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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변화시키면 공부가 즐겁다 - 뇌과학을 응용한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의 발견
제임스 E. 줄 지음, 문수인 옮김 / 돋을새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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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신비 중 아직도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바로 뇌이다. 이 뇌는 위 인간의 몸에서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활동이나 중요도에서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섣불리 떼어놓고 연구할 수도 없기에 아직도 뇌는 신비에 싸여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뇌가 지닌 신비도 조금씩 벗겨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해명이 도지않은 부분이 많은데... 그 중에 학습에 관한 부분도 그렇지 않나 한다.

 

예전에는 공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각양각색으로 천양지차를 이루었는데, 요즘은 뇌과학 덕분으로 어느 정도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다.

 

사실 학습도 뇌에서 주관하기에 뇌를 알아야 학습에 대한 설계도를 그릴 수도 있게 된다는 생각은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뇌를 바꾸면 공부가 즐거워진다는 이 책의 말은 일리가 있다. 기쁨이나 슬픔, 또는 두려움과 같은 감정도 뇌에서 통제가 되고 있다고 하니, 뇌가 바뀐다면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 책은 뇌에 대해서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을 알려주지 않는다. 아마도 뇌에 대해서 전문적인 용어를 쓰고, 또 그 부분에 대해서 과학적인 설명을 곁들였다면 이 책은 학습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학습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정말 즐겁지 않은 책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생물학을 공부하고, 뇌를 공부한 저자는 이런 난점을 알고 있고, 또 잘 피해가고 있다. 학습이 즐거워질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이 지뤃고 전혀 즐겁지 않다면 말이 되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간략간략하게 내용을 나누고 있다. 또한 설명도 가능하면 일상적인 용어로 하고 있다. 뇌과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도록. 여기에 교사(교수)로서 자신이 가르친 경험을 적절한 때에 예화로 들고 있어 더욱 이해가 잘된다.

 

뇌과학 책이 아니라 학습을 즐겁게 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뇌와 학습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은 학습은 학생의 몫이라는 점이다. 학습은 학생이 하기 때문에 교사가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또한 개인들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학생을 상정하고 수업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학생 개개인에 맞춘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학생 개개인에서 출발해야 한다하고 한다. 그리고 결코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학생들이 학습 목표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도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한다.

 

하여 요즘 우리나라에 유행하는 '배움의 공동체'와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배움의 공동체에서도 중심을 학생에, 그리고 교사보다는 또래와 함께 하는 학습을 강조하고, 교사는 조력자로서의 모습을 가져야 한다고 하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뇌라는 부분에서도 합리, 이성, 객관, 이런 것들을 강조하지 않고 이 책은 감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데서 올바로 방향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이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실'이고, 이런 '진실'은 서로 감정을 통하게 해 학습의욕을 북돋아준다는 이야기. 온갖 유명한 교수법보다는 진심이 담긴 관계가 학생의 학습을 더욱 촉진한다는 사실을 이 책은 '뇌'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우리 교육에서 필요한 것.

 

그것은 바로 학생과 교사간의 진심이 통하는 관계. 그리고 위로부터 주어지는 평가가 아니라 학생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즉 학습은 학생이 하지 교사가 하지 않는다는 사실, 학습하는 뇌는 학생의 뇌지 교사의 뇌가 아닐는 사실을 인식하고, 학생이 학습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것이다.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쉽고 재미있고, 이해하기 편하게 책이 서술이 되어 있으며, 또한 배움의 공동체든 아니면 북유럽의 교육이든, 그러한 교육들이 왜 성공하고 있는지를 뇌를 통해 알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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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생각 - 인권으로 희망 찾기
김녕 지음 / 선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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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은 공기다. 우리가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조금만 혼탁해져도 금방 우리 몸에 신호를 보내는 공기처럼, 인권은 평소에 우리에게 인식되지 않는다. 어떤 반(反)인권적인 상황이 도래하기 전에는.

