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싫어하는 말 - 얼굴 안 붉히고 중국과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정숙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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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주권을 지키고, 국민들 행복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현명한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 나라는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그렇다. 지정학적으로 좋은 위치라는 말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들 사이에 끼여 있다는 말도 된다.


현명한 외교가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다. 물론 정치인들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몇몇 국민들의 실수로 외교관계가 난관에 빠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알아야 한다. 알아야 대응을 할 수 있다.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성의 문제다. 국제관계는.


어느 순간부터 중국은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 되었다. 교역국뿐만 아니라, 우리들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나라가 되었다. 좋은 의미든 좋지 않은 의미든 중국은 우리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중국에 관한 책을 몇 권 읽고 있는 중이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아님을 알려주는 책들이다. 특히 [안녕? 중국!]은 그동안 매체에서 접할 수 있었던 내용과 많이 달라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책에 나온 내용들이 상당 부분 정당하다는 생각을 했다.


[안녕? 중국!]보다는 좀더 쉽게 쓰여졌다고 할까? 편지글이 더 읽기 쉬울텐데,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중국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으면 이해하기 까다로운 책이 [안녕? 중국!]이었다면, 이 책은 여러 자료들을 제공하면서 중국에 대한 지식을 채워주고 있어서 중국을, 또 중국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어떤 사람들이 중국에 진출하려다 왜 실패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주고 있으니 더더욱 이해하기 쉽고. 두 권을 함께 읽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적어도 중국에 대한 편협한 관점을 떨쳐버릴 수 있게 해주는 책들이니.


책 처음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중국지도다. 그래, 아무 생각없이 중국지도를 보라고 하면 그냥 중국지도일 뿐이다. 그런데, 그 지도 하나가 중국인들의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니...


다른 나라와 만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매우 많지만 특히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지만 당사국 사람들에게는 민감한 사항이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함을 이 책 처음에서부터 알 수 있게 된다.


그렇다. 중국지도를 그릴 때, 그들은 늘 하나의 중국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 지도에서 대만과 해남도를 빼놓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 별것 아니라고?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적절한 예를 들어주고 있다.


우리나라 지도에서 독도를 뺀다? 특히 일본 사람들이 그린 우리나라지도에서?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화낸다. 그건 잘못이라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중국도 마찬가지란다. 그들에게 대만과 해남도는 우리의 독도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곳이란다. 그러니 우리가 중국 사람들과 만나 영토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또 그들 출신지역을 물을 때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홍콩, 마카오, 대만, 티벳을 중국은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이란 나라의 한 부분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 이렇게 첫부분부터 지도, 출신지역 문제부터 중국인들의 감정을 악화시키는 부분이 있다고 알려주고 있으면서, 티벳 문제로, 또 중국 정치 체제 문제, 중국 문화에 대한 인식, 최근에 문제가 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까지 다루고 있다.


어떤 문제를 건드렸을 때 중국이 반발하는지, 그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접근해야 현명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알려주고 있다. 특히 정치문제에서 1989년 천안문 사건은 언급해서는 안 된다는 점.


시위를 통해 민주화를 이루었던 우리 경험에 비추어 쉽게 천안문 사건을 언급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는 금기어라고 한다. 그들에게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위협한다고 여기고 엄격한 검열을 유지한다고 하니...


우리 시위문화에 익숙해져서 중국인들을 만났을 때 천안문 사건을 어땠어?라고 묻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래서 중국에서 금지어로 쓰는 말들을 알면 중국과 또 중국인과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례들이 책에 나오기 때문에 중국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 또 언론에 나온 중국에 관한 이야기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균형 있는 관점을 지니게 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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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중국! - 중국학자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중국 이야기 보리 청소년 교양 문고 1
김희교 지음 / 보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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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알고 있는 중국은 언론에서 이야기한 중국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도 있구나.


그동안 매우 편향된 중국 이야기만 듣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안경을 나역시 끼고 있었으면서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지냈구나 하는 생각.


