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 한국어 오늘의 젊은 작가 42
문지혁 지음 / 민음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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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한국어]에 이어 읽은 책이다. 연이어 읽어야 더 잘 이해가 된다. 작가의 삶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급 한국어]가 미국에서 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과정,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나타나 있다면, 이번 소설에서는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이 나와 있다.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니 당연히 한국어는 초급에서 중급으로 올라가야 한다. 즉 글쓰기 실력이 달라진다. 또한 한국에서 주인공은 결혼을 한다. 이제 인생은 원가족과 자신이 살아왔던 것에서 다른 가족과 사람의 결합으로 나아간다. 


역시 이런 삶도 처음이라 초급이라 할 수 있지만, 그래도 홀로 살 때와는 좀 다른 단계로 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인생도 이젠 중급에 다다랐다고 하자. 여기에 아이도 태어났으니...


초급인 삶이 중급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른 삶을 보아야 한다. 자신의 삶도 떨어뜨려 놓고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방법이 무엇일까? 바로 자서전 쓰기다.


자신의 삶을 글로 써보는 것. 글로 쓰는 순간 자신의 삶을 바깥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조금 더 거리를 두고 내 삶을 바라볼 수 있으니, 이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삶과 또 다른 삶이 겹쳐지게 된다. 자연스레 초급에서 중급 인생으로 넘어간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결혼을 하기 전에는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삶을 살았다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점과 선을 넘어 면이 되는, 어쩌면 입체에 이르는 삶을 살게 된다. 


내 삶에 다른 사람의 삶과 아이의 삶이 겹쳐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설은 주인공이 대학에서 글쓰기를 강의하는 내용과 자신의 가족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가 중첩되면서 전개된다. 


글쓰기 강의가 삶과 연결이 되고, 자신의 삶이 글쓰기와도 연결이 된다. 그렇게 소설은 주인공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다른 인생을 보여준다.


그 인생을 통해 우리는 초급 인생에서 중급 인생으로 넘어갈 수 있다. 자서전을 쓰지 않더라도 소설이라는 다른 인생을 통해서 다른 삶을 엿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소설에서는 [초급 한국어]에서 작품집을 내지 못했던 주인공이 작품집을 내게 된다. 그의 글쓰기 역시 초급에서 중급으로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저런 어쩌면 작가 이력에 나와 있는 작품 제목과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작품 제목을 비교하면서 와, 이 작가는 정말 자신의 삶에서 소재를 따와 이렇게 소설을 썼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가령 [체이서]라는 작품은 [체이싱 유]라는 작품으로 나오고, [사자와의 이틀 밤]은 [호랑이와의 하룻밤]으로 나온다. 그래서 작가의 사생활을 엿보는 듯한 느낌도 주기 때문에 더욱 쉽고 편하게 읽히기도 한다.  


아무튼 [초급 한국어]와 [중급 한국어]를 연달아 읽으면 더 소설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따로 따로 읽어도 괜찮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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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11-13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중급 단계이시군요 ㅋㅋ

kinye91 2024-11-13 16:55   좋아요 1 | URL
하하. 이 중급이 더 재밌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