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잃게 된다. 

내 몸의 주인이 나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몸에 대해 말할 권리가 없어진다. 

오직 의사의 말에 순응하는 말 잘듣는 순한 양이 될 뿐이다. 

일리히는 병원이 병을 만든다고 했는데, 말 그대로 병원이 진짜 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라는 제도로 인해 병이 아닌 것들도 병으로 인식된다는 얘기겠지. 

몸을 기관으로 해부하고 어떤 기관이 잘못되었는지를 진단하는 병원. 

예전 같으면 그냥 넘어갈 문제도 심각한 질병으로 분류하고 치료를 안 하면 큰 문제가 발생하는 양  병원은 우리를 그렇게 만든다. 

전체로서의 나는 신체의 각 부분의 나로 분해가 되고, 결국 나는 하나의 기계에 불과해진다. 

가기 싫지만, 가지 않을 수 없고, 거부하고 싶지만 거부하지 못하는 거대한 권력. 그것이 바로 병원이다. 

언제끔 나는 내 몸의 주권을 되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 몸의 권리를 내가 행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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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교육의 방법과 실천
최광석 지음 / 역락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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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렀던 은행에서 우연히 펼쳐보았던 잡지. 여성잡지였는데, 온갖 화려한 화보들로 가득한. 그 책에서 '서양, 고전교육 열풍'이라는 내용이 눈에 확 띠었다. 

독일도, 영국도, 네덜란드도 학생 때 고전교육을 강조한다는. 

우리나라는 고전교육을 강조할까. 오히려 한 쪽으로 밀어넣고 관심을 두지 않지 않을까. 

홍길동전, 춘향전, 심청전 등 내용은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끝까지 읽어보지는 않은 고전이 얼마나 많은가. 

말들이 너무 어렵다거나,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라거나 하며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학교 다닐때는 얄팍한 지식을 암기하느라 작품의 맛을 느끼지도 못하고 지나가지 않았던가. 

이 책은 이러한 고전문학에 대한 교육이 잘못되어 왔음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하면 고전문학을 재미있게 학생들의 삶에 다가오게 할지에 대해 고민한 결과물을 엮었다. 

고전문학 교육의 방법론부터 학교에서 구체저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까지 다양한 글들이 실려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주욱 읽을 필요없이 필요한 부분들만 읽어도 많이 도움이 된다. 

특히 2부에 실린 글들은 현직 국어교사들이 읽고 토의하고 자기 나름대로 재구성한다면 학교에서 수업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과서가 검인정으로 바뀌면서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각 교과서에 실려 있는데, 이 중에 공통적으로 실려 있는 작품들도 교과서마다 학습의 방향이 다르니, 교사들이 이를 살펴 통합적으로 재구성해서 수업을 해야 한다는 홍길동전에 관한 내용으로 교사는 교과서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을 가르치는 것이고, 교과서는 교육과정을 구현해내는 소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그렇지만 그게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고... 

적어도 수업하기 전에 한 번 이런 책을 읽으면 방향은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간을 가지고, 또 자기만이 아니라 함께 교사들이 고전문학에 대해서 고민한다면 학생들도 자연스레 고전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지 않을까. 

고전은 먼 옛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내 삶을 규정짓는 한 요소라는 사실을, 홍길동을 통해서도, 춘향을 통해서도, 허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는 사실... 그걸 깨닫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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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의 학생 폭행 사건이 신문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건의 진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학생 폭행이 자주 일어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기사이다. 

어디 학생뿐이랴. 의경들도, 전경들도, 군인들도 폭행이 일어났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으니, 폭력이 만연한 사회라고 해야 하나. 

시집살이 고되게 한 며느리가 나중에 며느리에게 시집살이 시킨다고, 군대에서도 맞은 놈이 나중에 후임들 때린다고 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맞으며 자란 아이들은 몸으로 폭력을 기억한다. 머리로 기억하는 것보다 몸으로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랴. 이 책을 보라. 새상에 사랑의 매는 없다. 매는 사랑이 아니라, 폭행일 뿐이다.

하여 최근에 학교 체벌을 전면 금지하는 교육청이 늘고 있는데, 이는 참 바람직한 일이다. 이 때 체벌에는 폭행을 포함하여 소위 얼차려라고 하는 신체를 힘들게 하는 기합도 포함이 된다.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교과부에서 기합은 허용하는 쪽으로 법률을 바꾼다고 하니, 이는 사회의 발전방향을 거꾸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기합을 주어야 정신차린다는 말, 이것은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는 습관이 들지 않게 하는 방법일텐데.. 오히려 학생들 또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을 보라. 어릴 때부터 이렇게 자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교사들에게 또는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은 힘으로 다른 사람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대화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다. 이게 습관이 되면  이 사회에서 폭행 문제는 사라질텐데. 가끔 국회의원들이 보여주는 무슨 무협지 같은 장면도 자연스레 사라질텐데.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행복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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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숲에서 나오다 - 천성산 도룡뇽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
지율 스님 지음 / 도서출판 숲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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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원령공주(모노노케 히메) 