다른 관점에서 쓴 글이나 이야기를 듣고, 사실을 확인하려는 노력을 했어야 하는데, 마치 남의 일처럼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만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하는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모두 받아들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이 책에서도 누차 이야기하지만 자신은 이런 관점으로 중국을 바라본다고, 기존에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고 알려주고, 그들과 다른 중국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이렇게 다른 관점의 내용을 읽고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 말은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가 그동안 중국을 바라보았던 관점.


  우리에게 중국을 볼 때 쓰는 특수한 안경이 있다. 한국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중국을 볼 때 그 안경을 낀다. 그 안경에는 대략 세 가지 렌즈가 있다.

  하나는 노란색이다. 서양 사람들이 중국을 볼 때 써 온 그 안경이다. 중국인을 일종의 미개인으로 보는 시각. 19세기에 미국에 널리 퍼졌던, 이른바 황화론이다. 

  다른 하나는 빨간색이다. 중국인을 붉은 마오쩌둥의 후예로 여기는 렌즈. 중국을 사회주의로만 바라보는 렌즈. 그 속에는 사회주의는 무조건 나쁘다,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숨어 있다.

  마지막 하나는 검은색이다. 중국이 부상하면서 등장했다. 중국이 힘을 쥐는 세상에 대한 공포가 깔려 있다. (42쪽)


자, 나는 어떤 안경을 쓰고 있었나? 이 안경들을 어쩌면 겹쳐서 쓰고 있지 않았나? 발전해 가는 중국에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어떤 위협감을 느끼고 있지 않았나, 그러면서도 중국은 무질서한 나라라는, 또는 아직 우리나라를 따라오려면 멀었다는 생각도, 또 사회주의라면서 무슨 빈부격차가 저리 심한가 하는 생각도.. 이렇게 많은 렌즈를 돌아가면서 또는 한꺼번에 끼고 중국을 보지 않았나 싶다.


내 필요한 안경을 그때그때 찾아서 쓰고 중국을 판단하고, 그에 맞는 이야기들을 취사선택해서 듣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만든 책이다.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서 중국의 관점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그 관점에서 해석하면 어떻게 판단될 수 있는지를 '방공식별구역과 동북공정'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다른 매체에서는 잘 만날 수 없었던 방공식별구역, 동북공정에 대한 다른 관점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검은색 안경을 쓰고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이었다는 주장을... 논란이 많은 이 문제에 관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쓴 글들을 읽어보아야 한다. 


그러니 사람도 하나로 판단할 수 없는데, 하물며 나라는 어떻겠는가. 그것도 작은 나라도 아니고 50여개가 넘는 소수민족이 함께 살고 있는, 영토로도 세계에서 손꼽을 정도로 넓은 나라를 단일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이렇게 딸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그동안 중국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전달되었던 내용들에 그동안 중국학을 한 학자답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있어서, 내가 알고 있던 것에 대해서 의문을 지니게 한다. 다시 질문을 하게 한다. 그것이 과연 중국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가 하는.


제목만 보면 "안녕? 중국!"이라는 말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역사적 지식도 있어야 하지만,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립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로까지 나아가고 있어서,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중국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는 중국과 대결해서 얻을 게 별로 없다. 현명한 정치인들이라면 중국과 공생하는 방법으로 외교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고, 정치인들이 그렇게 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들 모두가 중국을 제대로 알고, 중국과 평화롭게 지내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은 우리를 대변하고 있으니, 지금까지 중국과 갈등 국면을 만들어갔던 정치인들은 바로 우리들이 잘못 알고 있던 관점을 외교관계로 확장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 자신이 중국에 대한 바른 관점, 즉 색안경을 벗고 맨눈으로 제대로 보고 행동하면 정치인들 역시 그렇게 외교관계를 맺으려 노력할 것이다. 


저자가 마지막 부분에서 한 말 마음에 새겨두고 싶다.


