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고문이다 10

 - 나오며


치료가 목적일까

아니다, 격리가 목적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가두어 버리는,

있어도 없는 사람

병은 함께 해야 할 것이 아니라

영원히 추방해야 할 범죄이다

그래서 병원은 치료가 아닌 보이지 않게 하는

보통에서 차이를 없애는 방법이다

이것이 푸코가 생각하는 근대 병원이다

그렇다면

병원이 눈에 보이면

병이 있다

병원에 가면 환자가 된다

일리히가 말했다

병원이 병을 만든다

이보다 심한 고문이 있을까

내 병의 주체가 의사고, 병원이라니

내 몸의 주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

혹자는 말한다

병원 절대로 가지 마라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닌

의사가 오게 해야 한다고

옛날처럼

주체는 바로 나여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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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고문이다 9

 - 고문으로 살찌는 사람들


고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세상은 대칭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던가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법

제로섬 게임도 아닌데

사람들이 아프면 아플수록

살찌워가는 사람들이 있다

환자들이 병원비로 고문에 시달릴 때

이익만을 위한 병원을 세우려는

영리병원 추종자들,

이들에 기생에 번창하는 제약업계들,

환자들 돕는 척 부를 축적하는 보험업계들

그들에게 환자들은 봉이다, 병원은 돈이다, 생명이다


세상엔, 고문을 없애자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고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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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고문이다 8

 -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병원비


건강보험이 잘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중한 병이 들면

이 검사, 저 검사, 이 약, 저 약

게다가 거부할 수 없는 특진비, 입원료, 식비 등등

한 순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최첨단 장비의 도움으로

진단, 검사, 치료가 쉬워진 만큼

더더 치솟는 병원비

의사의 처치가 쉬워질수록 의료수가는

더욱 올라가고

환자가 나아질수록 병원비는 올라가니

병원에 있으면 있을수록

병보다는 병원비에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

퇴원 후에도 후유증을 앓아야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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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고문이다 7

- 병원에서의 시간


내 시간을 남에게 주어버려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예약 시간은 환자의 시간일 뿐

병원 시간은 의사가 정한다

환자에겐 그 시간이 그냥 주어질 뿐

따르라고, 따라야 한다고

자신의 시간을 자발적으로

의사에게 주어버린 사람들

스스로 고문을 받는 사람들

스스로 고문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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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단풍을 보며


잎이 빨개지는 것은

지난 세월이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오는 세월에 맞서

온 힘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빨갛게, 빨갛게

산하를 물들이는 것은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붉게, 붉게 타오르는

열정들로

하나가 되어, 함께

가고자 함이다.


서릿발같은

억압에 

마음 속 타오르는 불들이

한데, 모여

거대한 촛불이 되는 것은

우리네 지난 비겁을 태우고

우리네 삶을 비추기 위해서다.


나뭇잎 하나,

한 그루 나무, 잎들이

붉게 물든 것이 아니라,

나무들 모두가

붉게, 빨갛게 타오를 때에야

비로소 아름다움을 이루듯,

우리들 마음도

모두가 붉게, 빨갛게

타올라 세상을 비출 때

세상은 비로소

아름다움으로 빛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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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1-0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풍이 촛불처럼 빛나다가 시들어가는 은유가 좋습니다..가을이니 더더욱~