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9 - 금지된 행성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최서래.김옥수 옮김 / 현대정보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9권. 길고도 긴 여정이 끝나야 하는데, 아시모프가 순서대로 이 소설을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니 이 책을 사건의 순서대로 번역해서 배치했다고 하는데, 결말 부분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셀던프로젝트에 의하면 1000년에 걸쳐서 또다른 은하제국이 건설되어야 하는데, 이 후반부에는 그런 내용보다는 가이아가 등장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해 선택한 책임감으로 근거를 찾아나서는 트레비스, 페롤랫, 블리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시리즈 소설에서 셀던에 이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 트레비스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함께 하는 페롤렛과 블리스도.


이들은 지구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함께 하고, 이들의 모험이 소설의 주를 이룬다. 특히 9권에서는 지구의 존재를 확신하고 찾아가는 여정이 나오는데... 지구까지 가는 과정에서 로봇이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인간과 로봇, 지구와 우주. 그리고 제국와 평화. 많은 주제들이 중첩되고 있지만, 아직도 지구는 찾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인류가 처음 시작되었다는 별. 이 9권에서는 지구를 찾는 과정에서 지구의 모습을 우리가 아는 천문학적 지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도 한다.


커다른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는 얘기는 달에 관한 이야기이고, 여섯번째 행성에 커다란 고리가 있다는 이야기는 토성에 관한 이야기, 소설을 읽으며 학창시절 배운 지구과학을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여기에 오로라라는 행성에서는 인간이 없는 행성에서 벌어지는 생태계를 생각할 수도 있게 하고...


이 행성에서 일행은 개들의 습격을 받는다. 인간이 사라지고 인간과 함께 지내던 개들이 야생의 상태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맹수의 습성을 회복할 수밖에 없는 것.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에도 버려진 반려견들이 집단을 이루어 맹수로 변해가고 있는 모습이 종종 보도되고 있지 않은가.


자, 인간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를 이런 식으로 아시모프는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어찌됐든 인간이 사라져도 생태계는 균형을 이루려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좋겠다. 인간에게는 듣기 좋은 말이 아니겠지만, 존재들은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균형을 이루려 한다.


이런 오로라 행성을 떠나 솔라리아라는 행성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는 로봇을 사용하는 우주인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외계에서 온 인간들을 싫어한다. 그리고 그들이 그 행성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한다.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양성 인간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과학이 발전하고 인간들이 우주로 나아가 다른 행성에 살게 될 때 정착할 수 있는 한 면을 상상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군집이 아닌 개인 생활을 하되, 서로 연락은 하고 지내며, 행성의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로봇과 다른 기기들을 다루는 종족. 그런 미래... 하지만 그런 미래가 과연 행복할까? 그렇지 않다고 아시모프는 주장하고 있다. 밴더라는 솔라리아의 인물을 통해서 보여주는 모습은, 고립된 생활, 배타적인 생활일 뿐이다. 그러니 트레비스나 페롤랫, 블리스는 그곳을 떠나야만 한다.


이렇게 다른 행성을 거쳐 오로라, 솔라리아까지 왔는데, 셀던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부분만 등장하고 주요 사건이 되지 않는다. 은하제국이 멸망하고 이제 500년이 조금 지났는데, 새로운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셀던프로젝트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이들은 솔라리아를 떠나 지구를 찾아 다시 떠날텐데, 지구를 발견한 다음에는 셀던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 또 가끔 나오는 로봇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결합이 될지 예측할 수가 없다.


그 점이 이 소설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10권, 소설은 끝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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