'우리가 지속 가능한 민주주의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바란다면 그런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가 되어야 한다.' (328쪽)

'모든 혁명적 변화는 한 사람의 변화와 선택에서부터 시작되는 거란다. 심지어 국가 간의 관계조차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모여 결정된다. 그것이 근대의 특질이다.' (328쪽)


그렇다. 우리가 평화롭게 지내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해서 제대로 된 관점을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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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덴바덴에서의 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3
레오니드 치프킨 지음, 이장욱 옮김 / 민음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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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소설에 등장한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사실 도스토예프스키는 [죄와벌]이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로 잘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와 바덴바덴을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바덴바덴 하면 사실, 우리나라 88올림픽을 개최지로 선정한 도시라는 사실이 먼저 떠오르는데, 그래서 가본 적은 없어도 이름만은 귀에 익은데, 이번에 이 소설로 다시 도스토예프스키와 연결시킬 수 있어서, 이 도시에 다른 사실 하나를 더 추가할 수 있게 되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머물렀던 도시가 바덴바덴이라고 하니...


이 작품은 소설이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사실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팩션이라고 해야 하나, 사실과 허구가 융합된 그런 소설인데, 서술자가 도스토예프스키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한 일들과 서술자 자신의 이야기가 교대로 때로는 겹쳐지면서 펼쳐진다.


그래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 허구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러시아 역사도 잘 모르고, 러시아 작가들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이 작품에서는 수많은 러시아 작가들, 평론가들이 등장하고 있으니, 더더욱 구별하기 힘들다.


그래도 읽다보면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이 많이 언급되고, 작품 속 인물이 이런 상황과 유사하구나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또 도스토예프스키라는 작가가 소설을 쓰는 과정을 담고 있지 않고, 그가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는 모습이 서술되어 있기에, 인간 도스토예프스키를 만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을 읽으면 서술자는 도스토예프스키를 존경하고, 그의 발자취를 좇아가고 있지만, 이를 읽는 우리들은 위대한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보다는 인간적인, 정말로 화내고 슬퍼하고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도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인간 도스토예프스키를 만나게 된다.


그 점이 이 소설의 장점이다. 지금은 위대한 작가로 칭송받는 그가 당시에는 지지리도 가난하고 또 남들에게 제대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많지도 않은 돈을 도박장에서 날리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있는 모습이 소설에서 펼쳐지고 있으니... 신격화된 작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닌 고뇌하는 인간 도스토예프스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한 작가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자신의 소설을 쓰는 일, 이와 비슷한 소설이 최인훈의 화두 아닌가 싶기도 한데, 좀 다르긴 하지만, 최인훈은 조명희의 흔적을 찾는 과정을 소설에서 보여주고 있지 않나.


자신보다 선배 작가의 모습을 소설 속에서 그려내는 일, 또 그런 작가들이 거쳤던 곳을 자신도 거치면서 그가 그곳에서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그리고 그러한 일들이 작품에 어떻게 나타났을지를 생각하는 모습을 이 소설에서 만날 수 있으니...


선배 작가의 행적과 자신의 행적이 겹쳐지면서 펼쳐지는 소설. 그렇게 우리는 지금 여기를 살아가고 있지만, 지금-여기에는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서 우리와 함께 하고 있음을 이 소설이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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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 중단편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45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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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옌 중단편 소설을 모아놓은 책이다. 다편소설이 11편, 중편소설이 1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편소설은 단편대로, 중편은 중편대로 읽을 만하다.


무엇보다도 모옌 소설에 나타나는 중국의 모습을 이 소설집에서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중국이 한참 발전을 하려고 하던 때, 중국 인민의 생활 모습이 모옌 소설에서 잘 드러나고 있는데...


첫소설인 '영아 유기'는 모옌 장편소설인 '개구리'를 연상하게 한다. 계획 생육이라는 이름으로 한 자녀밖에 낳게 하지 않던 시대. 그럼에도 힘있는 사람, 돈 있는 사람들은 여러 아이를 낳고 그냥 벌금을 으로 끝내는 경우, 또 힘이 없는 사람들은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는 모습. 여기에 더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은 여자 아이가 태어났을 경우에는 그 아이를 버린 경우가 많았다고 하니...


이 소설에서는 그렇게 버려진 아이를 데리고 와서 겪는 일이 짧은 분량에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소설과 연결지어서 '개구리'를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다룬 소설도 있는데, 단편 소설답게 결말에서 전환이 일어난다. 그래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또 때로는 웃음을 머금는 결말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문화대혁명 시기에 출신성분에 따라서 억압을 받던, 그럼에도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그 시절을 견디어낸 민중들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들이어서 좋았다고 할까.