자연과 하나인 산,  

인간의 마을에 살았지만 자연과 하나이고자 하던 아시타카 

인간의 마을에서 자연을 정복하려 한 에보시 

결국 사슴신(시시신)의 죽음으로 자연은 인간에게 굴복당하고 

거대한 존재로 다가왔던 자연이 

인간보다 작은 존재로 변하고 

다시 시작하자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다는 아시타카의 말 

산은 자연에서 아시타카는 자연에서 함께 할 수 있음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었는데, 

산 속에서 자연과 하나되어 살던 스님,  

지율 

그가 숲에서 나와 단식을 하고 고속철도 터널의 흉폭함을 알리기까지 

글자 하나하나가 삶의 진정성이다. 

랭보는 글자에서 색깔을 보았다는데, 

나는 이 글에서 진실한 삶을 볼 수 있었다.  

지율과 지율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결국 소송에서는 지고, 공사는 강행이 되었지만 

이 글은 과거로 끝나지 않는다. 

천성산 터널에 이어 지금은 4대강으로 

오히려 더 흉폭하게 변하고 있지 않은가 

천성산의 과거는 우리의 현재이고, 우리의 미래인데, 

하나하나 잃어가고 있으니. 

과거를 회상해 보면 

한 때 미국은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간다더라 

참 좋겠지 

우리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하고 

부러워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들이 얼마나 자연과 떨어져 사는지, 

그런 삶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 생각도 못한 채 

어느덧 우리도 흙을 밟을 기회가 사라지고, 

집을 나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콘크리트, 아스팔트 

흙이라곤 밟을 수 없고, 낙엽조차도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현실에서 

우리는 자연을 정복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삼아왔다. 

자연이 바로 우리라는 것을 망각한 채.   

꼬리치레 도롱뇽이 말한대로

자연의 죽음이 곧 우리의 죽음이 됨을 잊은 채. 

거대한 자본의 움직임에 맞대응을 하지 못하지만 

한 때 결심한 것 

스키장은 가지 않는다. 골프는 하지 않는다. 

한 여름에 보았던 스키장,  

헐벗은 채로 자신의 몸을 드러내 오들오들 떨고 있던 

그 산을 본 뒤로 스키는 내 삶에서 지워졌고, 

있던 자연을 파헤치고, 메우고, 약을 뿌리며 조그만 공을 치는 

골프도 내 삶에서 지워졌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스키장, 골프장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크게 터널이나 4대강 뿐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 얼마나 자연과 멀어지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하는데. 

이 책 

자연과 내가 둘이 아님을 

너무도 진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글자 하나하나에 삶의 무게가 담겨, 자연의 무게가 담겨 

과거의 일이 아닌, 현재, 미래의 일임을 

각성하게 해주고 있다. 

유마거사 

세상이 병들었으니 나도 병들었다. 

그래, 우리가 건강해지기 위해선  

자연도, 세상도 건강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함께 할 때  

우리 모두가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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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복지국가에서 살고 싶은가? - 대한민국 복지국가 논쟁 미래 논쟁집 2
이창곤 쓰고 엮음, 신광영 감수 / 밈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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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윌리엄 코퍼스웨이트가 쓴 "핸드메이드 라이프"라는 책을 참 감명깊게 읽었다. 아니 감명깊었다고 단순하게 말하기보다는 행복한 삶이란, 진정한 삶이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며 읽었다고 하는 편이 옳을 듯하다. 

이 책에서 디자인이란 말이 나온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예술가들이 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완벽한 모양을 얻기 위한 의식적인 행위'를 디자인이라고 하고, 이 디자인은 우리 삶의 모든 곳에서 작용한다고 한다. 그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미래의 세상을 디자인 하는 일에 참여할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자각하게 될 때, 그리하여 자신들의 노력이 정말 환영받고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깨달아 누구나 참여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민주주의가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훌륭한 디자인은 연장이나 그릇이나 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음식, 친구, 우리 아이를 가르치는 사람을 고르는 일 등에 다 적용할 수 있다. 우리는 훌륭한 디자인을 가족, 공동체, 학교와 연관 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고도 말한다. 이런 생각을 더 밀고 나가 그는 '모든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 가능할까? 나는 자신 있게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나라를 디자인하는데 우리도 참여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나라가 우리와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바로 우리 삶에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존재이고, 우리 삶을 규정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정치인들이 나라를 운영하는 정책을 펴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라를 디자인하는 일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나라를 디자인하는데 참여하는 국가, 그런 국가를 복지국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복지국가 논쟁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고, 정치인들도, 정당들도 나름대로 복지국가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이를 나라를 디자인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이 논의에 참여하지 못 하더라도 내 생각과 맞는 정책을 어느 정당이 내놓는지를 살피고, 그 정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나라를 디자인하는데 참여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머리 속에서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복지국가를 추구하는 정당들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책을 내놓고 집권을 하려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싿. 