 

인권은 공기다. 혼탁한 공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그 공기가 더러운지, 얼마나 우리 몸에 해로운지 알지 못한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전에는. 인권도 마찬가지다. 인권침해가 일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것이 인권침해인 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냥 그러려니...

 

그러다가 그것이 인권침해라는 사실을 어떤 계기를 통해서 알게 되면 그 상황을 고치려고 노력하게 된다.

 

한 번 맛본 자유는 다시 잃을 수 없듯이, 그래서 자유를 만끽하며 살았던 민족은 어떤 침략에도 끝까지 버틸 수 있듯이, 인권의 맛을 본 사람들은 조그마한 인권침해에도 참지 못한다. 그 상황을 고쳐내려고 한다. 그리고 고칠 때까지 행동한다.

 

이 책은 인권에 관해서 여러 공간에 발표했던 글들을 묶은 책이다. 제목도 소박하다.

 

"인권생각"

 

인권에 대해서 학술적인 책을 쓰지도 않고, 또 어렵게 인권의 역사니, 인권의 개념이니, 인권의 철학이니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몇 년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인권의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이 왜 인권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를 그 때 그 때 상황에서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이미 끝난 문제도 있지만, 아직도 진행 중인 문제도 있다.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예전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놓았기에 이미 시기를 벗어난 글들도 있다. 해결되었거나, 또는 묻혀버렸거나.

 

그래도 이런 글들은 의미가 있다. 그 때 그런 상황에서 그 일을 이렇게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타산지석이라고 과거의 일에서 현재를 볼 수 있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인권감수성을 연마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라는 노래의 가사를 언급하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 할 일이 또 하나 있지
(중략)

아아 영원히 변치않을 / 우리들의 사랑으로 /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그냥 감상적으로 들었던 이 노래에서도 인권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금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아, 이 가사가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이런 가사가 인권이었구나 하게 해주고 있으니...

 

아직은 무딘 인권감수성을 더욱 계발하고 다듬어야 함을 알게 해주었다고나 할까. 하여 이 책을 쓴 이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아도 주인공보다도 주인공 주변의 인물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가령 전쟁터에서 말타고 달리면서 병사들을 재촉하는 장군을 보지 않고, 무기를 들고 발로 뛰어 말을 쫓아가야 하는 병사들의 처지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볼 수도 있게 되었다는... 그것이 바로 인권감수성이라는.

 

인권은 공기다. 어떤 사람은 공기의 상태를 먼저 알아챈다. 민감한 사람이다. 이 사람이 경고를 하면 다른 사람들은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 인권도 마찬가지다. 인권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이 인권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인권이 살고, 그래야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희망을 찾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지막에 나온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라는 노래 가사도 좋았지만, 정호승의 '슬픔이 기쁨에게'라는 시가 떠올랐다.

 

바로 우리가 이 슬픔에게 가는 길, 그래서 슬픔과 함께 할 때 인권이 희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 추위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정호승 시선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 열림원,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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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서 그랬어요 - 열일곱을 위한 청춘 상담, 2011년 문광부 우수문학도서
문경보 지음 / 샨티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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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을 위한 청춘상담'이란다. 열일곱이란 나이는 고등학생 나이다. 그리고 글쓴이는 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이자 상담교사로 근무했었다. 그 때 그가 만난 아이들과의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때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 아이들, 왜 이리도 외롭고, 힘들고, 괴롭게 살아가고 있었을까? 이런 아이들에게 우리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는 않았을까? 객관적이라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의미로, 또는 그 아이들 자신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었을텐데...

 

왜 그게 그렇게도 힘들었을까? 왜 그렇게도 힘들까?

 

알고 보면 하나하나 다 소중한 사람들, 다 자기 나름대로 제 인생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인데,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자신들을 온전한 인간으로 여기지 않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모두가 다 삶의 의미가 있는데, 가끔은 그런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 점을 이 책은 일깨워주고 있다. 그냥 무심히 넘어갔던 일들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고 있으니.

