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9 - 금지된 행성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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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권. 길고도 긴 여정이 끝나야 하는데, 아시모프가 순서대로 이 소설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니 이 책을 사건의 순서대로 번역해서 배치했다고 하는데, 결말 부분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셀던프로젝트에 의하면 1000년에 걸쳐서 또다른 은하제국이 건설되어야 하는데, 이 후반부에는 그런 내용보다는 가이아가 등장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해 선택한 책임감으로 근거를 찾아나서는 트레비스, 페롤랫, 블리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시리즈 소설에서 셀던에 이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 트레비스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함께 하는 페롤렛과 블리스도.


이들은 지구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함께 하고, 이들의 모험이 소설의 주를 이룬다. 특히 9권에서는 지구의 존재를 확신하고 찾아가는 여정이 나오는데... 지구까지 가는 과정에서 로봇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인간과 로봇, 지구와 우주. 그리고 제국와 평화. 많은 주제들이 중첩되고 있지만, 아직도 지구는 찾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인류가 처음 시작되었다는 별. 이 9권에서는 지구를 찾는 과정에서 지구의 모습을 우리가 아는 천문학적 지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도 한다.


커다른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는 얘기는 달에 관한 이야기이고, 여섯번째 행성에 커다란 고리가 있다는 이야기는 토성에 관한 이야기, 소설을 읽으며 학창시절 배운 지구과학을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여기에 오로라라는 행성에서는 인간이 없는 행성에서 벌어지는 생태계를 생각할 수도 있게 하고...


이 행성에서 일행은 개들의 습격을 받는다. 인간이 사라지고 인간과 함께 지내던 개들이 야생의 상태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맹수의 습성을 회복할 수밖에 없는 것.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에도 버려진 반려견들이 집단을 이루어 맹수로 변해가고 있는 모습이 종종 보도되고 있지 않은가.


자, 인간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를 이런 식으로 아시모프는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어찌됐든 인간이 사라져도 생태계는 균형을 이루려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좋겠다. 인간에게는 듣기 좋은 말이 아니겠지만, 존재들은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균형을 이루려 한다.


이런 오로라 행성을 떠나 솔라리아라는 행성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로봇을 사용하는 우주인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외계에서 온 인간들을 싫어한다. 그리고 그들이 그 행성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양성 인간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과학이 발전하고 인간들이 우주로 나아가 다른 행성에 살게 될 때 정착할 수 있는 한 면을 상상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군집이 아닌 개인 생활을 하되, 서로 연락은 하고 지내며, 행성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로봇과 다른 기기들을 다루는 종족. 그런 미래... 하지만 그런 미래가 과연 행복할까? 그렇지 않다고 아시모프는 주장하고 있다. 밴더라는 솔라리아의 인물을 통해서 보여주는 모습은, 고립된 생활, 배타적인 생활일 뿐이다. 그러니 트레비스나 페롤랫, 블리스는 그곳을 떠나야만 한다.


이렇게 다른 행성을 거쳐 오로라, 솔라리아까지 왔는데, 셀던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부분만 등장하고 주요 사건이 되지 않는다. 은하제국이 멸망하고 이제 500년이 조금 지났는데, 새로운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셀던프로젝트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이들은 솔라리아를 떠나 지구를 찾아 다시 떠날텐데, 지구를 발견한 다음에는 셀던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 또 가끔 나오는 로봇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결합이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그 점이 이 소설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10권, 소설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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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8 - 가이아 공동체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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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 새로운 행성, 새로운 인간(?)의 등장.


제1, 제2파운데이션이 경쟁하는 구도로 계속 갈 줄 알았는데, 이번 권에서 새로운 행성이 등장한다. 그리고 잠정적이긴 하지만 새로운 해결책이 나온다. 지금까지 변증법에서 말한 '정-반-합'으로 말하면, 구 은하제국이 '정'이라면 제1파운데이션이 '반'이 되고, 제2파운데이션이 '합'이 되어, 또다른 '정'으로 시작할 줄 알았는데...