복지국가를 아파트 단지 건설로 치환을 하고 생각을 해 보면 각 정당들이 내놓는 복지국가의 모습은 아파트 건설현장에 있는 조감도라 할 수 있다. 조감도, 얼마나 멋있게 그려져 있는가. 완공된 후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오게 잘 나타나 있다. 이 조감도를 보면 이 아파트가 어떻게 건설될지를 쉽게 알아볼 수가 있다.  

그래서 첫째 복지국가를 추구하는 진보정당들은(우선은 진보정당으로 한정한다. 복지국가 담론이 진보 진영에서 먼저 시작했고, 보수 쪽의 복지국가 담론보다는 진보 진영의 복지국가 담론이 더 내 맘에 들기 때문이고, 이 책도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복지국가에 대한 조감도를 잘 그려낼 필요가 있다. 많은 국민들은 세세한 정강들을 살피기 보다는 우선 한 눈에 들어오는 정책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감도만으로 아파트가 건설될 수 없다. 조감도는 완성된 모습을 보여줄 뿐 어떻게 완성이 될지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조감도를 실현시킬 구체적인 설계도가 필요하다. 이 설계도가 없으면 건설은 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복지국가를 추구하는 진보 진영에서는 둘째, 조감도를 실현시킬 수 있는 설계도를 작성해야 한다. 이 설계도는 의료, 교육, 노동, 육아, 노령사회, 여성, 장애인 등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를 고민한 결과물이 구체적인 정책들로 나타나야 한다. 이런 정책들은 과거 정부의 복지정책들을 참조로, 또 다른 나라의 경우를 참조로 해서 만들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면에서 스웨덴의 예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의 복지정책을 분석하고 있다. 이 정책들의 공과를 철저히 검증해서 현재에 맞는 설계도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구체적인 설계도에 따라 이제는 내부 인테리어도 필요하다. 인테리어를 할 때도 역시 계획이 필요한데, 생필품, 사치품의 구분이 필요하다. 복지국가에서는 생필품에 해당하는 것들은 국가가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생필품이고 사치품인가? 여기서 진보 진영의 세 번째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인테리어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의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 그것은 많은 논의와 논쟁을 거쳐서 결정이 되어야 하는데, 인간의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확정하는 것, 이 것이 두 번째 설계도를 더욱 더 정치하게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제 조감도-설계도-인테리어 고민까지 했으면 계획은 다 섰다. 그런데 이렇게만 하면 실행이 안 된다. 누가, 언제, 어떻게 등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실행할 주체가 서야 한다. 건설도 마찬가지 아닌가. 시공사가 있고, 감리사가 있고, 시공사는 언제까지, 누구와 어떻게 공사를 하는 등등의 일들을 결정하지 않는가. 복지 국가를 추구하는 진보 진영도 마찬가지다. 네 번째로는 누가 ,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민하고 답을 내놓아야 한다. 이 책에서는 진보 정당들의 대연합을 통해서, 시민사회와의 협력을 통해서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어짜피 지금의 현실에서는 국가는 정당들의 정책들을 통해서 운영이 되므로, 주체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 어떤 정당이냐, 진보 정당이어야 한다. 어떤 진보 정당? 여기서 이 책은 큰 틀에서 같은 목표를 지닌 정당들이 진보 대연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보수 정당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그것은 세수의 투명성, 세수 조정, 부패 척결, 공공성의 증대 등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노동자, 농민들의 단체, 시민 단체들의 지지도 끌어내야 한다.  

이런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아파트 건설에서도 홍보가 중요하듯이 진보 정당들도 홍보가 중요하다. 자신들의 정책을 아무리 잘 세웠어도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홍보를 잘해야 한다. 언론을 통해서, 기타 다른 방법을 통해서 자신들의 정책이 국민들의 행복을 이끌어 준다는 홍보를 해야 하고, 여론을 형성해 내야 한다. 이러한 홍보를 통해서 많은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 이 지지가 나중에 정책을 실현하는데 든든한 힘으로 작용할 테니까.

이 책 제목이 어떤 복지국가에서 살고 싶은가이지만, 내용은 어떤 복지국가라기 보다는 복지국가에서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의 사례, 우리나라의 사례, 진보정당과 보수정당의 복지국가론 비교를 통해 맨 마지막 장의 제목이 한국형 복지국가를 향하여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기자가 자신의 생각과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정리하고, 또 직접 인용하기도 해서, 내용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앞에서 이야기한 조감도-설계도-인테리어-홍보의 과정이 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도 이 책은 시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조감도 수준이라고 해야 하나. 물론 설계도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이 책을 읽은 뒤 이 책에서 알려주고 있는 참고 서적들을 참조해야겠지.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우리도 복지국가를 디자인하는데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데 있다. 아니 참여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우쳐준데 있다. 정치는 정치인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는 활동이다. 참여하기 위해서 알아야 한다.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내가 살고 싶은 사회는 어떤 사회인지, 이 책을 읽으며 밑그림을 한 번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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