 

아이들의 반항이, 거짓말이, 무기력이 정말로 그들이 외로워서 그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그들의 외로움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들은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교육이 망가졌다고 해도 이런 선생님들이 있는 한 교육은 절대로 망가지지 않는다. 아이들을 이렇게 온몸으로, 온마음으로 이해해주는, 공감해주는 선생님이 있는 한.

 

어쩌면 우리는 아이들을 피상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정말로 그 아이가 되어서 그 아이의 마음을 다독거려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교사도 많이 상처받았으리라. 그러나 그 상처를 피하지 않고 상처를 통해 오히려 아이의 상처를 이해하는 단계로 나아갔으리라. 이것은 직전에 읽은 "상처입은 치유자"와도 통한다.

 

자신의 상처를 볼 수 있는 교사가 바로 학생들의 상처를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참 훈훈하다. 상처들을 감추지 않기 때문이다.

 

상처를 드러내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기에 읽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이리라.

 

하여 이 책을 읽으며 머리 속에서는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아니 그 시의 한 구절이 맴돌았다.

 

'흔들리지 않으며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래, 아이들은, 아니 우리들 모두는 이렇듯 흔들리면서 살아왔고, 그 흔들림 속에서 우리들만의 꽃을 피우지 않았던가. 그런데도 이미 열매를 맺은 어른들은 왜 이 흔들림을 못 견뎌할까? 자신도 거쳐왔으면서.  누구나 겪는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

 

이 책의 교사는 이를 안다. 이런 흔들림을 알기에, 그 흔들림이 오히려 꽃으로 피어남을 알기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닌 어깨를 걸고 함께 가고 있다. 당장의 답은 제시할 필요가 없다.

 

답은 바로 아이들이 흔들리며 찾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런 모습이 너무도 잘 나타나 있다. 아이들만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 교사가 된 글쓴이도 흔들리고 있으며, 그 흔들림들이 서로 공명하여 하나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이 책에서 이루어진 만남이 다른 곳에서도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표현하지않아도, 또 겉으로 표현되지 않아도 그들의 마음 속에서는 하나의꽃이 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그런 만남이.

 

이 책을 통해서 어느새 잊고 있었던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아직도 따뜻하다. 이 책이 그걸 보여주고 있다.

 

나 역시 그런 따뜻한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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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치유자
헨리 나우웬 지음, 최원준 옮김 / 두란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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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많은 시대다. 그런 상처를 그냥 놔두면 곪아서 터지게 된다.

 

이런 상처 많은 시대, 우리는 각자 자신의 상처를 바로 바라보아야 한다.

 

자신의 상처를 바로보지 않고서는 치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상처를 바로보고, 그 상처를 인정하고, 껴안고, 상처로 인해 자신이 여기에 있음을 인식한다면 좀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상처입은 치유자"

 

이 책은 사역자라는 말을 많이 한다. 다른 말로 하면 기독교인들이 읽을 책이라는 얘기다.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결심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겠다.

 

단지 사역자만 그럴까?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장 상처 많이 받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고 했는데...

 

사역자라고 말하는 목회자들도 다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지만, 이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교사들 아니던가.

 

종교를 떠나서 인간을 만나고, 인간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교사는 목회자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교사가 자주 접하는 아이들은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기 일쑤고.. 그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사들은 자신들의 상처로 다른 이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교사는 상처로부터 도피하면 안된다. 상처를 회피해서도 안된다. 오직 자신의 상처를 바로보고, 그 상처를 통해서 더 나은 자기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면 다른 사람의 상처도 볼 수 있다. 그 상처도 치유할 수 있다. 

 

난 이 책을 그렇게 읽었다.