엉뚱하게 가이아가 등장한다. 가이라, 지구를 살아있는 유기체로 '가이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 소설에서 가이아는 지구가 아니다. 그렇지만 이 가이아는 현재 우리가 지구를 생명체로 여기는 인식과 비슷하게 표현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결합된 생명체... 가이아 행성에서는 어떤 존재도 따로 있지 않다.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 하다못해 무기물들조차도. 이들은 서로의 감정, 생각을 공유한다. 무엇보다 이 행성은 열려 있는 듯하면서도 닫혀 있는 세계다. 


가이아인(?)들은 자신들끼리는 모든 것을 공유하지만, 외부인들과는 공유하지 못한다. 소설 말미에 잠시 나오는데, 외부인들이 가이아인들의 정신을 공유하는 시간은 아주 짧다. 그리고 더 길어지면 그들은 파멸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런 표현을 보면 가이아는 유토피아의 다른 이름이기는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는 없는 세계라는 뜻이 된다.


이런 세계는 결코 '합'이 될 수가 없다. 아니 '합'이 되어 다시 시작하는 '정'으로 변화한다. 이제 이 '정'을 지양하는 '반'이 나와야 한다.


이렇게 8권에서는 제1, 제2파운데이션을 대표하는 사람들과 가이아, 셋이 충돌할 위기에 처했을 때 이 셋 중에서 하나를 고를 권한을 트레비스에게 준다. 그는 자료가 없더라도 직관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복합적인 특성을 제외하고, 가장 단순화 시킨다면 제1파운데이션의 과학문명, 제2파운데이션의 정신문명, 그리고 가이아의 생태문명 가운데 트레비스는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트레비스가 가이아를 선택하고, 충돌 위험에 처해 있던 셋은 각자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지니고 자기 길을 가게 된다.


이렇게 끝났으면 무언가 미진했으련만, 소설은 계속된다. 결정을 내린 트레비스는 가이아에 대해서 무언가 불안함(?)을 느낀다. 어쩌면 완벽한 유토피아란 사람들의 자율성을 제거한 사회일 수도 있다. 자신의 자율성이 제거된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그냥 자신이 스스로 결정했다고 믿고 있지만, 거대한 유기체 속에서 선택된 결정이었음을 모르고 살아가는.


이 과정을 역사의 흐름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신이 있다면 신이 만들어놓은 틀 속에서 인간이 살아갈 수밖에 없다면 과연 인간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인간이 인간과 닮은 로봇을 만들어냈다고 하자.


이 로봇에게 온갖 프로그램을 주고 그대로 행동하게 한다. 여기에 로봇에게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다고 인식하는 프로그램까지 주입한다면? 과연 로봇의 자율성은 있는가? 


인간 역시 신이라는 존재가 만든 로봇과 같은 것이 아닐까? 끝없이 순환하는(가이아 행성에서는 음식도 가이아이기 때문에, 삶은 가이아를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니 가이아 출신이라고 하는, 파운데이션을 위기에 몰아넣었던 뮬은 파멸할 수밖에 없다) 이 체계를 열린체계라고 하기 힘들다.


트레비스는 그를 느끼고, 자신의 결정이 옳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자신의 결정이 옳았음을 왜 지구에서 찾을까? 트레비스는 로봇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로봇은 지구에서 만들어지고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런 기원을 찾는 행위는 곧 지금 세계를 이해하는 행위이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트레비스는 지구를 찾아 떠나야 한다. 지구를 찾는 일, 미래 은하제국을 건설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8권은 이렇게 충돌위기와 갈등해결, 그리고 지구를 찾아 떠나는 인물들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계속 생각하게 된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세계를 지향하고 있는가? 우리가 원하는 '합'의 세계는 어떤 세계인가?


무어라 확언할 수는 없어도 닫힌체계를 추구하지는 않으리라. 유토피아가 닫힌체계라면 그 또한 '반'의 세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으니... 우리는 열린체계를 추구한다. 그런 체계, 즉 닫혀 있지 않은 우리들의 행위 하나하나가 세계를 만들어가는 그런 체계를 추구하지 않을까 싶다.