반전이 일어나는 소설도 좋았지만, 가족간의 사랑, 특히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겪었던 경험을 풀 한포기를 통해서 공감으로 흐르게 하는 '큰바람'이란 소설도 좋았다.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라도 그 시절을 함께 겪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존재들이 있다.


그리고 그 존재들로 인해 과거 경험이 환기되고, 서로가 서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큰바람'이란 소설이 그랬다. 그냥 읽으면 따스해진다. 마지막에 할아버지가 왜 풀 한포기를 가져와 남겨주었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 과거와 현재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그런 경험, 그런 존재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


이 작품집에서 어떤 소설들은 환상적인 장면이 나오게 되는데, 이는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는 방법, 즉 현실의 어려움을 환상을 통해서 버티어나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년에게는 그런 어려움이 환상을 통해서나마 극복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현실을 견뎌내겠는가... '철의 아이, 한밤의 게잡이, 후미족'과 같은 소설이 현실과 환상이 섞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모옌 소설에는 문화대혁명기의 어려운 민중들의 삶도 나타나지만 현실에서 벗어난 환상적인 장면도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이런 점이 다양한 방식으로 중국을 소재로 삼은 모옌 소설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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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4-09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모옌 좋아해요^^
글에 유머가 있는것은 아닌데, 글의 구성이랄까 소재, 제목에서 위트가 느껴지는 작가!

kinye91 2022-04-09 10:44   좋아요 1 | URL
중국 소설가 위화와는 다른 느낌을 주는 소설가고, 무어라 딱 꼬집을 수 없지만 이상하게 매력을 주는 작가예요.
 
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2 - 중국어 교사들이 제안하는 중국 바로 알기 지금은 중국을 읽을 시간 2
중국을읽어주는중국어교사모임 지음 / 민규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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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이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크듯이, 중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도 많을 수밖에 없다. 그들의 풍습에 대해서 어찌 책 한 권으로 정리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중국어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중국에 대해서 알려주기 위해서 책을 내도, 한 권으로 끝낼 수가 없다. 


2권에서도 다양한 중국의 모습을 알려주고 있다. 내용별로 짤막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읽기에 편하다. 그리고 그런 지식들을 모아 중국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


2권에는 주로 문화에 관련된 내용이 많다. 1권과 연결지으면 중국인들은 색깔로는 빨간색을, 숫자로는 8을 좋아한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은 관계를 중시하는데, 이를 꽌시라고 한다고... 이 꽌시를 잘 맺으면 중국인들과 지내는데 실패하지 않는다고.


하긴 어느 나라인들 관계가 중요하지 않겠느냐마는, 중국인들도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하게 체면을 중시하고, 그 체면을 잃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말한 내용은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하니, 그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 관해서는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많은 시간을 두고 관찰을 한다고 하니, 만만디라는 습성이 사람 사귀는데 장점으로 작동한다고 한다.


중국 남자들이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지금도 그들은 요리를 즐겨하고, 요리를 못하는 남자는 결혼하기도 힘들다고 하니, 그 점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우리나라 남자들도 이제는 요리를 하기 시작했으니, 곧 비슷해지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이 얼마나 요리를 못했는지 알려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예전에 했던 '집밥 백선생' 아니었던가. 남자들이 집에서 요리를 못하고 있으니, 간단하게라도 집에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게 가르쳐주던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에 이어서 '삼씨세끼'라고 시골에 가서 살면서 남자들이 요리를 해서 살아가는 모스블 방영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많이 달라져서 배우 차승원같이 요리를 잘하는 남자, 최근에는 조인성같이 요리를 하는 남자들도 많아지고 있으니, 이런 모습들이 중국처럼 일반화될 때가 오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저런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는데, 중국의 술자리 문화라든지, 결혼 풍습, 입시제도, 그리고 주거문화 등등에 대해서 간략하고도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중국의 소수민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다민족 국가인 중국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이렇듯 이 책은 1권과 더불어 중국에 대한 이해를 돕는 내용이 많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도 바로잡아주기도 하고. 천천히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어차피 중국은 역사적으로도, 지리적으로도, 또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 아닌가. 알아야만 하는 나라니, 이런 책을 통해서 중국에 대해서 접근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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