 

짧은 책이지만, 또 교회의 목소리가 너무도 많이 들리지만,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면, 또한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상처입은 치유자가 상처를 치유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함은 명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이 상처 많은 시대. 상처 입지 않은 사람에게서 힐링을 구할 것이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에게서 치유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바이고, 또 이 책은 적어도 남을 치유하겠다는 사람은 상처를 회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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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현장을 위한 회복적 학생생활교육 - 어떻게 학생들에게 책임감과 상호 존중을 가르칠 수 있을까? KAP 정의와 평화 실천 시리즈 1
로레인 수투츠만 암스투츠 & 쥬디 H. 뮬렛 지음, 이재영.정용진 옮김 / KAP(Korea Anabaptist Press)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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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또 한 명이 학생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공간을 찾지 못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아니 자신과 함께 할 단 한 사람을 찾지 못해 다른 세상으로 가 버렸다. 그를 그렇게 만든 다른 사람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했는지 깨닫지도 못했는데...

 

해마다 반복되는 학교폭력, 부적응 등등이 언론에 오르내리는데, 대책은 늘 그대로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해야 하나?

 

한 번은 강하게 폭력에 관한 일들은 생활기록부에 남겨 가해자를 사회에서 배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회복적 학생생활지도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방법이다. 이런 낙인찍고 배제하는 징계, 처벌의 방법은 사람을 근원에서부터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이러한 문제가 관계의 실패에서 비롯되었는데, 그에 대해서 성찰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서 오히려 관계를 더욱 해치는 경우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일은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주변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그렇게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방식을 추구하고 있는 생활지도가 바로 '회복적 학생생활지도"이다.

 

그러므로 학교폭력으로 대변되는 학생들의 비행을 단순히 징계하고, 기록한다고 해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더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게 나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학생생활지도의 첫단계에서 멈춘 결과, 해마다 세상을 등지는 학생이, 학교를 뛰쳐나가는 학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문,예,체 활성화 방안이다. 특히 체육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강조를 넘어서 일주일에 4시간 이상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체육활동의 강화로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면 이들의 마음에 쌓여 있던 응어리들이 어느 정도 풀려 서로의 관계를 좋은 쪽으로 맺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추진하고 있다.

 

'건강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다른 학습 시간을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 체육활동 시간이 더해졌으니, 아이들에게 이런 체육활동은 오히려 피곤을 가중시키는 일이 되기도 한다. 북유럽처럼 오전에는 주로 학과 공부를, 그리고 오후에는 지역과 연계하여 문,예,체 활동을 할 수 없는 지금의 여건에서, 그런 여건을 마련하려 하지 않고 학교에서 모두 다 하라고 하니, 좁아터진 운동장에서 한 학년의 학생들이 바글바글거리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체육활동이 싫은 아이는? 그런 아이에게는 이런 체육활동은 또 하나의 부담일 뿐이다. 아무리 좋은 활동이라 하여도 내가 싫으면 좋지 않은데, 개인의 성향,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실시하는 체육활동은 의도했던 효과를 내기 어렵다.

 

체육활동 강화가 원인을 없애는 처방이라면, 징계는 결과에 대한 처방으로서 존재하지만, 아직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 

 

하여 체육활동에는 다른 학습시간을 줄임으로써 학생들의 공부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과 함께 해야 하고, 또한 학교 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지역과 연계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학교가 함께 하는 방향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것을 토대로 징계 위주의 생활지도는 폐기되어야 하며, 이 책에 나온 것처럼 '조정자'를 두어 서로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생활지도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효과적인 생활지도이다. '관계'가 회복된다면 그런 관계를 기반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고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은 사람,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남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에 성공한다. 그렇게 된다면 그런 학생생활지도가 전반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지금 우리 학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그리고 부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어느 정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당장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나와 있지 않다. 그럼에도 이 책은 어떻게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즉, 큰틀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큰틀에 합의가 된다면 구체적인 생활지도는 각 학교 현실에 맞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회복적 학생생활지도'에 동의하다면, 합의가 된다면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위협한다는 그런 소리는 나오지도 않게 될 것이다.

 

'관계'를 지향하는 학생지도는 이미 '인권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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