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필요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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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제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중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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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했다. 새로운 감각을 지닌 소설가의 소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1회 수상작품집이라는 것은 그 작품집의 성향이나 경향을 알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총 7명의 소설가를 선정했는데...

 

읽으면서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반성완 역) 첫 장면이 떠올랐다. 별을 보고 길을 갈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라는 의미의 문장. 문명이 발달하면서, 인식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별을 보고 길을 가지 않는다. 우리가 길을 찾는 내비게이션은 하늘이 있지 않다. 우리 손 안에 있다. 일명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그렇다면 우리는 길을 찾는데 멀리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른 존재를 살피지도 않는다. 그냥 자신만 볼 뿐이다. 이런 시대에 소설을 읽을까? 별을 보고 길을 가는 시대가 사라지자 소설이 등장했다고 했는데, 별을 대신하는 존재로 손 안의 핸드폰이 등장하자 다시 소설의 시대는 사라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언제든지 길을 찾을 수 있기에 다른 존재를 바라보지 않는다. 그러니 굳이 소설을 읽을 필요가 없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나와 다른 삶을 만난다는 것, 내 삶의 길을 찾는 노력을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는데 왜 소설을 읽을까? 이런 시대에도 소설은 계속 살아남을 것인가? 이런 질문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소설은 살아남는다. 손 안의 핸드폰이 주지 못하는 것을 주기 때문이다.

 

내 삶과는 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은 계속 살아남는다.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을 만든 이유는 이렇게 소설이 계속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집에는 7명의 작가와 작품, 작가의 말, 비평이 실려 있다. 한 작가당 세 편의 글이 실려 있다고 보면 된다. 비평 역시 젊은 비평가가 하고 있으니, 이 책은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을 경험하는 기회를 준다.

 

김중혁, 1F/B1

편혜영, 저녁의 구애

이장욱, 변희봉

배명훈, 안녕, 인공존재!

김미월, 중국어수업

정소현, 돌아오다

김성중, 개그맨

 

2010년. 젊음은 힘들다. 그 점을 소설에서 느낄 수 있다. 이 소설들에서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부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층과 층 사이에 있는 슬래시(/)에 대한 각성을 하는 소설에서부터 자신의 의도를 상대에게 명확히 전달하지 못하는 인물들, 그냥 그 자리에 매여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물들 등...

 

어느 한 쪽에 속하지 못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려는 인물들을 이 소설집에서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젊음은 아직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2010년에 들어와서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현실이 우리 사회의 모습을 작품집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럼에도 희망이 있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게 소설의 매력이다. 문제적 인물의 이야기를 우리가 읽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도 희망을 버리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희망이 사라진 시대에서는 더이상 이야기는 없다.

 

그래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희망을 이야기한다. 아니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는다. 소설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그리고 그런 소설을 읽으며 우리들 삶을 만나는 그런 기회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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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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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세계사를 바꾼 식물이라니... 일본 사람들이 쓴 책에는 이런 제목들이 많은지... 최근에 읽은 책도 '세계사를 바꾼 12가지 신소재'였는데...

 

세계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존재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책들인데... 이번에는 식물이다. 식물은 식량으로 쓰이기도 하고, 관상용으로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도 한다.

 

이 책에서 언급한 식물은 감자, 토마토, 후추, 고추, 양파, 차, 사탕수수, 목화, 밀, 벼, 콩, 옥수수,  튤립이다.

 

이 중에 식량으로 쓰이는 식물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5개를 고르면, 옥수수, 밀, 벼, 감자, 콩이라고 한다.

 

이들 다섯 식물은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필수인 식물들이다. 그런데 감자와 토마토는 한때 유럽에서 악마의 식물이라고 해서 경원당하기도 했다는데... 감자에 독성이 있는 것까지야 배척받을 이유라고 해도, 성경에 없는 식물이라고 배척했다는 데는 서양사람들의 맹목적인 교조주의에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세상을 자기들 중심으로 해석했기에, 다른 대륙에서 온 식물을 악마 취급한 것일텐데... 그럼에도 자신들이 굶주림에 허덕이게 되니, 자연스레 이런 식물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야말로 세계사를 바꾼 식물이 되는 것이다.

 

감자는 특히 아일랜드에서 감자 농사가 흉년이 들어 대기근이 일어났을 때 미국으로 이민간 사람들, 그 자손들 중에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으니... 세계사를 바꾸었다는 말을 붙여도 될 성 싶고... 여기에 오랫동안 항해하는 선원들에게 나타난 괴혈병을 방지하는데도 감자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하니...

 

인류가 굶주림에서 해방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 식물들(감자, 옥수수, 밀, 벼, 콩)도 있고, 음식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게 하는 향신료 (후추,마늘)도 있고, 건강을 유지해 주는 식물들(토마토, 차, 양파)도 있고, 우리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식물(목화)도 있으며, 입맛을 살려주는 단맛을 내는 식물(사탕수수)도 있으며, 눈을 즐겁게 해주는 식물(튤립)도 있다.

 

이들이 우리 인간 곁에 다가오게 된 유래를 알려주고, 이들이 한 역할도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고 식물을 인간만이 이용했다고, 식물들은 인간에게 피해만 입은 존재라고 할 수 없다고, 식물들 역시 자신들의 종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들을 이용하기도 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한다.

 

이는 인류가 지구에서 유일한 종이 아님을, 인류만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면 인류도 생존할 수 없음을 명심하라는 말로 들린다.

 

다양한 식물들과 동물들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이들은 또한 먹고 먹히는 생태계 속에서 서로가 공존하는 쪽으로 진화해 왔음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식으로 삼는 쌀은 많은 영양소를 지니고 있는데, 그래도 부족한 영양소를 콩이 가지고 있어, 콩과 쌀을 함께 먹으면 거의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하는데... 우리들 식생활이 콩을 반찬으로 하는 식단이 발전된 것이 공연한 일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나라 콩 생산량은 소비량의 5%정도라고 하는데...

 

다양한 영양소를 갖춘 안전 영양식으로 일컬어지는 쌀은 유일하게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부족하다. 이 라이신을 풍부하게 함유한 식품이 바로 대두다. 반대로 대두에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메싸이오닌(Methionine)이 부족하지만 쌀은 메싸이오닌이 풍부한 식품이다. 그러므로 쌀과 대두를 적절히 조합해서 먹으면 모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다. (252쪽)

 

한국은 대두 자급률이 5퍼센트도 안 될 정도이고 일본도 10퍼센트를 넘지 않는다. (260쪽)

 

앞으로 세계가 어떤 식으로 변해갈 지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식량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량을 자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쌀만으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쌀과 잘 어울리는 콩 자급률이 이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각 식물에 얽힌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해 주고 있다.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식물들을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그 점을 반성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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