트레비스가 가이아에서 느낀 막연한 불안감은 바로 이런 데서 왔다고 할 수 있고... 이제 소설은 지구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바뀐다. 그것이 셀덴프로젝트일까? 아니면, 셀덴프로젝트와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일일까?


9권으로 가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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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7 - 초공간의 추격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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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이다. 이야기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제2파운데이션과 제1파운데이션에 속한 인물들이 비슷한 비중으로 나온다. 누가 누구를 조정하는지,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그런데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은하제국이 멸망하고, 또다른 은하제국을 건설하기까지 천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셀던프로젝트에 의하면 그렇게 되어야 한다. 지금 7권에서는 500년이 지나고 있다. 절반의 세월이 흐른 셈.


그렇다면 이야기는 제1파운데이션과 제2파운데이션이 협동을 해야 하는데, 이들은 서로 갈등하고 경쟁하면서도 서로에게 도움을 주어 나중에는 하나로 통합이 되어야 할 듯한데, 지금은 서로의 존재를 없애려 하고 있다.


둘이 공존하지 못하고, 둘이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하나가 되지 않고, 하나를 제거하려는 움직임. 그렇게 상대에 대한 인식은 곧 상대에 대한 공격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과연 셀던프로젝트는 왜 두 개의 파운데이션을 만들었는가 하는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하나만으로는 우연에 의해 예정된 과정으로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연에 의한 경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서 또 하나의 파운데이션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두 개의 파운데이션은 서로 존재한다고만 알고 있어야 한다. 


존재한다고는 알고 있는데, 실체는 알 수 없는 상태. 두 개의 파운데이션이 모두 이런 처지에 있지는 않다. 둘 다 이런 처지라면 힘의 균형을 이룰텐데, 힘의 균형은 둘 다 강하든지, 둘 다 약하든지 할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이라면 우연에 의한 경로 이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제1파운데이션이 먼저 알려지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은하제국이 멸망한 뒤 또다른 은하제국을 건설하기 위해 제1파운데이션은 발달된 과학을 앞세워야 한다. 그렇게 해서 심리학자들은 거의 없고, 물리학자들을 비롯한 과학자들 또 무역상인들이 제1파운데이션에 군림하게 된다.


이런 제1파운데이션이 제2파운데이션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견딜 수 없다. 지금은 하나만이 존재해야 할 때. 따라서 지금까지 제1파운데이션에서는 제2파운데이션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믿고 지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제2파운데이션은 조용히 자신들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7권에는 제2파운데이션이 존재한다고 믿는 트레비스란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제1파운데이션이 제2파운데이션에 의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추방당한다. 더한 역사의 경로를 이끌어가기 위해 그는 우주 여행이라는 가면을 쓴 추방을 당하게 되고, 여기에 역사학자가 동반한다. 그 역사학자는 지구의 존재를 밝히려 하는 사람인데...


왜 지구의 존재를 밝히려 하지? 셀던도 지구의 존재를 찾으려 애썼다. 그리고 로봇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고. 셀던을 도와주던 인물이 로봇임이 밝혀지고, '심리역사학'이 완성되었는데, 그 후 500년이 흐른 지금 로봇의 존재를 알려지지 않았고, 지구의 존재 역시 신비에 싸여 있다.


지구의 존재를 밝히는 일과 은하제국을 건설하는 셀던프로젝트는 어떻게 연결이 될까? 그리고 왜 제2파운데이션은 지구에 관한 내용을 모두 삭제했을까? 이 소설에서 지구와 로봇은 어떤 역할을 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제1파운데이션을 대표하는 인물로 트레비스가 나온다면 제2파운데이션을 대표하는 인물로 젠디발이라는 인물이 나온다. 둘은 직접 마주치지는 않았지만, 젠디발은 트레비스의 존재를 알고 감시를 하고, 트레비스는 아직 젠디발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다.


이렇게 두 파운데이션이 협력하지 않고 갈등하고 서로를 견제하는 쪽으로 7권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두 파운데이션에서도 정치적 대립이 일어나고, 자신의 욕망을 관철시키기 위해 다른 이들을 희생시키는 이들도 등장한다.


아직 평화는 멀다. 그리고 그들이 알고 있는 셀던프로젝트에 의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 갈 길이 먼데, 그 길을 정확히 가지 위해 두 파운데이션의 인물들이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이다.


이렇게 결과가 정해져 있더라도 과정은 결코 정해지지 않았다. 과정에서 어떻게 하느냐는 바로 인간의 자율성이다. 그리고 이 자율성들이 모여 결과를 결정할 수도 있다. 셀던프로젝트에서 나타는 우연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우연들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 필연으로 가게 되는데... 아직도 수수께끼에 싸여 있는 인물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아시모프는 먼 미래 우주이야기를 하면서 현재 지구인들을 비판하고 있기도 하다. 7권에서 지구가 방사능으로 덮여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핵무기로 무장한 나라들이 등장하던 시대에 대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은하계의 어떤 역사에도 핵을 이용할 정도로 어리석은 행성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네. 그랬다면 우린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을 거야.' (301쪽)


이런 구절... 또다른 은하제국의 건설이라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전체적인 내용과, 그 과정 속에서 인류의 기원 행성인 지구를 찾는 노력이 함께 하고 있다. 즉, 이 소설은 시간을 앞뒤로 중첩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 8권으로 넘어간다. 아마도 사건들이 좀더 구체화되고, 인물들의 행동 이유가 밝혀지겠지. 그리고 시간은 더 미래로 흘러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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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6 - 보이지 않는 손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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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이다.

 

전개가 점점 긴박하게 이루어진다. 뮬의 위협에서 벗어난 파운데이션은 다시 번영하게 되지만, 쿠테타로 집권한 사람에 의해 전쟁이 일어나고, 그 전쟁을 극복한다.

 

여기에 제2파운데이션이 등장한다. 그런데 제1파운데이션은 그들과 협력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심리역사학'의 궤도에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먼저 번영한 제1파운데이션이 특히 그렇다. 그들은 제2파운데이션을 두려워하면서 그들로부터 벗어나려고 한다.

 

자, 역사는 정해져 있다. 어차피 천 년 동안은 혼란 상태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과연 그런 예측대로 진행이 될 것인가? 아주 작은 역사적 사건도 큰 사건의 도화선이 될 수 있고,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버릴 수도 있다.

 

'심리역사학'을 정립한 셀던이 우려했던 일이 바로 이것 아닐까? 개개인이 역사의 흐름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뮬과 같은 특수한 개인이 출현하여 셀덴의 여측과는 다르게 역사를 이끌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제1파운데이션을 건설하고, 그곳으로 하여금 다음 제국을 준비하게 하는 것만으로 해야할 일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가? 그것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가? 이를 변증법으로 말하면 '정과 반'은 만들어냈으나, '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예측불가능의 상태로 놓아두는 일이 아닐까. 어쩌면 '정과 반'의 갈등과 융합을 예측했다면, 여기에서 생기는 또다른 변수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따라서 셀던은 제2파운데이션을 만들고 그곳에는 제1파운데이션과는 다른 임무를 맡겨야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어느 시점이 되면 제1파운데이션에서 제2파운데이션을 의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제2파운데이션이 완전히 정체를 드러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없는 존재로 존재해서도 안 되는 상태... 여기서 소설 [파운데아션]은 다양한 인물과 다양한 갈등을 만들어낸다.

 

6권에서는 표면적으로 제2파운데이션을 몰아내는 사건이 전개되고, 제1파운데이션 사람들은 그렇게 믿지만 세월이 흐른 다음에 여전히 제2파운데이션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이 나오게 전개된다.

 

아직 셀던이 예측했던 1000년 가운데 500년이 경과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제1파운데이션을 중심으로, 그곳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제2파운데이션은 신비로움에 감추어져 있다.

 

그곳을 적으로 여기고 찾는 사람들 이야기가 6권 <보이지 않는 손>에서 펼쳐진다면, 자신들이 이겼다고 믿고 사건이 종결된 이후 다시 제2파운데이션의 존재를 인식하는 사람들에 의해 전개되는 사건이 <진실을 찾아서>에서 펼쳐진다.

 

아직은, 제2파운데이션에 대해서 밝혀지지 않고 장면장면에 잠깐 나올 뿐이다. 그러나 제1파운데이션이 셀던의 예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것이 역사의 긴 흐름에서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만드는 또다른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 권이 끝날 때마다 거의 100년의 세월이 흘러가기 때문에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그 인물들 하나하나를 쫓아가기는 힘들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제1파운데이션이 세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또다른 갈등들이 일어나게 되고, 가끔 언급되는 '지구'는 어떤 역할을 할지, 또 제2파운데이션은 언제 전면에 등장할지 기대하게 된다.

 

이제 7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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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5 - 은하제국의 흥망 2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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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은하제국의 흥망 2부다. 4권에서 '정-반-합'을 생각하고, 제1파운데이션이 반에서 합으로 갔기 때문에 또다른 '정'이 되어 멸망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을 했는데, 작가는 이런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다른 내용으로 나아간다.


5권을 읽어가면 제1파운데이션은 아직 '합'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므로 또다른 '반'을 불러오지 못한다. '합'이 되기 위해서 제1파운데이션은 더 발전해야 한다.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한다. 그렇게 5권은 4권의 내용을 예측과 다르게 전개해 간다.


뮬이 대단한 능력으로 제1파운데이션을 정복했고, 제2파운데이션을 찾아 나선다. 제2파운데이션마저 굴복시켜야 뮬이 또다른 은하제국을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뮬의 정체는? 이 뮬의 정체는 5권에서 밝혀지고, 뮬이 제2파운데이션을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역시 제2파운데이션 사람들의 조정이었음이 밝혀진다.


그렇다고 뮬이 파멸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아직 제1파운데이션은 더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뮬은 터미너스 행성(제1파운데이션)으로 돌아가 계몽군주가 된다. 이제 제1파운데이션은 평화로운 안정기에 접어든다.


은하가 안정기에 접어든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제2파운데이션은 여전히 알려져 있지 않다. 아직 등장해서는 안 된다. 혼란기 1000년 중 300년 정도밖에 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사건이 일어나야 하는데...


5권에서 뮬의 정체와 뮬이 제2파운데이션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뮬에게 조정당하는 사람들, 또 뮬이 정신적으로 지배하지 못하는 솔직한 감성의 소유자가 등장한다. 이 과정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데...


반전에 반전이 거듭된다. 제2파운데이션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심리학자가 등장하고, 그가 제2파운데이션을 찾아내지만, 그것을 말하기 전에 살해당하고, 살해한 이유가 뮬에게 정보를 넘기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반전.


그렇게 뮬의 정체를 안 사람이 떠나고, 이제 뮬에게 정신을 지배당하는 사람, 아직 전향하지 않은 사람이 등장해서 제2파운데이션을 찾아 떠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제2파운데이션에서 파견한 사람이라고 나오니...


그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사건을 전개해 가다가, 어느 순간 툭 정체를 밝히는데, 그런 점이 이 소설을 흥미진진하게 읽어가게 한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나라와 나라 간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서 온갖 술수들을 부리는 모습을 연상할 수도 있다. 


이렇게 5권에서는 뮬의 존재를 알고, 뮬의 행동을 저지하고 조정하는 제2파운데이션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소설에서 중심에 설 수 없다는 듯이 사라져버리고, 다시 이야기는 제1파운데이션에서 시작한다.


안정기에 접어든 제1파운데이션. 이 정도면 은하가 평화로워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텐데... 여기서 다시 추측해야 한다. 분명 제2파운데이션은 존재한다. 존재한다고 소설에서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은하제국의 혼란기를 끝내고, 다시 평화로운 은하제국을 건설하는데는 제1파운데이션이 아니라 제2파운데이션이어야 한다. 언제 어떻게 제2파운데이션이 등장할까? 이제 소설은 절반을 지나가고 있다.


아직 '합'의 세계에도 도달하지 못했으니, 어떻게 '반'에서 '합'으로 갈지 기대하면서 읽게 된다. 이제 6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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